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의 신학적 입장을 따르자
개교회주의의 만연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개교회주의란 원인이 무엇이
든지 간에 그 일차적인 현상은 우리 교회만 잘 되면 그만이라는 것이다. 대
형교회가 이런 사고방식을 추진하면 이웃에 있는 중소형 교회들은 심각한 피
해를 본다.
그런데 이와 같은 일차적인 현상을 뚫고 들어가 보면 개교회주의에는 대체
로 교단이 견지하고 있는 신학적 입장을 무시하는 모습으로 나타난다. 안타
까운 일이지만 최근 들어 우리 교단에서도 신학적인 면에서나 목회적인 면에
서 교단의 입장을 중시하지 않는 이런 개교회주의적인 처사들을 어렵지 않
게 발견할 수 있다.
얼마 전에는 한 교회가 오순절의 성령세례 연속론에 근거하여 성령세례를 중
생 이후 사건으로 이해하면서 성령세례내주론을 주장하는 일로 말미암아 시
끌벅적했다. 또 어느 곳에서는 원죄와 타락에 관한 교리를 부인한다는 소리
가 들려 적지 않게 문제시된 적이 있었다. 또 어떤 교회에서는 여성안수 문
제가 불거져 나와 노회
가 수개월 째 진화작업을 하느라고 어수선한 분위기
에 있다고 한다.
이런 일련의 사건들은 우연이 아닐 것이다. 이것은 목회와 관련되든, 신학
과 관련되든 교단 안에 개교회주의가 점차 확산되고 있다는 우려의 증거이
다.
지난 달 알파 컨퍼런스에서 참석자들에게 나누어준 신문에 보면 우리 교단
소속 가운데 한 분이 쓴 추천사를 보면 마치 우리 교단이 지난 총회에서 알
파코스를 공식적으로 받아들인 것 같은 인상을 불러일으키게 한다.
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지난 총회에서는 알파코스에 대해 예의 주시하
기로 한 바 있다. 개인적인 발언이야 어떻든지 간에 교단과 관련된 언급은
개인적인 입장이라 할지라도 신중해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교단의 정
체성에 상당한 혼란을 야기하기 때문이다.
총회 산하의 모든 교회는 교단이 가지고 있는 입장을 항상 분명하게 인식하
고 따라야 한다. 교단의 신학적 입장을 무시하는 처사는 교단을 해체시키는
위험한 일이 될 가능성이 높을 뿐 아니라, 결국에는 개교회가 아무런 보호
도 받지 못하는 치명적인 어려움에 봉착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