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인도하는 묵상칼럼 (1) 더 중요한 것과 덜 중요한 것_ 정창균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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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으로 인도하는 묵상칼럼 (1)

마가복음 8:36-38

더 중요한 것과 덜 중요한 것

정창균 교수_합신

원숭이를 산채로 사냥하는 법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가장 IQ가 높다는 영
리한 원숭이를 사람들은 어떻게 산채로 잡을 수 있을까? 호기심이 발동하였
습니다. 그런데 영리한 원숭이를 생포하는 “원숭이 사냥법”은 의외로 원숭
이의 멍청함을 이용한 간단한 방법이었습니다. 

원숭이 사냥법 관심끌어

나무에 간신히 손이 들어갈 만한 구멍을 뚫습니다. 그리고 그 안에 설탕을 
쏟아 놓습니다. 그러면 설탕을 좋아하는 원숭이가 용케도 그것을 알아차리
고 다가옵니다. 원숭이는 설탕을 가져가려고 그 구멍에 손을 집어넣습니다. 
그리고는 설탕 한 움큼을 움켜쥡니다. 그리고는 횡재 만났다고 좋아라하며 
돌아가려는데 손이 빠지질 않습니다. 
이 광경을 지켜보던 사냥꾼이 원숭이를 사로잡으려고 다가옵니다. 원숭이는 
위기를 느끼며 달아나려고 발버둥을 칩니다. 그러나 팔이 나무에서 떨
어지지
를 않아서 꼼짝 못한 채 허둥대기만 합니다. 사냥꾼이 회심의 미소를 지으
며 자기 코앞까지 다가오는 걸 빤히 보면서도 원숭이는 나무에서 손을 빼지 
않습니다. 
설탕을 절대 놓지 않으려고 설탕을 한 움큼 움켜 쥔 주먹을 펴지 않으니까 
팔이 나무에서 빠지지 않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원숭이는 자기 목숨을 향해
서 다가오는 위험을 빤히 바라보면서도 달아나지 못하고 결국은 붙잡히고 마
는 것입니다. 목숨을 빼앗기는 것입니다. 설탕 한 움큼 포기할 수가 없어서 
더 중요한 자기 목숨을 포기해 버린 것입니다. 설탕 한 움큼과 목숨을 맞바
꿔버리는 길을 가버렸고, 결국은 설탕도 잃고 목숨도 잃어버리는 처지가 되
어버린 것입니다. 
원숭이는 빨리 그곳을 빠져나가야 한다는 것도 알고 있었고 이대로 가다가
는 사냥군에게 붙잡혀 죽는다는 것도 알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설탕에 대한 
집착을 버리지 못해서 눈을 빤히 뜨고도 죽는 길을 간 것입니다. 원숭이는 
무식한 놈이 아니라 어리석은 놈이었습니다. 덜 중요한 것에 대한 집착을 버
릴 수 없어서 더 중요한 것을 잃어버리는 것이 그 어리석음이었습니다. 
그런데 의외로 인
생을 이렇게 원숭이처럼 사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무엇이 
더 중요한가, 무엇이 덜 중요한가를 분별하지 못하거나 분별했음에도 불구하
고 덜 중요한 것에 대한 집착과 미련 때문에 더 중요한 것을 빤히 눈을 뜨
고 잃어버리는 경우가 참으로 많이 있습니다. 
더 중요한 것과 덜 중요한 것을 아무 긴장이나 부담 없이 동시에 가질 수 있
는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가질 수 없어서 한쪽을 포기해야만 다른 
쪽을 가질 수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때는 덜 중요한 것을 포기하고 더 중
요한 것을 붙잡는 사람이 지혜로운 사람입니다. 
마가복음 8장 36-38절의 예수님 말씀이 생각납니다. “사람이 온 천하를 얻
고도 제 목숨을 잃으면 무엇이 유익하리요 사람이 무엇을 주고 제 목숨을 바
꾸겠느냐?” 그리고 이어서 예수님은 말씀하셨습니다. “누구든지 이 음란하
고 죄 많은 세대에서 나와 내 말을 부끄러워하면 인자도 아버지의 영광으로 
거룩한 천사들과 함께 올 때 그 사람을 부끄러워하리라.” 
결국 예수님은 생명존중 사상을 강조하기 위하여 그 말씀을 하신 것이 아니
었습니다. 천하를 얻는 것보다는 목숨을 유지하는 것이 더 중요하고, 
목숨
을 유지하는 것보다는 예수님께서 다시 오실 때 예수님께 부끄러움을 당하
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말씀입니다. 천하를 얻는 것보다도 더 중요한 
것이 목숨이고, 목숨을 유지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예수님께 거부당하
지 않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천하를 얻었는데 목숨을 잃으면 손에 쥔 그 천하가 아무 유익이 없
듯이 목숨을 유지하였는데 주님께 외면을 당하면 유지한 그 목숨이 결국 아
무 유익이 없기 때문입니다. 목숨을 유지하며 살아 있는 것이 가장 중요한 
문제인 것은 아닙니다. 
음란하고 죄 많은 이 세상에 잘 적응하고, 그렇게 해서 한 웅큼 움켜쥐고 
잘 사는 사람들에게 뒤지지 않고 편안하게 살기 위해서 예수님과 예수님의 
말씀을 던져버리는 것은 천하를 얻기 위해서 목숨을 버리는 것과 같은 어리
석은 일이라는 것이 이 말씀을 하시는 예수님의 의중입니다. 예수님과 그의 
말씀과 맞바꾸어서 얻은 그 좋고 편한 것들이라면 결국은 아무런 유익이 없
는 것이 되어버리고 말 것이기 때문입니다.

어느 것도 예수님과 바꿀 수 없어

때때로 덜 중요한 것에 대한 집착을 버릴 수 없어서 더 중요한 것을 잃
어버
리는 우리가 이 원숭이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