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는 주님의 다스리심이 나타나야 한다
박형택 목사_화평교회
교회는 하나님나라의 노른자위와 같다. 교회를 통하여 하나님나라가 어떤 모
습으로 나타나야 하는지 가장 잘 보여주는 실체가 되어야 한다고 믿는다. 주
님께서 베드로의 신앙고백을 통하여 “내가 이 반석 위에 내 교회를 세우리
니 음부의 권세가 결단코 이기지 못하리라” 하시며 오순절 성령강림을 기점
으로 교회를 세우셨다.
주님께서 늘 선포하신 것은 바로 하나님의 나라였다. 하나님나라를 선포하시
고 하나님의 나라를 가르치셨다. 그리고 승천하시고 교회를 세우신 것이다.
그것은 교회가 하나님의 나라를 가장 잘 나타내는 도구로 사용하셨다는 것
을 의미한다. 초대교회의 모습(communio sanctorum)을 보면서 세상의 사람들
은 자기들과 다른 어떤 모습 곧 천국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안디옥교회에
서 처음으로 그리스도인이라는 명칭을 얻은 것은 비하를 의미하는 부끄러움
의 명칭이 아니라 놀랍고 신기한 구별의 명칭이라고 생
각된다.
따라서 교회는 하나님나라의 모습이 보여야 하고 하나님의 임재와 영광이 나
타나는 자리가 되어야 하며, 교회는 하나님의 다스리심이 있고 하나님의 뜻
이 실현되는 현장이 되어야 한다고 믿는다. 교회를 통하여 복음이 선포되고
모든 진리가 하나님의 진리임을 드러내는 통로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된다.
하나님의 말씀이 살아 역사하여 모든 질서가 세워지고 모든 성도들이 하나님
의 말씀을 믿음으로 순종하여 삶의 현장에서 역사하시는 하나님을 간증하는
즐거움이 있어야 진정한 교회요 아름다운 교회라고 생각된다. 데살로니가교
회처럼 믿음의 역사가 있고 사랑의 수고가 있고 소망의 인내가 있어야 참다
운 교회라 믿는다.
그런데 오늘 교회의 현실을 보면 가슴이 미여진다. 그리스도를 나의 주로 고
백하며 부름 받은 자들의 공동체로서 교회는 그 사명을 감당하지 못하고 있
다. 거기에 주님의 몸에 대한 인식도 없으며 몸이 찢겨지는 것에 대하여 관
심도 없다. 교회를 다스리시는 주님이 주인이 아니라 사람이 주인이 되고 하
나님의 뜻을 행하고 의의 길을 따르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권모술수와 계략
이 판을 치고 하
나님의 의는 모습을 감추고 어두운 모습들이 너무 많다.
처음 주님을 믿고 순수한 마음으로 교회를 찾은 수많은 사람들이 먼저 믿는
사람들에 의해 상처를 받고 실족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교회의 직분자들의
모습을 보며 신앙의 갈등으로 넘어지는 경우가 많다. 왜 먼저 믿는 자들을
바라보며 은혜를 받고 본을 삼아야 될텐데 실족하는 것일까? 그것은 먼저 믿
는 사람들이 믿음으로 행치아니하고 믿음으로 살지 않기 때문이다.
먼저 믿는 사람들이 삶 가운데서 하나님의 뜻을 찾고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바른 길을 좇아간다면 믿음이 약한 성도들이 상처를 받을 리 만무하다. 먼
저 믿는 성도들의 삶 가운데서 하나님도 믿음도 보이지 않고 오직 인간적인
방법과 수단이 지배하고 있고 육체의 일을 따라 행하고 있는 것을 보이기 때
문이다.
오늘의 교회가 왜 이러한 모습으로 변질되어 가고 있을까? 먼저는 교회가 하
나님을 믿는 일보다 교회에서 하는 일에 중점을 두고 성도들을 가르쳐왔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하나님이 누구신지, 무엇을 원하는 분이신지, 어떻게 하
는 것이 하나님의 뜻을 이루는 것인지 알고 배우기 전에 교회에
서 봉사하고
헌신하는 것부터 가르쳤기 때문에 교회에서 봉사하는 것은 알아도 하나님의
보좌의 기초가 의와 공의인 것을 깨닫지 못하고 목적을 위해서는 인간의 권
모와 술수를 세상에서 행한 대로 다 행한다는 데 문제가 있다고 본다.
다음으로는 믿음의 현장이 없다는 것이다. 믿음은 교회에서 필요한 것이 아
니라 삶의 현장에서 필요한 것이다. 교회에서는 누구든지 천사처럼 행동할
수 있고 봉사할 수도 있다. 그러나 자신의 삶의 현장에서 하나님과 동행하
며 하나님의 응답을 받고 하나님의 영광을 나타내며 그분의 뜻을 이루지 못
하고, 교회에 와서만 하나님을 찾고 구하는 율법주의적, 바리새인적인 신앙
생활을 하기 때문이라 여겨진다.
마지막으로 믿음의 우선순위가 바뀌어 있다는 것이다. 우리가 주님을 믿는
것은 주님께 나의 모든 것을 맡기고 순종한다는 의미이다. 내가 먼저가 아니
고 주님이 먼저이며 내가 원하는 것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주님이 원하는
것을 추구하며 내 뜻을 따라 사는 것이 아니라 주님의 뜻을 따라 사는 것이
믿음의 진수이다. 그러나 주님을 믿으면서도 전혀 우선순위가 바뀌어지지 않
으면
진실로 하나님을 믿는 것이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믿음을 오해하는데 하나님의 존재, 주님의 존재를 인정하는
것이 믿음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러한 믿음은 귀신도 믿는 믿음이다. 참
된 믿음은 주님을 나의 구주요 주인이요 왕으로 영접하는 것이다. 교회가 교
회답지 못할 때 주님의 임재와 다스리심은 나타나기 어렵다.
교회의 본 모습을 찾는 운동이 계속 일어나서 하나님의 교회에서 살아 계신
하나님의 현현(theophany)이 우리 모든 교회 위에 있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