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악스러운 교황청의 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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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악스러운 교황청의 발언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카톨릭의 우월성을 강조하고 기독교의 다른 종파를 비
판하는 교황청 문서의 공표를 승인해 논란이 일고 있다. 교황청 신앙교리 상
임위원회가 지난 10일 발표한 “교회에 대한 교리의 일부 측면에 관한 몇 가
지 물음들에 대한 답변” 제하의 문서에서 “예수 그리스도는 지구상에 단 
하나의 교회만을 세웠고 그 교회는 카톨릭으로 남아 있다”며 다른 종파는 
“정확한 의미에서 교회라고 불릴 수 없다”고 주장했다. 

특히 교황의 존재 혹은 권위를 인정하지 않고, 성찬 성례에 대한 카톨릭의 
교리를 따르지 않는다고 하며 개신교를 비롯한 기독교 타 종파들을 ‘진정
한 교회로 부를 수 없고 결함이 있다’는 주장은 지나친 독선과 독단적 발언
이 아닐 수 없다. 이것은 카톨릭만이 지상의 유일한 교회라고 주장하는 것으
로 종교와 종파간의 분쟁이 이데올로기 대립보다 더 처참한 결과를 가져왔
던 역사적 증거들을 돌이켜 볼 때 개신교에 대한 선전 포고와 다를 바 없다.
무엇보다 이 문
서는 1962년 제2차 바티칸공의회에서 논의된 기독교 각 종파
간의 관계에 대한 “잘못된” 해석과 “오해”를 바로잡기 위한 것이라고 밝
히고 있다는 것은 카톨릭이 앞장서서 보였던 지난 40여 년 간 종교와 종파간
의 대화와 화해의 움직임들이 전적으로 개신교를 비롯한 타종파들을 농락하
기 위한 속셈임을 드러낸 것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이것은 순전히 카톨릭
의 우월성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역사의 흐름을 되돌리겠다는 무모한 발상
이다.

‘교회의 진정성’은 교황이나 한 종파가 판단할 성격의 문제가 아니다. 또
한 교황에게 그러한 권한이 주어지지도 않았다. 한 종파의 수장인 교황이 카
톨릭의 교리에 근거하여 편협한 시각을 가지고 ‘카톨릭만이 진정한 교회
다’고 주장하고 이것을 공개적으로 발표한다는 것은 역사적인 기독교를 분
열시키기 위한 술책에 지나지 않는다.
과거 카톨릭은 자신의 양심에 따라 신앙의 자유를 선언한 개신교인들을 박해
하고 수많은 신자들을 처형했던 사건들에 대해 일말의 회개와 사과를 표명하
지 못할지언정, 교황의 권위를 인정하지 않으면 교회라 할 수 없다는 따위
의 주장은 카톨릭이야
말로 종교적 독단과 독선에 빠져 있다는 사실을 증명
할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