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의 연인_이은상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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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의 연인

이은상 목사/ 동락교회

‘애기야∼’와 같은 로맨틱, 수혁- 기주- 태영의 삼각 관계, 어려운 환경에 열
심히 살아가는 여인에게 어느 날 백마 탄 왕자님이 나타나고 그와 혼인하여 
단번에 인생역전을 이룬다는 스토리 -파리의 연인-이 요즈음 굉장한 인기였습
니다. 식상한 구도에도 불구하고 드라마의 결말이 공개된 후 마니아들이 거
의 패닉(panic) 상태에 가까운 혼란에 빠졌다고 하는 것을 보면 그리스도인들
도 이런 현상을 어깨너머라도 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먼저 이 드라마에 많은 사람들이 열광하는 이유를 알아봅시다. 시청자들이 직
접 경험한 소감이나 문화평론가들의 공통적인 평론은 이 드라마가 희망이 없
는 현실 속에서 삶에 찌든 사람들에게 환타지를 꿈꾸게 하며 위안을 받게 했
다는 것입니다. 비록 현실 속에서 일어나지 않을 상황이지만 상상하는 것만으
로도 삶의 시원한 청량제 역할을 했다는 것입니다. 무척 더웠던 여
름, 무더위
와 더불어 답답하기 이를 데 없는 정치, 경제불안, 역사왜곡, 이념의 대립 
등 모든 환경이 체감온도를 높였을 때 비록 현실을 외면한 드라마이지만 잠시
라도 현실을 잊고 상상 속에서 위안을 받게 했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그리스도인들은 복음을 전할 대상인 세상과 인간을 이해해야 합니다. 
사람들이 목마를 때 오아시스를 찾는 것처럼 힘든 현실에서는 더욱 더 환타지
를 꿈꾸는 것이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것입니다. 예컨대 요즈음 사람들이 서
울의 일(國史)보다 발리에서 생긴 일, 지난 여름에 일어난 일, 아테네에서 일
어나는 일에 더욱 더 관심을 갖는 것과 같습니다. 

대중적 환타지 현상은 어렵고 불안정한 현실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는 것입
니다. 현실이 어려우면 어려울수록 신데렐라 스토리는 더욱 유행할 것이며 
그 환상을 만족시켜 줄 대상을 끝없이 찾게 된다는 것입니다. 사람들이 스포
츠에 지나칠 정도로 열광하고 스크린에 푹 빠지는 것은 이 사회가 그만큼 혼
란한 가치관 가운데 있음을 잘 말해준다고 보는 것입니다. 

한편으로 여기서 그리스도인들은 복음 이해를 해야 합니다. 그것은 바로 복음
r
이란 소망이 없는 혼란의 시대에 사람들이 찾고자하는 진정한 환타지라는 사
실입니다. 그 한 가지를 소개한다면 바로 스가랴의 환상입니다. 이 환상이 주
어진 시기는 이스라엘 백성이 바벨론에서 70년 동안 비참한 포로의 삶을 살
고 예루살렘에 돌아온 이후였습니다. 

이 때 백성들은 폐허와 난관에 둘러 쌓여 있는 참담한 예루살렘을 보고 있었
습니다. 도덕적 종교적 타락, 군대도 없고 국력도 없고 조직도 없는 사회 혼
란 등 모두를 다 상실한 상태였습니다. 또한 사월, 오월, 칠월, 시월의 금식
을 연례 행사로 지키며 지난 과거를 후회하며 살고 있었습니다. 한마디로 말
하자면 소망이 없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었던 것입니다. 

실의에 빠져 미래에 대한 아무런 기대가 없는 그 때 하나님께서는 금식의 절
기가 끝나고 곧 기쁨과 즐거움과 희락의 절기가 올 것이라는 환상을 주셨습니
다(슥8:19). 비록 현재의 상황은 이렇지만 밝고 영광스런 장래를 보고 기뻐하
라고 하셨던 것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스가랴의 환상은 신기루가 아니라
는 것입니다. 허구도 아닙니다. 예쁘면 저절로 왕자와 결혼할 수 있다는 게으
른 자들이 꾸는 
망상도 아닙니다. 

스가랴의 환상은 지금도 우리 주변에서 얼마든지 실현될 수 있는 거짓이 없으
신 하나님의 약속입니다. 누구라도 이 약속을 믿고 그리스도안에 거하면 이루
어질 수 있는 진정한 환상인 것입니다. 비젼이 없는 이 사회에, 그래서 거짓 
소망에 붙들린 이 시대에 필요한 환타지는 바로 스가랴의 환상인 것입니다. 
이제 로맨틱한 여름 휴가도 지나갔습니다. 파리의 연인도 막을 내렸습니다. 
얼마후면 아테네의 열기도 식어질 것입니다. 그러나 그리스도안에서 누리는 
희락은 앞으로도 영원할 것입니다. 교회는 주께서 주신 환상이 온 세상에 가
득하기를(슥 8:23) 기도해야 할 것입니다. 이는 힘으로 되지 아니하며 능으
로 되지 아니하고 오직 여호와의 신으로 되기 때문입니다(슥 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