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바티칸 수장(首長)의 방한이 남긴 과제_이재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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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티칸 수장(首長)의 방한이 남긴 과제

 

< 이재헌 목사, 새과천교회 >

 

죄와 오염에서부터 생명력 넘치는 진리를 바로 보아야

 

온 나라가 들썩거렸다. 이탈리아 로마의 일부인 바티칸 언덕과 언덕 북쪽의 바티칸 평원을 포함하며, 0.44㎢의 면적에 약 900명 정도의 인구를 지닌 세계에서 가장 작은 독립국의 국가 원수가 방한하였는데, 온 나라가 이상할 만큼 들썩거렸다. 그에게는 바티칸 국가의 원수라는 호칭보다는 전 세계 천주교회를 대표하는 Pope(교황)이라는 직임이 주어져 있기 때문이다.

 

국가적으로 그의 방한을 위한 특별위원회가 구성이 되고, 공중파를 포함한 온 나라의 방송과 언론이 그림자처럼 따라 붙으며, 그의 현재 뿐 아니라 과거와 그 주변의 모든 것까지 너무나도 세밀하게 조명하고 보도하는 기이한 현상이 있었다.

 

이렇게 과도한 조명과 관심이 전례 없이 특정 종교에 국한 되는 기이한 모습을 보는 우리 시각은 그리 편치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불편한 마음의 한 구석에는 일각에서 말하는 것처럼 이런 바람이 한 번 지나고 나면 천주교 성도 수가 급증하면서 반사적으로 기독교인 수가 급감하는 것을 염려하는 생각이 있음을 부인 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생각은 차지하고서라도, 지나가는듯한 이 기이한 바람을 맞으면서 왠지 씁쓸한 생각을 지울 수 없는 것은 그런 대단한 인격자가 우리 앞에 갑자기 나타났다는 점이다.

 

적어도 그가 방한 한다는 소식이 전해지기 이전까지는 일부 천주교인들을 제외하고서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프란치스코 교황’에 대해 그리 잘 알지 못했다. 이후에 그에 대해 아는 것도 매스컴을 통해 알려진 몇 가지 사실들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놀랍게도 수 없이 많은 사람들이 바로 그 몇 가지로 인하여 온통 마음을 뺏긴 것이다. 심지어 갑작스런 아픔을 당한 사람들을 포함하여 평소에 신앙과는 아무 상관없는 것처럼 보이던 사람들이 마치 출생 후 수십 년 만에 친아버지를 만난 듯한 격한 감정을 드러내는 자들도 있었다.

 

사실 현 교황인 프란치스코는 바티칸 공회의 대표적인 교리인 종교다원주의를 철저히 신봉하고 있는 인물이다. 그는 교황으로 선출되기 전에 이미 프리메이슨에 가담하여 그들의 신인 사탄 루시퍼를 앞장서서 섬기는 대표적인 우상 숭배자이다.

 

그는 교황 취임 때에도 “루시퍼여 그리스도가 당신의 아들입니다(Lucfier, Christus est Filius tuus)”라며 그리스도가 사탄 루시퍼의 아들이라고까지 한 자이다. 이런 명백한 사탄 숭배자가 하나님의 이름으로 천주교 신앙과 신학의 리더 자리에서 신앙과는 아무 상관없이 온 나라의 존경을 받았던 것이다.

 

무엇이 이런 이변을 몰고 온 것일까? 무엇보다 먼저 이런 현상의 이면에는 매우 조직적이고 광범위한 바티칸과 천주교회의 홍보 담당자들의 수고와 그들 나름대로의 방식이 상당한 기여를 했으리라 본다. 하지만 전적으로 이것만은 아닐 것이다.

 

교회를 포함한 사회 여러 분야에서 일어나고 있는 총체적인 부실과 정도에서 벗어난 오염된 현실의 행보들이 상대적으로 선하게 비춰지는 교황에 대한 지나친 호의로 이어진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출구가 보이지 않을 만큼 연이어 드러나는 정계를 위시한 사회 전반에 걸친 무법(無法), 탈법(脫法), 초법(超法)의 양상들에 회의를 느낀 백성들이 유일한 위로와 희망의 보루로 기대하던 교회마저 더 이상 기대 할 수 없는 대상이 되어 버린 것에 대한 반작용의 효과가 가장 크다고 생각된다.

 

금번 교황의 방문으로 인하여 환영할 만한 부분은 바로 이것이다. 우리의 현실을 직시하게 만드는 자각의 기회를 다시 한 번 주었다는 것이다.

 

진리의 가치를 거스르는 비성경적인 교리와 신앙까지도 아무 문제로 느껴지지 않을 만큼 인간적인 위로와 선망의 현실에 목말라 하는 이 땅 백성들의 모습을 바라보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기력하게 그들만의 잘못된 축제를 지켜보아야만 하는 우리의 현 주소는 지나가는 기이한 바람으로만 치부할 수 없는 현실적인 절박함이다.

 

빛과 소금으로서 하나님의 백성들이 스스로의 거룩함에 도취되어 자신을 가두고 있는 딱딱한 껍질에서 벗어나야 할 때이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전혀 깨어지지 않아 결국은 아무런 맛도 영향력도 끼치지 못하는 항공기의 블랙박스와 같은 진리는 결코 생명력 있는 신앙이 아니다.

 

죄와 오염에서부터 생명력 넘치는 진리를 바로 보게 하고 그 진실한 사랑과 겸손에 이 땅의 백성들이 환호하게 만드는 중요한 책임을 다시 한 번 깨닫고 이제 우리에게 남겨진 과제를 성실히 감당해야 할 때가 온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