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경험한 개혁교회와 어린이들_성희찬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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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경험한 개혁교회와 어린이들

성희찬 목사_은성교회

| 다음은 필자가 출석했던 화란 개혁교회에서 개인적으로 경험한 것을 적은 
것입니다. 교회에서 아이들이 어떤 위치를 갖고 있는지 그 분위기를 소개해 
드립니다. 여기서 말하는 아이들이란 4, 5세에서 12세까지 연령 어린이를 가
리킵니다. |

“어린이들도 예배시간에 어른들과 함께 자연스럽게 참여해”

개혁교회 신자들은 아이들을 하나님께서 주신 언약의 자녀로 믿는다. 하나님
께서 아브라함에게 언약을 주실 때에 아브라함 자신뿐 아니라 그 언약 안에 
그 후손도 포함시켰기 때문이다. 따라서 어른이나 아이가 동일한 언약을 가
진다. 개혁교회가 아이를 어른처럼 교회 지체로 보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
다. 
아이가 출생하면 당회가 그 이름과 함께 광고 시간에 알리고 축하한다. 언약
의 자녀이기 때문에 한 가정의 경사로 그치지 않고 언약의 공동체인 교회의 
경사가 된다. 
언약의 표징으로 유
아 세례를 받고 나서 예배 후 교회를 대표해 한 장로가 
나와 가족에게 인사말을 하고 유아세례증서를 주고 또 교우들이 줄을 서서 
순서대로 지나가며 가족들에게 축하를 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어린이들을 언약의 자녀로 인정해

아이들을 언약의 자녀로 믿기 때문에 개혁교회에서 아이들은 어른들과 함께 
예배를 드린다. 주일 오전 예배든 오후 예배든 절기 예배든 모든 예배에 해
당한다. 구약에서도 절기 때 아이들이 어른들과 함께 모여 율법을 들었기 때
문이다. 
개혁교회 마다 약간의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어떤 교단은 설교 시간이 되면 
목사가 아이들을 강단 앞으로 초청하여 간단히 설교하고 그 뒤 아이들은 예
배당을 퇴장하여 교육관에 나가 별도로 시간을 가지기도 한다. 그러다 설교
가 마치면 다시 입장한다. 그러나 내가 출석하는 개혁 교회는 처음부터 마치
는 시간까지 아이들은 어른과 함께 예배를 드린다. 그래서 주일에 아이들을 
위해 따로 주일학교가 열리지 않는다. 
물론 유아는 교회 유아실에 맡기기도 하고 아니면 가족들이 번갈아 가면서 
집에서 돌보기도 한다. 그러나 4, 5살이 되면 대개 부모와 함께 
예배에 출석
한다. 어릴 때부터 어른들과 함께 예배를 드리다 보니 예배 시간에 아이들
이 조용한 편이다. 또 아이들도 거의 자기 성경과 찬송가를 가지고 있다. 
이 책 안에 개혁주의 신조, 예식서, 교회 정치까지 들어 있는 것은 물론이
다. 

어린이도 어른들과 함께 예배드려

아이들이 예배에 참석하는 만큼 아이들을 위한 배려도 있다. 예컨대 내가 나
가는 교회는 예배 찬송 중 하나는 학교에서 불렀던 찬송을 함께 부른다. 학
교에서 매 주일 마다 시편 찬송을 한 곡 씩 배우고 시험을 친다. 개혁교회에
서 교회와 가정과 학교는 서로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다. 
설교 시간에 목사가 어린이를 위해 배려하는 것은 물론이다. 가끔 “어린이 
여러분!”이라고 시선 집중을 시키기도 하고 아이들 생활에서 예화를 제시하
기도 한다. 3, 4주마다 발행하는 교회 회보에 아이들 페이지가 별도로 있는 
것은 물론이고 그 날 설교를 보다 잘 이해할 수 있도록 퀴즈와 낱말 맞추
기, 그림 찾기 등으로 꾸며진 간단한 주보를 발행하기도 한다. 그래서 아이
들이 설교를 들으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주보를 보고 퀴즈나 그림 맞추기를 
하면서 설교
를 이해하게 된다. 
주일 점심을 먹는 식탁에서 (대개 주일 점심은 일주일 중에서 가장 맛있는 
식사다) 아버지가 오전 예배에서 들은 설교를 아이에게 물어보기도 하고 혹
은 질문하기도 하고 아버지가 설명도 하면서 은혜를 함께 나누기 때문에 아
이들이 설교를 보다 잘 이해하게 된다. 

