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방선교에서 명심해야 할 일

0
13

북방선교에서 명심해야 할 일

김영재 교수

세계 각처에 무려 8천명이나 되는 선교사를 보내고 있는 한국은 선교사를 가
장 많이 보내고 있는 나라의 하나로 손꼽히게 되었다. 복음을 위하여 몸을 아
끼지 않고 열심히 뛰며 헌신하는 우리의 선교사들에게 경의와 치하를 보낸
다. 그들을 세우시고 붙으시며 힘주시고 위로하시는 하나님께서 그들을 보내
고 기도와 물질로 후원하는 교회와 선교 단체 혹은 성도들에게도 같은 은총
이 내리시기 기원한다.

그런데 선교를 더 효율적으로 더 옳은 방향으로 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로 
시정하고 개선해야 할 점이 많은 줄 안다. 한국 교회의 분열을 배경으로 하
고 있는 한국 선교사들간의 불일치와 불필요한 경쟁으로 인한 인력과 선교비
의 낭비, 후원하는 교회들의 개교회의 경향으로 인한 무원칙한 선교 정책 및 
방법 등 한국 교회의 선교는 많은 문제들을 노출하고 있다. 이러한 취약점이 
북방선교에서 가장 많이 드러나고 있다. 

북방은 세계의 다른 지역과는 달리 우리 교회가 더 많은 관심
을 가진 곳이
다. 인구가 많고 지역이 넓은 뿐 아니라 거기에는 우리 한민족의 유민들이 정
착해서 살고 있기 때문이다. 간도에는 옛날부터 우리 민족이 살던 곳이지만 
나라를 잃었을 때 간도와 연해주로 많은 동포들이 이주해 갔다. 그리고 거기
서 많은 이들이 러시아의 서방 구 소련의 여러 나라로 강제 이주를 당해 살
게 된 것이다. 조선족으로 혹은 고려인으로 불리는 이들이다. 그래서 아마도 
한국교회는 북방선교에 유달리 더 애착을 가지는 것인 줄 안다. 조선족이 많
이 사는 연변에 과학 기술 대학이 서고, 선교에 뜻을 둔 많은 전문인력들이 
그곳에서 봉사하는 것도 다른 지역보다 더 많은 관심을 쏟는다는 한 예이다. 

북방선교의 경우 동족의 낙후된 생활에 더 많은 동정심을 갖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래서인지 러시아의 큰 도시에서는 한국 선교사들이 교회를 개척해
서 소위 빵을 나누어주는 것을 겸하는 바람에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어 큰 교
회를 이루었으나, 선교 교회들이 경쟁하는 바람에 교회가 좋은 인상을 심어주
지 못했을 뿐 아니라 물질적인 도움이 부실해지자 많은 사람들이 교회를 떠났
다는 얘기를 듣는다. 현지
의 선교사들은 시행착오의 씁씁한 경험을 안고 꺼
진 장작불을 다시 지피듯 새로 시작한다는 자세로 일을 한다고 말한다. 

한국에 온 초기의 선교사들이 따른 선교 방법이 소위 네비우스 선교 방법임
을 우리는 상기한다. 선교지의 교회가 자립으로 정치하며 경영하고 전도하게 
한다는 것이었다. 한국교회가 속히 자립하고 성장할 뿐 아니라 전도하는 교회
가 된 것이 그러한 선교 방법과 정책에 힘입은 바가 크다는 사실을 누구나 
다 인정한다. 한국에 온 선교사들은 병원을 짓고 학교를 세우는 일과 구제기
관을 세우고 운영하는 일에는 선교비를 사용했으나 교회를 짓는 일이나 경영
하는 일에는 최소한으로 지출하여 교회로 하여금 스스로 하게 하였다. 

이러한 정책과 방법은 오늘에도 변함없이 주효함이 드러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교회의 목회자들은 교회를 지어주는 일에 돈을 즐겨 쓰려고 한
다. 예배당 건축이 가장 동정과 공감을 사는 것은 어떤 이유에서일까? 그간
에 구제 봉사나 기독교 문화 창달에는 관심 없이 오직 교회 성장에만 전념하
여 큰 교회를 이루고 큰 교회당을 짓는 것을 지상의 과제로 삼았던 큰 교회

의 목회자들이 선교지에서도 교회를 크게 짓는 것이 지상의 과제로 삼았던 
큰 교회의 목회자들이 선교지에서도 교회를 크게 짓는 일을 가장 귀하게 생각
되어서 그런 것 같다. 그것은 또한 기념비적이며 가시적인 프로젝트로서는 가
장 손쉽게 달성할 수 있는 것이기도 하다. 조선족 선교의 경우 현지의 사정
을 잘 알고 있는 선교사들을 제쳐두고 후원하는 교회의 목회자나 독지가들이 
언어 소통이 자유로우므로 직접 현지인들과 접촉하여 일을 결정하기가 일 수
라고 한다. 그래서 선교비를 들고 쓸 곳을 찾는 한국의 큰 교회의 목회자들
이 순회하는 곳에는 현지의 브로커들이 틈을 타며 그 돈을 따낼 구실을 댄다
는 것이다. 그래서 사기를 당하기도 하여 선교비를 막대하게 낭비한다는 것이
다.

현지 선교를 위하여 목회자들이 선교비를 들고 다닐 정도로 여유가 있다면 서
로가 협력하여 보다 거시적이며 장기적인 선교를 위하여 투자해야 할 것이
다. 현지인들의 교육과 생활향상을 위하여 학교를 짓고 인재를 양성하며 병원
과 복지시설을 짓고 운영하도록 해야한다. 오늘날도 선교 현지에서 병원 전도
를 통하여 사람들은 가장 복음을 잘 받
아들인다고 한다. 예배당을 짓는 일은 
현지인들로 하여금 하도록 하여 하나님의 도우심을 체험하게 할 뿐 아니라 보
람과 자신감을 갖게 하고 예배당과 교회에 대한 애착을 갖게 해야 할 것이
다. 이런 모든 일에 목회자나 교회 대표들이 현재에 가 직접 개입하는 것은 
파견한 선교사들의 교유의 권한 과업을 박탈하는 일이요 무질서를 범하는 일
임을 명심하도록 감히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