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는 문화유산으로 말한다_최영묵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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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문화유산으로 말한다

최영묵 목사_화곡언약교회

우리는 지금 월드컵 비상체제 속에 살고 있다. 온통 거리는 붉은 티셔츠차림
의 사람들과 우왕좌왕 꼭지점 댄스를 추는 사람들과 남녀노소와 국적을 초월
하고 외쳐대는 “대~한민국”과 여기에 따라오는 박수소리들이 난무하고 있
다. 
21세기 초두 우리가 지구상에 펼쳐 놓은 월드컵 거리응원 문화는 월드컵의 
수명이 다하는 날까지 각양각색의 다양한 모습으로 지구촌의 멋진 응원문화
로 남게 될 것이다. 

월드컵 응원 체제 돌입해

시대마다 우리 삶의 방식에 따라 독특하고 고유한 문화가 자리 잡게 된다. 
식민지시대의 문화, 군사문화의 망령들, 전통문화라는 또 다른 가면들과 월
드컵 거리문화 등등. 이처럼 사람들이 살아가는 곳곳의 흔적들은 좋은 것이
든 나쁜 것이든 시대를 넘어 문화의 유산이라는 모습으로 후손들에게 전해지
게 되며 후손들은 이 유산들을 자랑스럽게 여기기도 하고 못내 아쉬워하기
도 할 것이다. 
여기에 먼저 삶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의 고민이 있는 것 아닐까? 21세기
의 화두는 문화라고 한다. 특히 이 큰 관심거리의 중심에 살고 있는 우리 교
회는 이 사회에 우리 후손들에게 어떤 문화를, 어떤 문화 유산을 남겨 줄 
수 있을까?
한국 문화의 70%는 불교문화라고 말한다. 이것을 염두에 두고 한국 전통문화
정책을 수립해 가야 한다고 정책위반자들과 문화계 전문가들은 이구동성으
로 말하고 있다. 긴 세월의 흔적들에 따른 유리함(advantage)으로 우리나라 
기독교 역사가 짧아서 어쩔 수 없는 것 아니냐는 위안의 말로 이 사실들을 
인정해야만 하는 내 자신이 왜 이리 초라하고 내 자식들에게 부끄러운 생각
이 드는지 모르겠다.
며칠 전 사적 258호인 명동성당 보수공사를 하고 있는 모습을 보았다. 왜, 
저들은 새 건물을 짓지 않고 번거롭게 보수공사를 하고 있는 것일까? 돈이 
없어서는 아닐 것이다. 같은 시기에 세워졌던 개신교 새문안교회당의 변화되
고 신축되어진 모습을 그려보면서 100년 후 우리들의 후손들은 이 두 교회
의 예배당 문화유산에 어떤 평가를 내려 줄 것인가를 생각해보았다. 
혹시 우리는 경제개발논리와 성장주의에 빠져 우리 
시대의 문화유산을 아쉬
움이라는 것으로 남겨주려는 것은 아닌지, 혹시 여름성경학교 기간에만 입
고 버려야 하는 티셔츠 마냥 일회용 삶의 문화만 교회문화로 물려주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더 늦기 전에 교회와 문화, 기독교 문화관을 성찰해 보고 
새로운 사회적 문화비평을 해보았으면 좋겠다. 

한편에서는 “붉은악마”라는 명칭에 대해 악마인지, 뭔지에 대해 반대운동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다른 한편에서는 “월드컵 전사들을 위해 기도 부
탁” 이야기가 나온다. 차라리 사소한 명칭에 대한 왈가왈부 할 것이 아니
라 지나치게 과열되고 상업화되며, 미디어의 현혹 속에 무아지경으로 빠져있
는 현상들을 비판하고 반대하면 좋을 것이다. 최소한 문화연대의 비판처럼 
말이다. 
오늘도 개신교는 “전도와 교인 숫자의 놀음을” 증빙자료로 해서 한국 기독
교의 부흥시대가 끝나고 쇠퇴기의 시대를 맞이했다고 어쭙잖은 위기적 사회 
비평을 해댄다. 오히려 우리가 걱정해야 할 진정한 쇠퇴는 전혀 뿌리내리지 
못하고 후대에 남겨 줄 것조차 없는 한국적 기독교회 문화유산이 아닐까? 

교회문화, 유산으로 남겨야 

좋은 
교회와 목회를 꿈꾸는 우리들부터 기독교적 삶의 문화와 역사 그리고 
문화유산에 대한 깊은 생각들과 진정한 기독교의 부흥들을 논했으면 좋겠
다. 
붉은 티셔츠를 입고 대~한민국을 외쳐대면 자발적으로 박수 소리가 나오는 
것처럼, 교회에서 외치는 소리에 만왕의 왕께 영광을 드리는 총체적인 삶의 
모습들이 기독교 문화로 비쳐질 수 있도록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