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배 찬송’에도 개혁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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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배 찬송’에도 개혁이 필요하다

작금 한국교회에서 예배 찬송으로 사용되고 있는 찬송가들에서 전통적인 교
회 공동체의 신앙고백이라 할 수 있는 삼위일체 하나님의 구속에 대한 감사
와 선포의 내용이 빈약하다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무엇보다 전통적인 개혁교회에서 하나님을 찬송하여 왔던 시편 찬송가를 배
제하고 신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찬송가들을 무분별하게 도입해 예배 찬송
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것은 최상의 예배를 드려야 할 교회들의 자세가 아니
라는 점에서 더욱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한국교회 초기 시절에 어쩔 수 없이 외국 찬송가를 번역해 사용할 수밖에 없
는 상황에서는 우주적인 교회, 보편적인 교회의 한 지체로서 그들이 고백하
는 신앙 내용을 답습해야 했다. 그렇다 할지라도 이미 신학이 변질되고 신앙
고백의 내용이 변질된 외국의 찬송가들을 무분별하게 받아들여 하나님을 경
배하는 거룩한 예배 찬송으로 사용한다는 것은 결코 용납될 일이 아니다.
또한 한국
교회의 역사가 120년이 넘었다는 점에서 우리는 예배에 대한 바른 
의식을 가지고 그에 합당한 예배 찬송을 드려야 한다. 이런 점에서 우리는 
교회의 신앙고백이 담겨 있는 찬송에 대한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 특히 
우리가 새롭게 언약 공동체인 새 이스라엘로 부르심을 받고 그 안에서 존재
한다는 의식이 높아진 만큼 예배 찬송에 대한 관심을 새롭게 해야 한다. 

교회 공동체로 선택받은 우리는 날마다 전개되고 있는 하나님의 구속 사역
에 대한 체험을 바탕으로 교회 공동체의 신앙고백 차원에서 마땅히 하나님
께 새 노래로 찬송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 개혁교회 공동체가 역사적인 신앙
고백이 담긴 찬송으로 시편 찬송을 선택했던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칼빈은 종교개혁이 한창 진행중이던 1539년부터 1562년에 걸쳐 예배 개혁의 
일환으로 예배 찬송에 적합한 ‘시편가’를 편찬하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 
이 제네바 시편 찬송가는 칼빈에 의해 철저하게 감독, 편집되었으며 성경 본
문을 기초하여 이루어진 시와 노래가 운율화된 예배 찬송이었다. 이후 20여
개 언어로 번역되었으며 독일, 네덜란드, 영국 등에서 널리 사용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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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45년 채택된 웨스트민스터 예배모범에서는 ‘공적 금식’과 관련해 “회중
이 모이기 전에 각 가정과 개인은 그 엄숙한 일을 위하여 개인적으로 저희
의 마음을 예비하고 모이는 시간에 일찍 가도록 할 것이다. 그 날은 할 수 
있는 대로 종일을 회중이 그 의무에 맞는 감정을 불러일으킬 말씀을 읽고 설
교하고 시편 찬송을 하는 데 보낼 것이다”고 제시하고 있다. 

또한 ‘공적 감사일’과 관련해 “시편 찬송이 무엇보다도 기쁨과 감사를 표
현하는데 가장 적합한 규칙이므로 해당하는 시편이나 시편 여러 장을 그 목
적을 위하여 부르되, 당면한 문제에 적합한 하나님의 말씀을 읽기 전후에 
할 것이다”라고 제시하고 있다. 

나아가 예배모범의 ‘시편 찬송에 대하여’ 항목에서는 “하나님을 공적으
로 찬송하는 것은 그리스도인의 의무이다. 회중에서 함께, 또 개인적으로 가
정에서 시편을 찬송할 것이다. 시편을 찬송하는 데 있어서 목소리는 곡조에 
맞게 엄숙하게 낼 것이다. 그러나 제일 조심할 것은 이해를 가지고 마음에 
은혜를 가지고 주님께 노래를 해야 하는 것이다. 온 회중이 다 함께 불러야 
하므로 읽을 수 있는 
자는 다 시편 책을 가질 것이요 다른 사람들도 나이나 
다른 조건으로 불능이 되지 않는 한 읽는 법을 배우라고 권면할 것이다”라
고 제시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 또한 하나님을 찬송함에 있어 예배 찬송으로 시편 찬송을 드
린다는 것은 역사적 개혁교회의 신앙고백과 같은 연속선상에 서 있음을 확인
하는 방법이 될 것이다. 이처럼 명확한 교회의 찬송으로 시편 찬송가를 가지
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언제까지 근거를 알 수 없는 외국곡을 번역해 예배 찬
송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것은 하나님을 예배하는 교회 공동체로서 결코 바람
직한 일이라 할 수 없다. 

이제라도 한국교회는 개혁교회의 전통에 따른 시편 찬송으로 하나님을 경배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 시편 찬송을 제네바 교회에 도입했던 칼빈에 대한 
역사적, 신학적 조명과 더불어 한국교회의 예배 찬송에 합당한 시편 찬송가 
도입에 따른 모든 노력을 경주해야 할 것이다. 
예배 찬송의 개혁이 없는 개혁은 미완의 개혁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