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대의 교회가 서 있어야 할 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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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대의 교회가 서 있어야 할 위치

송영찬 국장

최근 몇년 사이 교회들이 세상일에 깊은 관심을 표명하는 일들이 많아졌다. 대 사회 활
동이 많아졌다는 것은 그만큼 교회의 힘이 강해진 이유도 있을 것이다. 특히 대형화된 
교회들이 많아짐으로써 이제 교회도 어엿하게 사회의 한 일원으로서 자신의 목소리를 드
높이는 위치에 서게 되었다는 점도 한 몫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교회가 사회를 향
해 목소리를 높임에 있어 정작 교회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서 점차 망각하고 있지 않는
가 하는 우려를 지울 수 없다. 

잘 알고 있는 것처럼 교회는 죄 있는 사람들이 멸망 받을 수밖에 없음과 그에 대한 구원
의 방편을 전하기 위해 존재한다. 죄인들이 중생하고 하나님 나라의 내용을 깨달아서 자
기들의 실생활을 통해 하나님 나라를 구현하는 데 교회의 궁극적인 목적이 있는 것이
다. 

세상 사람들은 현실에 대하여 불안해하고 좀더 안락한 생활을 즐기려 하는 경향이 있
다. 그래서 교회가 자신의 정체성을 분
명히 해 두지 않으면 교회 본연의 일보다는 사람
들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방법에 더 깊은 관심을 가지게 되고, 그 결과 교회는 그 본질
에 대해 등한시하게 되는 것이다. 이는 결국 교회의 배교 현상으로 발전되는 가장 근본
적인 요소이다. 

이미 많은 교회들이 이 세상에서 복을 받고 행복하게 사는 비결을 교회의 중요한 가르침
으로 여겨 오고 있다는 것은 매우 심각한 현상이 아닐 수 없다. 사실, 교회가 이 세상에
서 행복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는 것이 그다지 잘못된 일이라고는 할 수 없
다. 이는 불신자들뿐 아니라 성도들에게도 초미의 관심사이다. 그렇다 할지라도 교회가 
이 문제에 대한 해답을 제시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지난 역사가 말해주는 것처럼 사람
들의 욕구를 완전히 채워줄 대책은 없다. 수많은 사상가들이 혹은 학자들이 이 문제를 
연구해 왔지만 그 어떤 이론도 사람들에게 근본적인 행복을 가져다 주지 못했다. 오히
려 부와 행복에 대한 갈증은 소금물로 목마름을 해소하려는 것과 같이 오히려 더 깊은 
갈증만 일으킬 뿐이다.

정작 위험한 요소는 교회가 사람들에게 정치적, 경제적 만족감을 줄 수 있다
고 자신하
고 사회에 참여하는 데서 찾아 볼 수 있다. 이 세상에서는 그 누구도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역사적 증거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교회에게는 어떤 해답이 있는 것처럼 보인
다는 것은 결국 사람들을 기만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이런 결과는 사탄으로 하여
금 교회들의 잘못된 성향을 역이용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 뿐이다. 사탄은 교회들로 하
여금 하나님의 나라나 혹은 장래의 일에 대하여 관심을 갖지 않게 하고 이 세상의 복리
나 정치, 경제적인 일에 대해 매진하도록 유혹할 것이기 때문이다.

교회가 죄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저버리고 육신의 행복을 추구하는 일에 몰두
하기 시작하면 더이상 교회로서의 능력을 상실하고 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교회가 죄
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존재하지 않고 다른 어떤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이유나 목적
을 위해 존재한다면 그것은 더이상 교회가 아니라 하나의 이익을 추구하는 집단에 불과
한 것이다. 

오늘날 소위 해방신학이나 민중신학이 주장하는 것처럼 예수는 모든 인간의 문제를 해결
하는 메시아이며 해방자라고 하는 생각은 교회를 배교하게 하는 가장 쉬운 
길이다. 물질
적이거나 경제적이거나 정치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교회가 존재한다고 생각하는 바
로 그것이 문제이다.

예수님은 우리들의 죄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오셨다. 우리들이 영원히 헤어나올 수 없
는 근본적인 죄의 오염 및 책무에 대한 문제를 해결함으로써 죽음으로부터 자유를 얻게 
하기 위해 오신 것이다. 그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가난하고 병들고 억눌린 자들에게 부
와 위로와 자유를 주기 위해 오신 것처럼 오도해서는 안 된다. 오히려 인간이 빠져 있
는 죄로부터 근본적으로 자유롭게 될 때에 그러한 문제들은 자연스럽게 해결될 수 있
다. 

그렇다면 우리 세대에 있어야 할 교회의 성격은 더 분명하게 된다. 교회는 먼저 감당하
기 힘든 시련과 환난 가운데서도 신앙의 정조를 잃지 않고 의로운 그리스도의 군병으로
서 불법의 세력과 싸우는 용병(勇兵)이 되어야 한다. 그리고 교회가 어떤 환난과 핍박에
서라도 견디고 승리하기 위해서 신앙의 순수함과 순결함을 강력하게 지켜나가지 않으면 
안 된다. 아울러 이러한 신앙은 다음 세대의 교회에게 물려주어야 할 유산이다. 다음 세
대의 교회가 교회로서의 자태를 바
로 드러내고 의로운 싸움에서 승리하게 하기 위해서 
더욱 그리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 우리는 개혁교회 사상의 뿌리가 되는 역사적인 신조들과 신앙고백서들에 대
해 깊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 안타깝게도 지금 한국 교회는 이런 일에 매우 등한시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최근에 한국 교회를 휩쓸고 있는 영성(靈性) 운동이라든지 ‘열린 
예배’ 등과 같은 외형적인 예배 형식이 난무하고 있는 것도 따지고 보면 개혁사상의 뿌
리가 그만큼 연약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