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대통령의 자살’과 한국 기독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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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대통령의 자살’과 한국 기독교

자살은 어떤 경우라 할지라도 용납될 수 없다. 그에 대해서는 어떠한 이유
와 명분도 합리화되지 않는다. 당사자의 공과여부와는 완전히 별개의 문제이
다. 생전에 다른 사람에게 어떤 영향을 끼쳤는가 하는 것은 참작될 필요가 
없다. 설령 한평생 올곧은 삶을 살았다 치더라도 자살로 인생을 마무리 했다
면 결코 책임 있는 삶을 산 것으로 볼 수 없다.

가족과 이웃을 조금이라도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자살과 같은 극단적인 행동
을 하지 못한다. 자기로 말미암아 주변의 다른 사람들이 당하게 될 고통을 
무시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 행위는 전적으로 이기적인 판단에 기인한다. 
그러므로 타인의 자살을 용납하는 듯한 애매한 태도를 보이는 것은 반사회적
일 수밖에 없다. 

지난 5월 23일 전직 대통령이었던 분이 자신의 고향에서 자살한 것으로 발표
되었다. 그 이야기를 듣고 충격을 받지 않을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당사
자가 전임 대통령이었던 만큼 상당수 사람들은 그 
소식을 듣고 정치적인 감
정을 배경으로 대응하고 있다. 그에게 호감을 가졌던 사람들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 사이에 상당한 차이 나는 반응을 보이는 것이다. 

우리는 하나님의 복음을 아는 성도로서 그에 대해 객관적이고 냉철한 접근
을 해야 한다. 다른 사람들로 하여금 무분별한 동정심을 유발하게 하는 말
과 행위는 극히 조심해야 한다. 전임 대통령의 자살을 미화하려는 분위기는 
절대 금물이다. 하지만 그의 죽음이 마치 한 영웅의 서사시적 용기 있는 인
생 마무리라도 되는 양 해석하는 자들이 있다면 여간 심각한 문제가 아니
다. 

다수의 사람들은 오죽 괴로웠으면 그런 끔찍한 결단을 내리고 행동에 옮겼겠
느냐는 말을 하고 있다. 그러나 그런 식의 말을 쉽게 해서는 안 된다. 상상
을 초월하는 고통 가운데도 가족과 이웃을 기억하며 어려운 현실을 견뎌내
는 사람들은 우리 주변에 얼마든지 많다. 자신의 고통이 세상에서 가장 클 
것이라 생각하는 것은 아직 미성숙한 단계에 지나지 않는다. 

극한 혼란의 시대에 처해있는 하나님의 교회는 그에 대한 냉정한 해석을 해
야만 한다. 그런데 기독교계의 관련 논평들을 보
면 놀라지 않을 수 없다: 
“고인이 마지막까지 느꼈던 참담한 고통이 하나님의 사랑 안에서 치유되고 
영원한 평안을 누릴 수 있기를 기도한다”(기독교교회협의회). “故人께서
는 주님의 품안에서 고통 없이 쉬시기를 바란다”(기독교교회협의회 정의평
화위원회). “고인의 참담한 고통이 하나님의 사랑 안에서 치유되고 영원한 
평안을 누릴 수 있기를 기도한다”(한기총 총무).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가 없는 상태에서도 영원한 구원이 가능하다고 주장하
는 종교인들의 태도를 견제하지 않으면 안 된다. ‘하나님의 사랑 안에서 누
리는 영원한 평안’은 무엇이며, ‘주님의 품안에서 고통 없이 쉬는 것’은 
과연 무엇을 의미하는가? 자살한 사람에 대해 온정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도 
여간 위험하지 않은 터에 불신자에게 천국을 보장하는 듯한 기독교 단체들
의 배도행위는 교회의 근간을 뿌리 채 흔들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성장 중에 있는 다음 세대를 염두에 둔다면 자살은 무조건 나쁜 행동이라는 
사실을 분명히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자살한 사람에 대한 동정심을 불러일으
키며, 그런 온정적인 태도가 마치 사랑의 표현인 양 
분위기를 조성해서는 
안 된다. 자살은 하나님의 뜻에 역행하는 명백한 죄악이라는 사실을 가르쳐
야 한다. 성숙한 성도들은 직면한 현실을 무마하고자 하는 미시적 안목이 아
니라 거시적 안목을 가지고 세태를 읽을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정치인들은 스스로 생명을 끊은 전직 대통령에 대해 저마다 애도를 표하고 
있지만 그것은 겉치장일 뿐 속으로는 그 불행한 사건을 정략적으로 이용하
려 한다. 그런 자들은 그 파장이 저들의 정치적 행보에 어떤 영향을 끼칠 것
인가에 대해 골몰하여 분석하고 있다. 그 가운데는 상당수 기독교인들도 포
함되어 있을 것이 틀림없다. 

우리는 어떤 경우라 할지라도 자살이 무서운 죄악이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
다. 미성숙한 아이들에게 그 점을 분명히 가르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럼에
도 불구하고 세속화를 추구하며 감언이설을 내뱉고 있는 기독교 지도자들이 
그에 대한 본질이 아니라 현실에 치우친 무책임한 말과 행동을 보이고 있다
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우리는 자살한 사람에 대해 천국을 약속하는 듯한 애매한 태도를 보이며 하
나님의 교회를 어지럽히는 자들의 허망한 
교훈을 견제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