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정신에 힘 모아야
자기 자신과 한국교회의 개혁을 외치며 개혁 의지를 불태우면서 총신 교정
을 떠나온 지 벌써 27년이 되어 간다. 새로운 보금자리에서 하나님의 절대
주권과 은혜 그리고 성경을 배우면서 눈물로 밤을 지새우고 피를 토하던 영
적 선배들과 함께 했던 시절이 있었다.
채플 시간마다 나약한 존재이지만 하나님을 위하여 그리고 거룩한 하나님의
교회를 위하여 한 목숨 바치겠다고 결단한 적도 한두 번이 아니다. 그 결심
으로 졸업 후 섬기는 교회를 위해 그리고 교단의 각종 행사와 모임이 있을
때마다 최선을 다하는 목회자들이 지금도 적지 않다.
그런데 지금 신학교들은 어떤가? 성령의 은혜로 사람을 사로잡는 것이 아니
라 제도로 사람을 묶어 보려고 한다. 엄격한 훈련 과정을 도입하는 것도 좋
은 것 같지만 과거의 은혜 없던 총신의 전철을 다시 밟고 있는 것은 아닌지
심히 염려가 된다.
개혁은 자신으로부터 혹은 회개하면서 시작되고 기도로 시작해야 한다. 이것
은 경험적으로나
교회사적으로 볼 때 이미 검증된 사실이다. 먼저 자기 자신
이 하나님 앞에서 가슴을 치는 시간이 있을 때 좋은 목회자가 될 수 있다.
지금의 신학교들을 볼 때 너무나 아쉬움이 많이 있다. 가장 큰 아쉬움은 인
물난이라고 말할 수 있다. 사람은 많은데 열정적이고 헌신적인 하나님의 사
람을 만나 보기가 어렵다. 공의를 세우고 공법이 물 같이 흐르는 학교를 만
들기보다는 자기의 명예와 이권에 더 관심을 갖거나 자리에 연연하는 것처
럼 보이는 이들도 눈에 띠고 있다.
자기 공로를 앞세우는 사람도 있다. 그들은 신학교보다 교단이 늦게 구성되
었고 신학교가 먼저 출발했기 때문에 교단은 신학교 직영 문제를 말할 수 없
다고 주장한다. 또한 소속된 연구 기관이나 조직을 자기 개인 소유인 것처
럼 좌지우지하는 이들도 있다. 그러다 보니 각종 회의 때면 크고 작은 소리
가 나고 있다. 소리가 문제가 아니라 은혜가 문제이다.
교단 초창기에는 부정직이나 불의를 용납하지 않았다. 교단의 모든 모임이
눈망울처럼 맑고 투명했다. 그래서 성령께서 강하게 그리고 크게 역사하셨
다. 교단이 모일 때도 그랬고 신학교의 각종 회의나 모임도 그랬
다. 그런데
작금의 현실은 어떠한가? 자기 주머니 채우기에 바쁜 모습으로 전락해 가는
양상이다.
이제 다시 힘을 모을 때다. 교단을 위하여 힘을 모으고 신학교를 위하여 힘
을 모을 때다. 개인주의적 발상은 교단 발전에 저해 요소로 나타나기 마련이
다. 자신도 죽고 다른 사람도 죽이는 극약과 다를 바 없다. 이번 부활절을
기점으로 심기일전하여 우리의 힘을 모으는 개혁정신이 되살아나기를 바란
다.
권리보다 앞서는 책임과 의무
가끔 신문에 게재된 원고나 기사를 누가 썼느냐에 관심을 가진다. 아마 따지
고 싶어서 그런 모양이다. 그러나 누가 썼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내
용이 사실인가 아닌가가 더 중요하다.
반면에 ‘말하는 권리를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어 각종 회의 때마다 발언
을 많이 하는 사람들도 있다. 자기에게 발언권이 있고 선거권도 있고 피선거
권도 있으며 결의권도 있다는 것을 자랑이라도 하는 것처럼 보이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인지 총회나 각종 회의 때마다 발언을 도맡아 놓고 하는 이들
이 있는 것같다.
그렇지만 회원에게는 의무와 책임도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회원으
로
서 자기가 해야 할 일과 감당해야 할 일이 있다. 누구나 권리만 있는 것이
아니라 그에 따른 책임과 의무도 있기 마련이다.
어떤 분이 이런 말을 했다. “왜 그 교회는 우리 교단에 있는지 모르겠
다.” 아마도 교단과 총회에 대하여 아무런 의무나 책임을 다하지 않으면서
자기 독자적으로 지교회를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하는 불만일 것이다.
여기에 심각히 고려할 내용이 있다. 그것은 일종의 무질서가 아니겠는가? 마
치 자기들은 교단 위에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교단은 떠나고 싶으면 언제나 떠나고 들어오고 싶으면 언제든지 들어오는 것
이 아니다. 어떤 회원이 표현하듯 슈퍼 목사에 슈퍼 교회가 있다는 것은 결
코 용납되어선 안 된다. 우리 교단 안에서는 결코 초법적인 성격을 가진 회
원이나 교회가 없기를 바란다.
그뿐 아니다. 총회 때 발언 많이 하신 분들은 총회 결정에 순종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 발언이 권리 주장이었다면 총회가 결의한 바대로 교단을 위해 헌
신하고 헌금하는 것은 의무와 책임이다. 교단을 사랑해서 발언을 많이 했다
면 의무와 책임 또한 잘 감당해야 할 것이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