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의 주체로 서 있어야 할 교단의 자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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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의 주체로 서 있어야 할 교단의 자의식

 

 

해마다 교육부의 인가를 받은 신학교의 졸업생 수가 약 4천여 명에 달하며 통계에 잡히지 않는 신학교 졸업생까지 합하면 대략 1만 명 정도가 된다고 한다. 이러한 경향으로 목회자 과잉 공급 때문에 ‘목회자 실업시대’가 계속되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이 시급한 실정이다.

 

이와 같은 원인은 ① 각 교단의 목회자 수급에 따른 정책 결여, ② 신학생들의 등록금에만 의존하여 학교를 운영하는 영세성, ③ 교단들이 인준, 위탁하는 신학교 교육제도 때문이다. 이러한 까닭에 비현실적인 현상으로 목회자는 많이 배출한 반면에 그들을 수용할 교회가 부족할 뿐만 아니라, 반대로 교회는 만족할 만한 목회자 구하기가 어렵다는 아이러니컬한 형상이 빚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교단이 존립하기 위해서는 그 교단만이 갖는 정체성이 있어 이를 기반으로 하여 건전한 교단으로 거듭날 수 있다. 따라서 교단이 추구하는 신학의 부재란 결국 교단의 존립 자체를 위협하는 것이 되는 것이다.

 

우리 교단은 30여 년 전 3대 이념으로 ‘바른신학, 바른교회, 바른생활’의 신학을 강조하였으며 이것은 곧 우리의 신앙고백과 일치한다. 이러한 점에서 건전한 교단의 존립을 위하여 교단은 무엇보다도 신학교에 깊은 관심을 기울여야 하고, 신학교 역시 교단의 신학 정체성을 위해 교단이 신학을 주체로 하는 객체로서의 신학 연구와 목회자 양성에 힘을 다하여야 한다. 만약 교단이 신학적 주체로서의 독자적인 역할을 다 하지 못할 때에는 교단이 신학교에 종속되어 교단의 주체인 신학의 정체성을 잃어버리게 될 것이다.

 

교회가 복음을 전할 전도자를 양성하는 일은 해도 되고 안 해도 되는 것이 아니다. 때문에 전도자인 목사와 선교사를 확보하기 위하여 신학교를 세우고 운영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 우리 교단의 위치는 신학교를 인준하는 것과 위탁 교육으로 목사후보생을 교육하는 정도에 머물고 있다.

 

노회는 신학교에 목사후보생 교육을 위탁하였다 할지라도 그 신학교가 우리 교단 신학의 정체성과 교리를 가르치고 있는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또한 총회는 잘못된 교리가 만연되어 있는 오늘의 환경 속에서 순수한 하나님의 말씀을 전할 목사후보생들이 진리를 파수하고 참된 교회를 건설해 나갈 수 있는가를 직간접적으로 살펴보아야 한다.

 

우리가 물질과 기도로 신학교를 후원하는 그 이상으로 교단의 중직자들은 인준과 위탁의 벽을 넘어 신학교의 교육형편과 학습과정을 반드시 살펴 볼 책무가 있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