부모님께 설교에 대해 학습 받기도

예배 중 혹 아이들 속삭이는 소리가 나기도 하고 물건을 떨어뜨리는 소리가 
나기도 하고 예배 도중 화장실에 가는 아이도 있지만 어른이나 목사가 눈치
를 주거나 말하지 않는다. 부모들도 아이들이 예배에 집중하고 설교 듣는 것
을 위해 알게 모르게 노력하는 것 같다. 
자리에 앉을 때 아이가 여럿 있으면 부부 양쪽으로 분산시켜 앉게 한다. 내
가 아는 한 장로는 아이들이 예배 중에 떠들고 집중하지 못하였을 경우 집
에 와서 그 떠든 시간만큼 의자에 움직이지 않고 앉는 벌을 주면서 가르쳤다
고 말한 적이 있다. 그러나 아이를 억지나 강압으로 하지는 않는 것 같다. 
어른들이 생활을 통해 모범을 보이는 것 같다. 
우리 아이(당시 만 12세)도 약 삼 년 동안 개혁 교회 생활을 통해 많은 것
을 배웠다. 
예배드리는 법도 배웠고 교회 생활도 배웠다. 무엇보다 주일 생
활을 배웠다. 주일을 즐겁게 보내는 것이나, 일에서 안식하며 보내는 것이
나, 예배에 참석하는 것이나, 집에서 성경도 읽고 경건 서적을 읽는 등 여
러 것을 배웠다. 내가 가르친 것은 없다. 교회 생활을 하면서 어른들이나 친
구들이 그렇게 하는 것을 보고 그대로 따라 하는 것이다. 

교회 생활 통해 자연스럽게 배워

예를 들어 우리 아이가 음악 학원 오케스트라에서 악기를 켜고 있는데 연주
회 관계로 두 번이나 외국에 나갈 기회가 있었는데 그 때마다 주일이 끼곤 
하였다. 내 아이는 아무 불평 없이 연주회를 포기했다. 축구 클럽에 든 자
기 친구들이 주일에 열리는 축구 시합을 포기하는 것을 많이 보았기 때문이
다. 그리고 주일 예배는 아이들도 당연히 참여하는 것을 체득했기 때문이
다. 
주일 예배를 위해 포기한 것을 열거하자면 너무 많다. 만일 이곳에서 주일 
학교가 있어 한국처럼 어른 예배에 참석하지 않고 주일 학교에만 참석하였다
면 내 아이의 태도가 혹시 달라졌을지 모르겠다. 물론 이것이 주일 성수의 
전부도 아니고 더 중요한 것은 습관이 아니라 
마음이라는 것을 안다. 
아이들이 언약의 자녀로서 어른들과 함께 교회 생활을 하다 보니 때론 아이
들이 민망한 일을 함께 겪기도 한다. 예컨대 당회가 교회에 광고하는 내용에
는 기쁜 소식도 있지만 슬픈 소식도 있다. 누가 아프거나 누가 죽었다는 소
식 뿐 아니라 누가 이혼하였다는 광고, 누가 교회를 떠났다는 소식, 그래서 
교회가 권징한다는 가슴 아픈 광고도 듣는다. 물론 목사와 교회는 그런 신자
를 위해 뜨겁게 기도한다. 하여간 개혁교회에서 아이들은 어른들과 같이 교
회 지체로서 동고동락하며 교회 생활을 체득하는 것을 보았다. 

