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 30년, 우리는 무엇을 지향할 것인가?
< 윤여성 목사, 수지열린문교회, 수원노회장 >
“영적으로 혼란한 시기일수록 기본을 굳건히 붙잡는 노력 필요해”
우리 교단의 신학과 신앙의 정체성과 비전에 대해 30주년을 보내며 정리해 보는 것은 유익한 일일 것이다. 특별히 목회의 일선에 선 목사와 장로들은 우리의 소중한 유산을 가슴깊이 새기고 더 나은 미래를 위해 기도해야 하리라고 본다.
우리 교단의 바른 신학과 신앙의 증거는 목회 현장을 통해 구현되며 신학이 다른 교단과의 목회적 차별성을 보일 때 인정되어지는 것이다.
합신이 처음 태동될 때 신학자들의 결단도 중요했지만 당시의 선배 목회자 가운데 홍정길, 옥한흠과 같은 중진들이 동참하게 되었고 젊은 열정의 목사후보생들이 함께 했던 것들도 기억해야 한다. 이 분들의 목회관은 길게 논할 지면은 갖지 못하겠으나 합신의 참신성을 보이는데 일조한 것이 사실이다.
즉 성령의 인도와 말씀의 사역들, 인격적이면서도 참신한 현대성 그리고 선교 지향적 목회관 등 다양한 특징들을 가졌다는 점 등을 등 수 있다. 물론 더 많은 어른들이 계시며 그분들만이 합신을 유일하게 대표하는 목회자들이었다고 말하려는 것은 아니다.
지금 30년이 지난 후 우리 교단의 목회자들은 얼마나 과거에 비해 한국교회 혹은 세계 교회사 속에서 그 참신성과 성경적 목회비전을 인정받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까?
가장 자랑스럽고 인정받을 수 있었던 합신다움은 오히려 그 당시 수많은 나라에 겁없이 파송한 선교사들과 농어촌 그리고 산촌을 지키며 영혼의 가치를 위해 헌신해 온 이름 없는 목회자들과 선교사들일지도 모른다.
합동신학원을 다닐 때 가장 감동적으로 기억되는 것은 동기들 몇이 학기 중에도 교회가 없는 무교회 지역을 조사하여 그곳들을 찾아가 교회를 세우던 일이었으며 이것이야말로 합신의 도전 정신을 나타낸 저력으로 여겨진다.
우리는 처음 가졌던 그 정신의 소중한 것들을 잊지 말고 특히 무교회 지역의 교회 설립이나 목회적 참신성 등에서 계속 한국교회의 희망과 대안으로 이어져 나가야 할 것이다.
또한 우리의 3대 이념이라 하는 바른 신학 바른 교회 바른 생활의 토대를 목회적 참신성에서 구현해 내도록 경주를 다해야 한다. 성경적 교회관 특히 종교개혁의 500년 전통의 소중한 맥을 우리는 분명히 이어가야 한다.
경건한 신앙 선진들의 숨결이 느껴지는 신앙고백과 요리문답서를 비롯한 경건한 신앙고백서들을 목회적 현장에서 살아있게 만드는 작업을 해야 한다. 이런 정통 교회의 목회적 전통들을 이어 현실 속에서도 참신하고 새롭게 발전시킨 적용점들을 얻도록 노력하는 것이 참으로 중요할 것이다.
새로운 것은 옛 것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우리 시대에 맞게 창의성으로 적용하고 계발시켜 가는 것이다. 이렇게 할 때 역사적 신앙의 통일성과 역사성이 끊어지지 않을 것이며 또한 다음 세대에도 우리의 전수받은 것들을 변질시키지 않고 계대할 수 있을 것이다.
총회 산하 각 지교회들은 이런 전통과 토대를 함께 하면서 지역 속에서 가장 왕성한 구령의 열정을 쏟아부을 때 합신의 차별화된 교회와 목회가 정착되어 시대적 사명을 감당할 수 있을 것이다.
요즘 대두되는 신사도운동, 예언 치유사역들, 관상기도운동, 이머징처치 등 많은 비성경적 목회 현상들이 한국교회에 나타났다. 왜 우리는 그렇게 쉽게 타협하는 목회자가 되어야만 하는가?
이런 현상들은 모두 성경적 근거가 희박하며 교회사적으로도 정통에서 벗어난 것들임에 분명하다. 우리의 신앙의 선배들로부터 가르침을 받은 개혁주의 신학에 토대를 하는 교회와 목회자라면 몇 가지 이익이나 현상을 뛰어넘는 깊은 고뇌가 필요할 것이다. 영적으로 혼란한 시기일수록 기본을 굳건히 붙잡는 노력이 더욱 요구된다.
흔히 구태라 외면당할지라도 그러나 말씀중심의 개혁교회관, 그리스도의 체질화 작업인 제자훈련 사역, 그리고 교회 정치체제에 대한 민주적(장로정치적) 목회과정 등을 따르는 일에서 결코 뒤로 물러가지 않기를 바란다.
위기는 언제나 기회임을 상기하고 늘 목회 본질적인 면에서 흔들리지 말고 건전한 말씀과 기도의 바탕 위에 목회자 혹은 장로의 사역을 감당하도록 하자. 이렇게 건전한 목회관에 입각하고 의거하여 주의 몸된 교회를 건강하게 세워나갈 때 주님은 그런 교회들과 목회가 있는 교단을 향해 복을 주시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우리 교단과 교회의 목회가 이 시대 한국교회를 향해 참신한 샛별과 동녘의 태양으로 다시 떠오르도록 2012년 새해 이후를 고대하면서 교단 30주년 이후의 장구한 새날들을 꿈꾸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