뻐꾸기도 네 박자로 우는데… _변세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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뻐꾸기도 네 박자로 우는데…

변세권 목사_온유한 교회

아침마다 네 박자로 우는 검은 등 뻐꾸기의 노래 소리에 눈을 떴다. 세상의 
어떤 음악보다 아름다웠다. 수마의 상처와 이글거리는 태양을 번갈아 바라보
면서 지도자에 대한 새로운 자세가 필요했다. 

뻐꾸기 소리 아침 열어

정치사상가 마키아벨리는 정치권력이 부도덕하고 타락하면 3가지 현상이 나
타난다고 했다. 
첫 번째는 무능의 정치로 기회주의가 만연한다고 했다. 그래서 ‘이 고비만 
넘기면’ ‘이 상황만 넘기면’ 이라는 기회주의 현상이 나타난다고 한다.
두 번째는 기교의 정치로서 장기적인 국가발전 수립이 아니라 인기 영합주의
로 사람들에게 자신을 드러내 보이기 위한 방향도 없고 당면한 문제도 피해 
가는 진단 없는 처방으로서 정책이 남발한다고 한다.
세 번째는 간교의 정치로 보복주의가 성행한다고 했다. 정치가 국민의 동의
를 얻으려면 품위와 도덕성이 요구된다고 했다. 

오늘 우리의 
정치 현실에서도 품위와 도덕성을 가진 높은 이상을 실현할 수 
있는 리더가 필요하다. 또 그런 목회자가 필요하다. 
목회를 조금해보니 사람의 생각이 다 다르다는 것을 보게 된다. 나하고 같
은 사람이 없다. 성경은 좌, 우로 치우치지 말라고 했는데 어디든지 좌의
정, 우의정이 있다. 예전에는 이런 것을 왜 몰랐을까? 순수해서였을까, 아니
면 세상을 너무 몰라서였을까 생각해본다. 
공무원으로 있는 집사님들이 지난번 수해로 인해 비상이 걸려 교회를 못나오
고 주일성수를 못했었다. “목사님, 죄송해요. 이번 주도 못나가게 됐어
요.” 예전 같으면 “집사가 어딜 주일에 빠져” 그런 생각이 먼저 들었지
만 지금은 “아, 예. 그렇지요. 힘들겠지만 수고 좀 하세요” 하고 끊는다. 
오늘 아침에는 초신자 자매 한 분이 교회주방에 뭘 하나 사놓고 싶다고 봉투
를 하나 내어 밀었다. 예전 같으면 복받는다며 덥석 받았을 텐데, 얼마나 힘
들게 일하며 번 것인가를 알기에 부족한 목사가 “다음에 생활이 조금 나아
지면 그때 헌금하지”라고 했다. 그랬더니 자매가 “목사님! 시험들게 왜 그
러세요” 하며 밝은 미소를 보이며 다시 봉투를 내어민
다. 자매님이 가진 믿
음을 주님이 얼마나 기뻐하실까를 다시 생각해본다. 
그럴 때마다 나는 가끔 다른 목사님들에 비해서 내가 봐도 목사 같지가 않
다. 진리에 대해 후퇴하는 것은 아닌데 진리가 아닌 어떤 일에 대해서도 좀
처럼 기준을 정하지 못하겠다. 목회가 뭔지를 잘 모르겠다. 

벌써부터 정치지도자들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이렇게 사는 게 아닌데 어디서
부터 뭐가 잘못되었을까 하는 생각을 참 많이 하면서 여기까지 왔다. 목회자
라고 해도 자식과 가족의 범주를 넘지 못하는 영적 수준이 늘 아쉽기만 하
다. 
시대와 역사가 변하는 것도 어쩔 수 없는 우리의 현실이다. 세상을 살다보
니 진보와 보수로 사회가 양분되는 시대에 살게 되었다. 사실 보수와 진보간
의 갈등은 개인적인 원한과 이해 관계 이상의 아무것도 아니다. 목사들은 여
기에 속지 말아야 한다. 아무도 순수한 이념과 이상을 위해 싸우지 않는다. 
다만 인간은 죄성에 의해서 반응할 뿐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지난번 수해를 당하면서 지도자와 자연재해의 연관성이 꼭 있는 것은 아니겠
지만 ‘한 나라의 국가원수의 지지율이 이렇게 10%대로 떨어지니 이 
나라꼴
이 제대로 되겠는가?’ 하는 생각을 했다. 하나님이 세운 지도자를 사람들
이 너무 무시하고 욕을 한다. 
물론 거기에는 그럴만한 이유도 있었다. 그러나 기본적인 존경심은 가지고 
있어야 한다. 주변을 살펴보니 사람들의 마음이 무엇인지 모르게 모두 어두
워져 있다. 그것이 경제가 꼭 어려워서 만은 아닐 것이다. 마음이 편한 사
회, 마음이 편한 지도자, 권위가 있는 지도자가 그리운 것인지도 모른다. 

오늘 우리는 하나님이 인류와 역사 가운데 무엇을 하고 계시고 이 역사가 어
디로 흘러가고 이 세대에 대한 통찰력을 가지고 오늘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할
지 아는 교회들이 필요하다. 
이 역사의 혼란 속에서 우리가 무엇을 위해서 살아야 하고 어떻게 살아야 하
는가를 하나님으로부터 다시 배워야 한다. 우리의 가치관과 능력과 근면함
과 지혜와 지식, 일처리 하는 동력, 생각하는 것, 미래를 보는 눈, 다음 세
대를 어떻게 이끌어 갈 것인가에 대한 철학이 하나님께로부터 나올 수 있어
야 한다. 

마음 편한 세상 오기를

대통령의 권위가 있고 목사의 권위가 있는, 그래서 사랑하고 존경하는 마음 
편한 지도자들
이 있는 것만으로도 배가 고파도 배가 고프지 않은 나라와 사
회, 교회와 성도가 되게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