뱀의 발을 그리는 심정으로_남웅기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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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의 발을 그리는 심정으로

남웅기 목사_대구 바로선교회

우리 기독교개혁신보가 지령 400호를 맞는다니 반갑다. 이 반가움에는 ‘벌
써?’라는 의미가 포함되어 있다. ‘2주마다 만나던 그 자체’ 만으로도 기쁨
이었는데 벌써 400호를 기록하다니 장할 수밖에. 그 숱한 세월동안 얼마나 많
은 이들의 눈물과 기도가 쏟아 부어졌을까? 생각만 해도 가슴이 먹먹하다. 

400호 맞은 감격 남달라

물론 이 반가움 속에는 ‘역시!’라는 의미도 들어있다. 최근 신문의 주간 발
행과 의욕적 지면 증대 그리고 다양한 필진들의 옥고를 보면 과연 그 동안의 
성장에 걸 맞는 지령(紙齡)이라 생각되기 때문이다. 그동안 헌신한 숨은 일군
들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고 싶다. 
뿐만 아니라 이 반가움 속에는 또한 ‘이제부터는….’ 이란 새로운 의지와 
당부마저 담겨 있음을 숨길 수 없다. 이미 ‘내일을 위한’ 신문사 자체의 비
전과 의지가 더 분명하게 서 있을 줄 알지만 기독교개혁신보를 사랑하는 한 
사람으로서 
여기 뱀의 발(蛇足)을 그려본다.
신문에는 물론 정보의 기능이 있다. 일반 독자뿐만 아니라 대부분 목회자들
도 기독교개혁신보를 통해 비로소 교계의 사정에 눈뜨게 되며 교계의 움직임
에 발맞추게 된다. 참으로 유익한 기능이었다. 그러나 신문이 그것으로 만족
한다면 한낱 정보지에 불과 할 것이다. 
우리는 기독교개혁신보가 정보의 기능 그 이상을 감당해 주기를 기대한다. 계
도(啓導)의 기능, 즉 가치 판단의 기능이 지금보다 더 강화되었으면 좋겠다. 
그러기 위해선 무엇보다 신문이 진실해야만 한다. 독자들이 무엇이 옳은 것인
지, 무엇을 추구해야 할지, 무엇이 화급한 일인지, 무엇이 보다 중요한 일인
지 헷갈려 할 때 누구나 먼저 찾아보게 되는 신문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렇
게 된다면 주께서 얼마나 기뻐하실까!
신문에는 또한 홍보의 기능도 있다. 교단의 기관지로서 한계를 벗어나기는 힘
들겠지만 교단의 홍보에 치중한다면 독자들로부터 외면당한다. 그런 기관지
에 주목하고 기관지를 좋아하고 기관지를 이용하는 사람은 그 기관의 실력자
들 밖에 없다. 독자에게 사랑 받고 독자의 뜨거운 후원을 받으려면 어느 정
도 신문 본
연의 기능을 강화해야만 한다. 그것은 비판의 기능이다. 그것은 분
열을 조장하는 게 아니라 바른 교단을 세워 가는 직접적 기능이다. 
물론 기독언론의 제작여건상 이런 모든 욕망을 다 채울 순 없겠지만 포기해
선 안 된다. 먼저 기자들이 기능인이 아닌 기자 정신으로 근무하도록 환경
을 조성해주자. 재정적 후원은 넉넉히 하되 그 힘으로 영향력은 행사하지 말
자. 힘이든 돈이든 영광이든 가진 자는 가진 것으로 그 넉넉함을 자랑할게 아
니라 비워낸 그릇으로 그 넉넉함을 보일 수 있어야 한다. 압력은 부끄러운 일
인 동시에 신문을 망치는 일이다.

가치 판단 기준 제시하길

편집자들은 독자들이 다양한 견해를 접할 수 있도록 언로를 열어주어야 한
다. 우리 교단엔 정말 유능한 필진들이 많이 묻혀있다. 이들을 찾아 모시고 
주요 사안을 공론화 하도록 하자. 또한 교단의 이름으로 상징화 할 수 있는 
전국적인 성도들의 대회 프로그램을 신문사에서 주관해보면 어떨까? 그러면 
우리 기독교개혁신보가 교계의 자랑스러운 신문, 모든 성도들이 즐겨 찾는 신
문이 되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