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발등의 불을 꺼야 하는데 _김기영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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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발등의 불을 꺼야 하는데 

김 기영 목사/ 부총회장, 화성교회

내 집이 지금 불이나 타들어 가는데 먼데 있는 집이 불났다고 소리치고 있다
면, 먼 곳에 있는 남의 집 불도 꺼야할 것이나 내 집의 불을 끄는 것이 우선
이 아닌가 싶다. 지금 우리나라는 심각한 위기에 처할지 모르는 위기 가운데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의 일에 더 신경을 쓰고 말을 많이 하고 있지는 
않는가? 

우리가 이라크 전쟁의 정당성에 대하여 너무 떠들지는 않는가? 우리가 가진 
문제는 그에 못지 않게 어렵기 때문이다. 또 세계의 여러 나라의 상황에 나서
서 이래라 저래라 할 만큼 우리의 국력이 강한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이라
크 전쟁의 정당성에 대하여 얼마든지 말하고 싶기는 하다. 그리고 할 수 있다
면 중재하는 것도 나쁜 것이 아니다. 

그러나 생각하면 그들의 나라에 비하여 우리나라는 덜 위태로운가? 김선일씨 
참수사건에 대하여서도 기억에 담아 넣고 싶지도 않다. 그를 순교자와 같다
고 평가하는 사람도 있고, 
아니다 그는 담대하게 그리스도를 증거하지 못하
고 비굴한 죽음을 마쳤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미국은 2001년 9월 11일, 벌써 3년이 되어 가는데, 경악을 금치 못할 테러를 
당하고 테러단체를 향해 전쟁을 선포하면서 테러를 지원하는 국가는 적으로 
간주한다고 했다(아마 테러 분자의 손에 핵무기가 들어가는 날 세계전쟁이 일
어나리라 말하는 사람도 있다). 이에 연관되어 이라크를 지목하면서 군대를 
진격시켜 전쟁을 했으나 대량살상 무기는 발견되지 않고 있다. 그래서 부시
의 본심은 석유가 아닌가 의심을 받고 있다. 

세계사에서 발발한 수많은 전쟁의 원인을 보면 과연 의를 위한 정당한 전쟁
이 얼마나 있었는가? 러시아가 체첸의 독립을 왜 막는가? 석유 때문이 아닌
가? 무차별 탱크를 보내어 짓밟는 러시아를 향해 ‘너희들 썩 물러가라’고 한
들 우리말을 듣겠는가? 중국은 주변의 소수민족이 조금이라도 독립의 기미가 
보이면 가차없이 군대를 진격시킨다. 한족은 30여개의 소수민족이지만 중국
은 힘으로 제압하고 있다. 남의 나라 이야기는 그만하고 우리는 현실을 직감
하고 우리의 문제를 해결해야 하지 않겠는가

내나라 북한 주민들이 억압과 배고품으로부터 탈출해 동남아를 방황하면서 고
통 받는 것에 대하여는 무엇을 하고 있는가? 오늘 약속을 하고도 내일 모른다
고 하는 김정일 정부를 우리는 맞대하고 있다. 핵무기 확산에 대하여 서로 동
족임에도 우리끼리 문제를 해결 못해서 6자회담까지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
황에서, 안에서만 큰소리치지 밖에 나가면 큰소리는 치지 못하고 있다. 통일
국가도 이루지 못한 형편이 아닌가? 

작년에 북한에 다녀온 미국 시민권 가진 한국 물리학자에게서 로동신문을 얻
어 볼 기회가 있었다. 온통 김정일 찬양과 아울러 여러 각국에서 특사가 와
서 김정일 위원장님에게 —을 바치고, —을 헌납하였다는 기사뿐이다. 거지
같은 꼴을 하고 구걸하여 얻어먹고 나서 로동신문에는 위대한 김정일 위원장
을 존경하여 방문하여 바쳤다는 기사로 도배되어 있다. 

그는 종이가 없어서 누런 시험지 교과서를 물려받아 사용하고 있으며 호텔에
도 화장지가 제한되어 급히 설사가 나서 곤욕을 치렀다고 고발하고 있다. 북
한은 우리가 담당해야 할 우리 민족이다. 그들이 자유와 복음과 빵을 얻는 날
이 오도
록 누가 해줄 것인가? 우리가 아닌가? 

사람들은 지금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고 한다. 경제 문제가 단순히 경제 문제
만 아닌 듯싶다. 국내 정치, 안보, 국민 의식 그리고 국제 정세와 국제 간의 
무역 협정 등 복합적이며 해결의 방법 또한 난해하다. 천정부지로 솟아오르
는 원자재 값과 기름 값 또한 우리의 주름을 더 만들어 주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일본의 자위대는 서서히 기지개를 켜고 일본 군대로 탈바꿈하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해군력이 세계 수준인데 공격을 정당화하면 어찌될지 모
른다. 중국은 미국과 어깨를 견주겠다고 큰기침하고 있다. 대만을 한 입에 삼
키고 싶은데 뜻대로 안 되는 것이다. 중국민주 정부가 이제는 공산 정부에게 
먹히는 것인가? 

고구려사 왜곡도 우리나라를 그만큼 우습게 보는 것이다. 삼국시대부터 우리
나라는 늘 중국의 그늘을 의지해왔다. 신라의 통일도 당나라의 군대를 빌어 
이루었다. 고려, 조선에 이르도록 자주 중국에 시달려왔다. 

해방 이후 지난 59년 간의 평화 시대는 참으로 돌이켜 보면 하나님 은혜요 어
찌보면 우방 국가들의 도움이라고 생각된다. 해방 5년 만에 터진 북한 
공산주
의의 침략으로 인한 전쟁 이후 54년은 긴장 속에서도 평화가 흘러왔다. 이제 
앞으로의 50년, 아니 30년은 주변 정세가 어떻게 변할 것인가 생각해 보아야 
할 것 아닌가? 

유럽연합이라는 거대한 기구가 탄생하면서 베토벤의 환희(찬송가 13장)를 국
가(國歌)로 결정했다고 한다. 유로화는 가치가 날로 올라가고 있으며 경제 연
합은 그 힘을 얻어가고 있다. 그래서 아시아 국가들도 연합기구를 만들자고 
몇 번 모이기도 했지만 중국, 일본의 연합이 가능할까? 

이렇게 국제 사회는 바쁘게 돌아가는데 우리나라 안에서는 여전히 냉전과 열
전이 그치지 않는다. 서로 각 계층이, 각 파벌이, 각 지역이, 각 정파가 원수
가 되어 가는 것이 아닌지. 우리는 작은 나라임을 알고 서로 힘을 합하기를 
꿈속에서도 바라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