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을 걷는 발걸음을 주의 말씀에 굳게 세우고! 중문제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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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노회 특집-2.

내일을 걷는 발걸음을 주의 말씀에 굳게 세우고! 중문제일교회

뉴스-탐방10

탐방 둘째 날 이른 아침 찾은 곳은 역시 서귀포 중문단지에 위치한 중문제일교회였다. 전날 내렸던 비로 촉촉이 젖어 있는 땅에서 흙냄새인지 풀냄새인지 모를 신선한 향기가 기분 좋게 올라왔다. 수많은 ‘시’ 속에서 자연의 모태로 비유되는 흙이 비를 머금고, 새벽부터 숨을 내쉬며 싹트는 생명을 자라게 하고 더 많은 생명을 살리고 정화시킬 샘물을 만들어내는 그 활기찬 숨결이 뿜어내는 향수이리라.

‘시골의 아침’ 이라는 공간적 시간적 배경이 절묘하게 어우러져 그 전원속의 미세한 맥박에도 민감해지는 아침이었다.

설레는 마음으로 만난 중문제일교회 조용대 목사는 매우 평온하고 차분한 인상으로 취재진을 반갑게 맞이해 주었다. 차를 나누며 시작한 대화 속에서 발견한 그의 삶은 그러나 그리 평온하고 평탄하지만은 않았다. 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이토록 차분하게 평안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에 취재하면서 내내 큰 감동을 얻었다.

조용대 목사는 제주도와 아무런 연고도 없던 사람이다. 그런 그가 제주도를 만나게 된 것은 당시 시무하고 있던 교회의 성도들과 여행 중에서였다. 당시 조용대 목사는 시무하던 교회의 수많은 어려움을 극복한 뒤 성도들에게 사랑받는 안정된 교회의 담임목사였다. 그런데 시무하던 교회의 좋은 목회여건을 뿌리치고, 목사님을 놓아주기 싫어 불침번까지 서가며 지키는 성도들을 뒤로하고 야반도주(?)를 할 만큼 저항할 수 없는 하나님의 뜻은 그의 발을 이곳 제주도로 향하게 했다. 그러나 그것은 덕스러운 야반도주였다.

불모지에서의 사역은 결코 녹록하지 않았다. 도착한지 1년 만에 60명이 넘는 성도들의 부흥이 있었음에도 현재의 교회 부지를 사서 8년 전에 옮겨와 오늘의 중문제일교회를 건축하기까지 숱한 어려움과 억울한 일들, 고난을 당해야만 했다.

조용대 목사는 어려움이 있을 때마다 크신 위로로 함께 하시는 하나님을 체험하며 감당할 시험밖에는 주시지 않는다는 것을 철저히 깨달았다. 그때 받은 큰 위로와 은혜들은 조용대 목사로 하여금 목회에 중요한 원칙을 세우게 했다.

물질보다 사람이 사람보다 하나님이 중요하다고 말하는 조용대 목사는 어떤 상황가운데 처하더라도 타협하지 않고 말씀중심으로 모든 문제를 하나님께 맡기며 어떠한 경우에도 목회자가 하고 싶은 말이 아닌 성경본문의 의도에서 벗어나지 않는 설교를 하는 것이 조용대 목사의 원칙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신앙생활을 하면서 경험하게 되는 체험이나 신비를 존중하되 엄격히 그것들이 말씀보다 앞서지 않도록 하며 하나님의 말씀이 우리의 삶에서 이루어지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 조용대 목사의 지론이다.

조용대 목사는 제주도 사역가운데 가장 걸림돌이 되는 것으로 제주도의 ‘괸당문화’와 ‘벌초문화’를 대표적으로 꼽았다. 신앙생활에 있어서도 제주방언으로 ‘친척’을 뜻하는 ‘괸당’의 법도가 우선이 될 때가 많으며 특히 ‘벌초문화’는 벌초 때가 될 때마다 예배를 드릴수가 없어 교회를 다닌다 하더라도 믿음이 온전히 자라게 하지 못하는 걸림돌이 된다는 것이다.

조용대 목사는 제주도의 ‘괸당문화’를 극복하지 않고서는 성도들의 심령 안에 믿음이 자라나는데 한계가 있다고 토로했다.

조용대 목사는 현재 한국 국제 기아대책 이사로 활동하면서 2006년 1월부터 평일에 교회에서 지역아동센터인 ‘행복한 홈스쿨’을 운영하고 있다. 아직 국가의 지원을 전혀 받지 못하는 상태에서 지역의 아이들을 무료로 먹이고 가르치는 일이다.

조용대 목사는 복합장애를 갖고 태어난 아들을 양육하면서 장애인 주간보호시설을 운영하고자 하는 꿈이 있었다. 소탈하게 웃어 보이며 뜻밖에 지역아동센터를 운영할 기회를 얻게 되었다고. 왠지 조용대 목사의 웃음에서 아까 본 흙길의 향기가 나는 듯하다. 조용대 목사는 지역아동센터를 위해 기쁘게 헌신하면서 앞으로 장애인 주간보호시설 운영도 함께 하게 되기를 소원하고 있다. 모든 것을 하나님께 맡기고 주어진 모든 고난과 슬픔까지도 겸허하게 껴안은 조용대 목사의 기도가 하나님의 기뻐하시는 뜻 안에서 아름답게 이루어지기를 함께 기도한다.

예수님의 제자가 되기 위해 자신들의 생업과 가족을 버려두고 예수님을 쫓은 신앙의 위인들처럼 제주도의 성도들이 하나님의 기뻐하시는 뜻에 삶을 내어맡기게 되기를 소망하며 기도한다.

뉴스-탐방11

이은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