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북경칼럼> 사람 사는 맛을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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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사는 맛을 아시나요?

김북경 목사/에스라성경대학원대학교 총장

내 아내는 유머가 넘치는 여자다. 그래서 무뚝뚝한 평안도 사내를 웃기기 일
쑤다. 어느 날 아침 나는 예전대로 출근을 선포했다. 아내 왈 “옷 좀 걸쳐 
입고 나가세요” 한다. 쉐퍼 박사의 실화가 생각난다. 하루는 쉐퍼 박사부부
가 여행 준비를 하고 있었다. 쉐퍼 박사는 부인이 꼼지락거리는 것이 못마땅
하여 가방을 들고 먼저 간다고 문을 나섰다. 그런데 아래를 내려다보니 바지
를 입지 않고 나온 것이 아닌가.
영국유머는 드라이(Dry)한 것이 특징이다. 말하는 사람은 웃지 않고 듣는 사
람을 웃긴다. 그러니 듣는 사람의 머리가 빨리 돌아가야 웃을 수 있다. 형광
등은 병신이 된다. 며칠 전에 영국 친구와 러시아 여자친구와 오랜만에 만났
다. 영국 친구는 계속 농담을 터트리는 데 러시아여자는 여전히 덤덤하다.

유머를 즐기는 영국인들의 여유

영국 유머 한 두 마디. 
영국여왕은 해마다 여름이 되면 버킹엄 궁전 뒤뜰에서 가든파티를 열고 
손님
을 접대한다. 여왕이 손님 중에 한 여자와 대화를 나누고 있는 데 그 여자
의 핸드폰이 울렸다. 민망해 하는 그 여자에게 여왕은 말했다. “전화 받으
시지요. 중요한 사람일지도 모르는 데…” (이 일화가 왜 웃기는지 설명하
면 김빠지게 마련이다.) 
또 한 번은 여왕의 여름별장 윈저카슬에서 여왕이 미국 귀빈을 안내하고 있
었다. 윈저카슬은 히드로 공항에서 가까운지라 비행기가 계속 카슬 위로 시
끄럽게 날아갔다. 미국손님 왈, “여왕님, 왜 카슬을 비행장 가까이 지었을
까요?” 
중국북경대학의 고 린유탕(임오당)교수는 영국에서 유학한 영국 통이다. 그
는 영국유머를 높이 평가한다. 그러나 중국유머가 세계에서 가장 재미있다
고 한다. 그는 서양의 문명을 꼬집는 얘기를 많이 한다. 그는 “삶의 중요성
(The Importance of Living)”이라는 책에서 이런 얘기를 한다. 
”서양인은 정확성을 중요시한다. 그리고 시간의 노예가 되어 바삐 돌아다닌
다. 예를 들어 서양인이 산밑에 터널을 뚫으려면 산의 높이와 산 양쪽의 길
이를 잰 후 양쪽에서 뚫기 시작한다. 그래서 중간지점에서 양쪽 굴이 정확하
게 만나도록 파 나간다. 
중국 사람은 여기 저기 측량하지 않고 산 양쪽에서 
그냥 지레짐작으로 동시에 뚫기 시작한다. 그래서 두 터널이 중간에서 만나
면 다행이고 그렇지 않으면 두 터널을 계속 반대방향으로 뚫고 나가면 터널
이 두 개가 된다는 것이다. 이 방법이 얼마나 실제적이고 경제적인가? 또 산
더미처럼 밀려오는 우편물을 뜯어보지 않은 채 3개월만 카펫트 밑에 넣어두
면 결국 별 볼 일 없는 종이조각이 되고 만다“는 것이다.

유머 없이 산다는 것, 생각도 못해

내 아내는 영국인이다. 그래서 그런지 요리할 때는 꼭 취사할 때 쓰는 기구
가 있어야한다. 밀가루를 재는 컵이 있어야 하고 저울 그리고 시간을 재는 
시계가 있어야한다. 아침에 계란을 삶는데도 몇 분 계란을 원하느냐 라고 묻
는다. “5분 겨란”이라고 주문하면 괘종시계를 5분으로 맞춰놓는다. 내가 
계란을 삶을 때는 아침에 화장실에 가기 전에 계란을 물에 넣고 화장실에 갔
다 오면 5분 계란이 된다. 구태여 시계를 사용할 필요가 없다. 
우리가 2년 전에 한국에 나왔을 때 아내가 필요했던 것 중에 하나가 부엌 타
이머(Timer)였다. 까마귀회에 부탁했더니 곧 공급됐다(까마귀회는 
영국에서 
같이 신앙생활 했던 여 성도들의 모임이다. 필요한 것을 공급한다고 해서 그
렇게 부른다). 타이머의 소유자는 집에서 타이머를 안 쓴다는 것이었다. 과
연 한국가정에서 타이머를 써가면서 요리하는 주부가 몇이나 될까? 맛있는 
요리는 어머니의 경험과 신비에 가까운 손끝에서 나오는 것이 아닐까?
이 글을 쓰면서 아내에게 부엌에서 그가 쓰는 시계를 영어로 무엇이라고 하
는지 물었다. 그녀는 “타이머”라고 하면서 하는 말, “당신 지금 나 흉보
는 글 쓰고 있는 거 아냐?” Great minds think alik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