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크리스천
<이기종 목사, 합신세계선교회 총무>
“온전한 신앙생활 위해 절제되고 균형잡힌 삶 필요해”
나의 삶에 영향을 준 두 단어가 있다. 월드 크리스천(world christian)과 심플 라이프(simple life)가 그것이다. 30대 초반에 알게 된 그 단어들이 나의 신앙 생활에 있어 중요한 모토가 되었다.
당시 그 단어들의 깊은 뜻은 잘 몰랐지만, 무슨 의미를 가졌는지는 어느 정도 알 수 있었다. 그래서 비록 좁은 집에서 살았지만 세계 지도를 거실 벽에 걸어 놓기도 하고, 세계 뉴스에 관심을 가지며 선교 정보에도 눈을 돌렸다. 주일학교 초등부, 중등부 학생들을 데리고 양화진 외국인 선교사 묘지를 방문하기도 했다. 자연스레 선교 마인드를 가지게 되었고, 선교사적 삶에 대하여도 많이 생각하게 되었다.
보통 크리스천을 두 부류로 나눈다. 하나는 세상적인 크리스천(worldly christian)이다. 그들은 자기 욕심만을 채우기 위해 하나님을 바라보는 사람들이다. 구원은 받았지만 자기중심적이다. 찬양 집회나 특별 세미나에 참석하기를 좋아하지만, 선교 관련 모임에서는 절대로 찾아볼 수 없고 그쪽에는 관심조차 없다.
그들의 기도는 본인의 필요, 복 그리고 행복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나 우선(me-frist)적인 믿음’이다. 하나님이 어떻게 나의 삶을 더 편안하게 만들어 주실 수 있는가? 하나님의 목적보다는 자신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 하나님을 이용하려는 사람들이다.
다른 하나는 세계적인 크리스천(world-class christian, world christian)이다. 그들은 섬기기 위해 구원 받았고, 이 땅에 사명을 갖고 태어났다는 사실을 안다. 하나님이 개인적으로 감당해야 할 임무를 주시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고, 하나님이 자신을 사용하신다는 사실에 흥분하는 사람들이다.
사람들은 그들이 변화를 만들고 있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에 그들의 기쁨, 자신감, 그리고 열정은 다른 사람들에게도 전염된다.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일, 하나님 나라의 일에 참여하며 사는 사람들이다.
허버트 케인은 월드 크리스천의 특징에 대해서 여섯 가지로 말한다.
① 하나님의 우주적 부권(父權, fatherhood)을 인정하는 사람. ② 그리스도의 우주적 주권을 입으로 시인하는 사람. ③ 교회의 우주적 구조를 인식하는 사람. ④ 세계 선교의 절대적인 우선권을 인정하는 사람 : 선교는 교회에서 이질적인 것이 아니라 교회의 속성이다. ⑤ 선교의 우주적 범위를 인정하는 사람. ⑥ 세계 선교에 대한 개인의 책임을 인정하는 사람 : 선교사로 해외에 나가고 안 나가는 것이 중요하지 않다. 모든 분야에서 지상명령이 목표가 되어 그에 전적으로 헌신된 삶을 사는 것이다.
오늘날 사람들은 추구하는 것이 많고 소유에 대한 집착이 점점 강해지고 있다. 그러나 주님의 지상 명령을 우선으로 하는 사람은 모든 면에서 자족하는 마음과 자세가 필요하다. 물질, 시간, 은사, 재능, 인간 관계 등에서 절제되고 균형 잡힌 생활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예수님은 “이르시되 여행을 위하여 아무것도 가지지 말라. 지팡이나 배낭이나 돈이나 두 벌 옷을 가지지 말며”(눅 9:3)라고 하셨다. 한 마디로 월드 크리스천의 당연한 삶의 방식은 심플 라이프(simple life)이다.
우리의 인생을 그저 그런 평범한 삶, 세상적인 크리스천으로 끝낼 것인가? 아니면 세계를 품은 월드 크리스천으로 끝낼 것인가? 생각해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