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의 사회 참여와 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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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의 사회 참여와 책임

송영찬 국장

최근 우리 사회는 한국 교회를 향하여 사회적 책임을 다할 것을 요구하고 있
다. 이것은 우리 사회가 지난 선교 100년 동안 한국 교회가 우리나라 근대화
에 적지 않은 영향력을 발휘해 왔다는 점을 높이사고 있으며 최근 급속하게 
해체되고 있는 우리 사회의 심리적, 도덕적 해이에 대한 대안으로 교회의 사
회 참여를 절실히 바라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고무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반면에 일부 한국 교회 및 단체들은 교회의 사회 참여를 정치적인 것으로 해
석하고 물리적인 힘을 동원함으로써 대 사회에 대한 목소리를 높이려는 경향
을 보이고 있다. 이 운동을 주장하는 이들은 교회가 과거 5-6 공화국 시절 민
주화 운동에 참여하였다는 예를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이제 바야흐로 세계는 냉전 이데올로기 시대를 마감하고 새롭게 국가
민족주의와 종교적 다원주의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냉전 
시대의 유물인 이데올로기에 근거한 교회의 사회 참여를 주장한다는 
것은 설
득력이 떨어진다. 그렇다면 교회의 사회 참여와 그 책임에 대해 우리는 무엇
을 주장해야 할 것인가? 

교회와 관련된 성경의 가르침에서 빠뜨릴 수 없는 개념은 ‘그리스도 안에서 
한 몸'(롬 12:5)이라는 사상이다. 이 사상은 성경적 교회론에서 주도적인 신
학적 이미지이기도 하다. 또한 이 사상은 교회를 하나의 민족 국가를 상징하
는 정치체제로 이해하게 만든다. 교회는 지리적인 장소나 정치적 연대가 아
닌 그리스도에 대한 공통의 충성과 맹세, 특히 세례 및 그리스도의 몸을 상징
하는 성례전에 참여함으로써 가시적으로 표현되는 일종의 국가인 것이다.

여기에서 발전된 개념이 은사의 다양성이다. 은사의 다양성은 곧 직분의 다양
성(롬 12:5)이며 사역의 다양성(롬 12:6)을 의미한다. 그리고 이 은사는 전체
를 유익하게 하기 위한 성령의 나타나심(롬 12:7)이다. 이런 점에서 은사
는 ‘신령한 것’이며 성령에 속한 것이다. 또한 은사가 은혜로 주는 행위의 결
과를 의미한다는 점에서 은사는 하나님의 은혜로운 행위이기도 하다. 
그리스도의 몸으로 일컬어지는 교회는 한 성령으로 세례를 받아 한 몸을 이루

n는 것으로 정의된다. 마찬가지로 교회에 대한 다양한 사상들 즉 하나님의 회
중으로서의 교회, 그리스도의 몸으로서의 교회 등의 개념들은 공동체에서 만
날 수 있고 몸을 입은 채 구원받을 수 있는 구체적인 사람에 관한 신학적 윤
리관에 얼마나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가를 가름하게 만든다.

따라서 하나님의 자비하심에 의해 형성된 교회 공동체가 마음이 새롭게 되어 
하나님의 뜻을 분별하게 될 때 그들이 속해 있는 모든 관계에는 새로운 변화
가 나타난다. 그것은 먼저 하나님께 산 제사로 드리는 것이며, 그리스도 안에
서 한 몸을 이룬다는 새로운 자아상을 개발하는 것이며, 그 특성으로 서로 사
랑을 성취해 나가는 것이다. 

이 사상에 근거하여 성경은 교회가 세상과의 관계에서 새롭게 나타내어야 할 
것으로 ‘평화’를 제시한다. “할 수 있거든 너희로서는 모든 사람으로 더불어 
평화하라”(롬 12:18)는 말씀은 교회 공동체로가 하나님으로부터 오는 은혜의 
능력을 온 땅에 펼치는 것으로 성취된다. 

그러나 평화는 ‘이 세상’과 동화되는 것으로 성취되는 것이 아니다. 이 사실
은 교회를 향해 “너희는 
이 세대를 본받지 말고 오직 마음을 새롭게 함으로 
변화를 받아 하나님의 선하시고 기뻐하시고 온전하신 뜻이 무엇인지 분별하도
록 하라”(롬 12:2)라고 제시한 말슴 속에서 확인된다.

따라서 새 실서의 세계와 옛 질서의 세계 속에 동시에 존재하고 있는 교회가 
하나님의 은혜의 능력을 발휘함으로써 나타내어야 할 것은 바로 ‘평화’인 것
이다. 왜냐하면 ‘새 이스라엘’은 하나님의 은혜로운 구원과 하나님의 언약 안
에서 자신들의 삶을 경영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나님은 옛 이스라엘에게 요구
하셨던 것처럼 여전히 ‘새 이스라엘’에게도 ‘제사장의 나라’로서 그리고 ‘거
룩한 나라’로서 이 세상에 존재하기를 요구하신다(출 19:3-6).

‘교회’는 이 땅에 화해와 평화의 사도로 존재하는 것이며 이 사명을 수행함으
로써 온 땅에 하나님의 통치를 구현해 내어야 한다. 왜냐하면 그들이 하나님
과 원수 되었을 때 그리스도의 의로우신 피로 말미암아 하나님과 화목되었기 
때문이다(롬 5:9-10).

성경은 이 세상이 비록 죄의 능력 아래 있다 할지라도 그것들은 한결같이 하
나님께서 행하신 창조의 한 
부분임을 일깨우고 있다. 이 사회는 선과 악을 분
별할 수 있는 능력이 상실되었다. 반면에 교회는 선과 악을 바르게 분별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이것이 교회가 하나님으로부터 받은 은혜이다. 
그러므로 교회는 세속 사회를 향해 진정한 선을 지속적으로 증거해야 하며 자
신들의 삶을 통하여 하나님의 은혜를 드러내야 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교
회의 사회 참여이며 세속 사회에 대한 교회의 책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