교회의 지체로서 성장하는 아이들

잘은 모르지만 아이들이 이런 것을 통해 신앙과 교회를, 나아가 하나님을 배
울 수 있지 않나 생각한다. 특히 유아세례나 성찬을 함께 지켜봄으로써 언약
신앙을 확인하는 것은 좋은 면일 것이다. 유아세례 때는 그 가족 모두, 아이
들도 말할 것도 없이 목사 앞에 나가 세례 받는 것을 지켜보며 부모의 서약
을 듣고 교회로부터 함께 인사를 받는다. 
어떤 아이들은 자기 아빠가 교회 직분자인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그래
서 어떤 아이는 예배 시작 전 
목사, 장로, 집사 직분자들이 입장할 때 아빠
와 함께 씩씩하게 입장하기도 한다. 누구도 제재하거나 말리지 않는다. 그 
아빠나 교인들이 자랑스럽게 지켜본다. 어떤 경우 집사 석이나 장로 석에 미
리 앉아 자기 아빠를 기다리는 아이도 있다. 이런 아이들의 생각에는 교회 
직분이 자랑스럽게 느껴지지 않겠는가? 

부모의 직분을 자랑스럽게 여겨

내가 잘 아는 분이 있다. 장로로 봉사하다가 재직 중 고혈압으로 쓰러졌으
나 주의 은혜로 비록 휠체어를 의지하기는 하지만 말도 분명하게 하고 수족
을 제법 움직이는 분이 있다. 이 분은 우리 가정이 새 집을 얻어 이사하였
을 때 집 안의 모든 전기를 봐주고 전등을 달아 주시기도 했다. 
이 분이 장로로 봉사하면서 특히 목사 설교를 녹음하고 비디오 녹화하는 일
을 봉사하기도 했다. 그런데 이 장로가 비디오 녹화하는 일은 늘 막내아들
(당시 만 6세)에게 가르쳐 가끔 아들이 그 작업을 하곤 했다. 아들이 예배 
시작 전 공 비디오테이프를 들고 교회 2층으로 작업하러 올라갈 때마다 이 
아버지는 자랑스럽다는 듯이 아이에게 오른 손 엄지손가락을 펴 보이는 것
을 종종 보았다. 

그러다가 어느 날 그 장로가 쓰러졌다. 장로 직무도, 교회 모든 봉사도 그만
두어야 했다. 그러나 비디오 녹화시키는 일은 그후 수년이 지난 지금까지 아
버지의 뒤를 이어 그 아들이 하고 있다. 나는 이것이 바로 언약 신앙이구나 
하는 것을 느꼈다. 이와 같이 아이들이 교회에서 제 몫을 담당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어떤 아이는 노인들의 휠체어를 챙겨 실외로 옮기는 일도 하기
도 한다. 

어린이들도 자기 역할 분담하기도

내가 출석했던 교회는 주일 학교 대신 일 년에 두 번 정도 성경 학교를 연
다. 우리나라 성경 학교와 비슷하다. 3-4일 동안 한 주제 아래 성경도 공부
하고, 노래도 배우고, 연극도 하며 마친 뒤에 교회 앞에서 발표회를 하기도 
하고 그림이나 만든 것은 교회 실내에 장식하기도 한다. 
내가 출석했던 교회에서 아이들을 위한 특별 예배는 없지만 절기예배에서 가
끔 아이들을 보다 더 염두에 두는 경우가 있었다. 어느 감사절 예배는 임시
로 어린이 집사를 임명하여 헌금을 수집하기도 하기도 했다. 그날 드리는 헌
금은 모두 인도의 고아들을 위한 것이었다. 
5-6년 동안 개혁 교회에 출석하면서 내가 경험한 바
로는 개혁 교회에서 아이
들의 위치는 언약 신앙에서 비롯되었다고 생각한다. 더불어 기독교 학교와 
가정에서 이루어지는 신앙 교육도 함께 이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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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개혁신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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