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의 장묘 문화, 부활 신앙 증거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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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의 장묘 문화, 부활 신앙 증거해야

송영찬 목사 

최근 정부의 장묘(葬墓) 문화 개선 정책에 따라 화장(火葬)이 급속토록 확산
되고 있다 한다. 그동안 매장(埋葬) 위주의 장묘 문화에 커다란 변화가 발생
한 것이다. 이와 더불어 교회 안에서도 장묘 문화에 큰 변화가 일고 있다. 
1998년 12월에는 기독교 화장 장려 운동 본부가 발족하여 매장이나 화장은 본
질적 문제가 아니며 화장과 부활은 무관한 것으로 전제하고 의식 있는 교회
가 화장 장려 운동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고 한
다. 

화장을 장려하는 사회 분위기와 함께 매장에서 화장으로 변화하고 있는 교회 
장묘 문화는 오랫동안 답습되었던 장례 문화의 문제점을 개선한다는 점에서 
상당히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특히 대학병원 등에서 연구용으로 수입되는 시
신(屍身)을 대체한다는 명분을 앞세워 상당수의 교회들이 시신 기증 운동에 
동참하고 있어 이 경우 화장은 자연스런 선택이 되어 버렸다. 또한 비좁은 국
토의 환경적 요인을 앞세
워 매장보다는 화장을 권장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는 것도 화장을 부추기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그러나 교회의 장묘 문화는 시신을 어떻게 처리하느냐 하는 것으로 끝나는 것
이 아니다. 왜냐하면 교회의 장묘 문화는 곧 기독교의 부활(復活) 신앙을 증
거하는 것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물론 화장이라고 해서 결코 부활 신앙을 포
기하는 것은 아니다. 전염병이나 전시와 같은 부득이한 경우에는 일일이 매장
을 할 수 없을 것이다. 또한 단순히 경제적인 여건만으로도 매장을 할 수 없
는 경우도 있다. 때문에 화장과 부활 신앙을 연계시킨다는 것은 그다지 큰 의
미는 없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시신이 흙으로 돌아가 몸을 땅에 심는 매장 문
화가 조금이나마 부활에 대한 증거를 보여줄 수 있다면 교회는 후자를 선택해
야 할 것이다.

정부에서도 화장 일변도의 정책에서 벗어나 ‘묘지법’을 개선해 2001년부터
는 시한부 매장제를 도입한 것은 교회의 장묘 문화 개선에 큰 도움이 될 것으
로 보인다. 여기에는 개인 묘지 면적을 축소한 것과 15년씩 세 차례까지 연장
할 수 있으나 그 후에는 반드시 납골당으로 옮기도록 한다는 요지
를 담고 있
다. 

기독교에서 죽은 자를 위한 제사는 없다. 그러나 죽은 자가 부활해서 다시 만
나게 될 것을 소망하는 부활 신앙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죽은자를 기억하고 
때로는 그들과 다시 만날 것을 확인하는 부활에 대한 소망을 교회는 권장해
야 할 것이다.

여기에는 두 가지 큰 유익이 있다. 하나는 살아 있는 우리에게 부활의 소망
을 가지게 한다는 것이다. 또 하나는 후손들에게 부활 신앙을 심어 줌으로서 
교회의 회원으로서의 영속성을 확인시켜 준다는 것이다. 이러한 부활 신앙을 
근거로 우리 자신과 후손들의 삶에 새로운 삶의 기준을 제시할 수 있다는 것
이다. 부활 신앙이 없다면 현세의 삶으로 만족하고 말 것이다. 이로 인하여 
죽음 이후의 세계를 무시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각종 비리와 부조리를 통해
서라도 현세의 안정과 행복만을 추구하게 될 것이다. 도저히 용납될 수 없는 
일들을 아무런 죄의식 없이 저지를 수 있는 것도 부활 신앙이 없기 때문이 아
니겠는가?

부활 신앙은 교회의 기틀을 세우는 기본이다. 교회가 안식일이 아닌 주일에 
공예배로 모이는 것 역시 부활하신 주님을 기념하기 위함이
다. 따라서 교회
가 주일에 예배를 드리는 그 기초에는 부활하신 주님에 대한 신앙을 고백하
는 것이기도 하다. 마찬가지로 매주일 우리가 모여 공예배를 드림에 있어서 
무엇보다도 주님의 부활을 기념할 뿐 아니라 우리 역시 주와 같이 부활할 것
에 대한 신앙이 고백되어야 한다. 나아가 이러한 부활 신앙을 근거로 우리의 
모든 삶이 유지되어야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교회의 매장 문화 역시 그리스도의 부활과 성도들의 부활을 고백하
는 숭한한 정신을 담고 있어야 한다. 한 성도의 삶을 마감하는 중요한 순간
에 그가 다시 부활할 것에 대한 신앙을 고백하고 또한 그 사실을 온 교회가 
함께 소망하는 장묘 문화야 말로 이 시대에 하나의 의로운 증표로 남아 있게 
될 것이다. 장묘 문화가 부활을 적극적으로 드러낼 때에 남아 있는 자들은 훌
륭한 신앙의 선배가 남긴 삶의 자취를 되돌아 볼 것이다. 그리고 지금의 나태
한 삶에 대하여 새로운 자극을 받을 수도 있을 것이다. 이것은 나아가 자기스
스로에게 엄격한 신앙의 삶을 요구하고 남기게 함으로서 다음 세대 후손들에
게도 신앙의 모범을 세우는 효과도 가져올 것이다. 또한 후손들은 
그러한 선
배의 본을 본받게 될 것이다. 

교회는 장묘 문화 개선에 있어 성도가 매장이나 화장이나 또는 시한부 매장
을 선택할지라도 그 방법에 앞서 중고한 신앙, 즉 부활의 신앙을 적극적으로 
내보이고 드러내는 일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또한 개개인 성도
들 역시 장묘 문화를 통해 부활 신앙을 증거하는 선봉에 서 있다는 사실을 명
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