복음이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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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추천도서> 조주석 (합동신학대학원출판부 편집실장)

복음이란 무엇인가

김세윤 지음/두란노/213쪽/2003년 발행

어렸을 때 교회 다니면서 복음이라는 말은 많이 들었지만 사실 복음이 무엇인
지는 잘 몰랐다. 한참 커서도 잘 몰랐다. 부끄럽지만 대학 다닐 때도 잘 몰
랐다. 겨우 신학교 2학년 때에야 비로소 복음이 무엇인지 알고 싶은 욕구가 
강하게 생겼다. 복음의 풍부한 내용을 알고 싶었다. 그후 20년 세월을 훌쩍 
넘긴 지금, 『복음이란 무엇인가』라는 책을 독자들에게 여기 소개한다.

이 책은 김세윤 박사가 쓴 소책자이다. 2001년에 대구와 부산에서 한 강의
를 토대로 다듬어 집필한 글이다.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믿지 않는 분이
나 더 잘 이해하기를 원하는 자들을 돕기 위해 썼다고 밝힌다. 지은이는 훌
륭한 신약학자이다. 현재 미국 풀러신학교 신약학 교수라는 사실뿐 아니라 
이 책이 더 큰 증거라고 생각한다.


수의 복음은 사도들의 복음과 같은가 아니면 다른가? 이 물음은 신약신학
에서 논쟁을 일으키는 큰 주제이며, 이 물음을 지은이는 이 책을 통해 상세
히 규명해 내고 있다. 예수는 하나님 나라의 복음을 선포했고, 그의 사도들
은 그리스도의 죽으심과 부활이라는 복음을 선포했다. 이 양자는 단절되지 
않았고 서로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계시의 역사 발전이라는 신학적 방
법론을 통해 해명해 나간다.

예수는 하나님 나라의 선포로 “약속”한 바를 그의 죽음으로 “성취”하셨다는 
것이다. 이렇게 예수에 의한 약속과 예수에 의한 성취라는 구도로 제시한
다. 이 구도를 크게 둘로 나누어 제1부에서는 “예수의 하나님 나라의 복
음”이 무엇인지를 다루고, 제2부에서는 “사도들의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
의 복음”이 무엇인지를 설명한다. 이 양자를 설명하면서 그 상관 관계를 다
루는데 변증적 요소도 많다. 또한 논의가 다소 복잡해지기도 하지만 복음의 
내용은 우리 앞에 더 풍부히 제시된다. 사실 한 권의 책으로 이렇게 복음을 
풍부히 설명하는 글을 대하기도 그리 쉽지 않을 것이다. 복음을 죄 용서 정
도로 좁
혀 이해하는 사람들은 복음의 세계와 그 내용이 그렇게도 광활한 것인
가 하고 깜짝 놀랄지도 모른다.

사도들이 전한 복음은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이다. 이 복음은 예수 그리스
도께서 성취하신 것이다. 이 하나의 복음은 상황에 따라 다양하게 또 포괄적
으로 선포된다. 예컨대 바울은 그리스도의 죽음에 좀더 초점을 맞추며, 누가
와 요한은 부활에 초점을 맞춘다. 히브리서는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
을 함께 강조하는 복음을 선포한다. 이러한 사실은 교회가 처한 시대와 장소
의 구체적 필요성에 따라 발생한 현상이라고 지은이는 설명한다.

이런 사실이 우리에게 분명 시사하는 바가 있다. 즉 복음 전파자는 자기 시
대의 현실을 정확히 진단하고 거기에 맞춰 복음의 어떤 측면을 더 강조할 것
인지 아니면 양자 모두 강조할 것인지 결정해야 할 막중한 책임이 뒤따른
다. 이 책을 차근차근 읽어나갈 때 독자는 분명 이에 대한 도움과 유익을 얻
으리라 확신한다.

지은이는 이 책의 대상을 불신자와 믿음의 초보자로 정했지만 책의 내용과 전
개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그 대상의 범주를 훨씬 벗어난다는 생각이 든다. 
그 대상
이 오히려 목회 소명자로서 신학 수업을 하고 있거나 복음을 현재 전
하고 있는 자에게 더 적절한 책이겠다 하는 판단이다. 이 책의 신학적 중량
감이 그만큼 무게 있다는 이야기다.

한국 교회는 전반적으로 복음 이해를 바르고 풍부하게 가지고 있는가라는 물
음에 지은이는 회의적인 것 같다. 교인수는 굉장하지만 복음의 능력은 거기
에 미치지 못한다는 저자의 판단이다. 복음을 이해할 때, 내세에서 우리 영
혼의 안녕을 보장한다거나 또는 현세의 물질적 축복을 약속하는 것 정도로 이
해하는 경우도 있다. 사도 바울에 따르면 교회 안에는 복음을 바로 믿어 구
원 얻을 자도 있겠지만, 헛되이 믿어 구원에 이르지 못할 자도 있을 것이라
고 지적한다. 헛된 믿음이 생기는 그 책임을 묻는다면 누구의 책임이 앞서겠
는가? 복음 전파자인가 아니면 듣는 자이겠는가?

이 책과 더불어 복음을 해명하는 또 하나의 책도 소개하고자 한다. 김홍전 
박사의 『복음이란 무엇인가』(성약출판사)이다. 1964년 일본에서 행한 설
교들의 일부를 일본어로 출판했던 것인데, 1973년 우리말로 다시 옮긴 책이
다. 지금까지도 많은 독자들이 애독한 것으로 안
다. 복음이 무엇인지 간절
히 알기 원하는 자라면 먼저 김홍전 박사의 책을 읽고 그 토대 위에 김세윤 
박사의 글을 읽는다면 큰 유익을 얻으리라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