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르반 바빙크의 성화에 대한 이해
신자의 의지는 완전한 상태가 아니라 여전히 죄의 오염과 부패로 같은 인간 속에 있는 두 사람 사이의 싸움이 계속되며, 모든 사고와 말과 행동 속에 옛 사람과 새 사람에 속한 것이 자리하여 선과 악이 꼬여 혼합되어 화해와 정화를 필요로 하는 상태이다.
이때 신자의 거룩한 삶은 신자의 본성적인 의지에 근거하지 않고 창세 전에 삼위 하나님의 영원하신 뜻과 의논의 결정으로 그리스도 안에서 거룩하고 흠이 없는 자녀로 택하신 예정에 근거하고 있다.
그 예정으로 말미암아 그리스도는 교회의 중보자와 머리로 택함을 받으시고, 택자의 거룩을 위한 사역을 이루시고, 신자는 성령으로 거듭나서 그리스도와 연합을 이루고 참된 신앙을 통하여 그리스도의 몸에 참여하므로 성화를 이루어 가는 것이다. 즉 신자에게 있어 성화의 근원은 영원하신 삼위일체 하나님의 예정에 근거하며, 그리스도와 성령의 사역을 통하여 그 목적을 이루시며 신자는 신앙을 통하여 성화에 참여하는 것이다.
이처럼 신앙은 신자들이 성화를 이룸에 있어서의 유일하고 충분한 수단이므로, 복음은 그리스도 안에 있는 하나님의 은혜에 대한 신앙 외에는 그 어떤 다른 것을 요구하지 않는다.
만일 신자의 의지와 성취로 인하여 자신이 무엇을 한다고 주장한다면, 이는 신자가 그리스도의 구속의 공적을 빼앗는 것이 된다. 주님의 은총으로 신자 안에서 선행을 시작하시며 또한 끝날까지 이루시고 완수하시는 분은 오직 삼위일체 하나님이시다.
그리고 신자의 의지가 바른 일을 사랑하고 열렬히 원하며 그것을 추구하려고 분발하며 움직이게 되는 것은 주님께서 우리 안에서 거룩하게 하시는 은총이며, 신자의 의지의 자율적 선택과 열심과 노력이 흔들리지 않고 성공을 향하여 전진하는 것이나, 이 모든 일을 신자가 꾸준히 계속하며 최후까지 인내하며 지켜내는 것도 모두 하나님께서 끝까지 지켜주시는 사역인 것이다.
그러므로 성화는 하나님의 영원하신 작정 안에서 택자를 위하여 그리스도를 예비하시고, 그리스도를 통하여 모든 의와 전체 율법을 완성하시고, 성령을 보내시어 택자에게 적용시키시는 하나님의 사역인 것이다.
그와 같이 인간 편에서의 모든 영광은 중생뿐만 아니라 성화에 있어서도 배제되며, 우리가 선행을 행하였을 때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빚을 지신 것도 아니고 우리에게 감사할 만한 것도 없으며, 오히려 그 반대로 우리가 행한 바 그 선행에 대해서 하나님께 감사해야만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