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개혁주의 신학의 공공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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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주의 신학의 공공성

 

 

개혁주의 신학은 여타 다른 신학의 전통보다 기독교 신앙의 공공성을 강조한다. 하나님은 구속 주일 뿐 아니라 창조주 하나님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발판에 근거해 개혁주의 신학은 ‘창조’를 강조하며, 구속을 ‘창조의 회복’으로 이해하고 있다.

 

따라서 개혁주의 신학은 삶의 전 영역에서 그리스도의 주권을 고백하는 신앙의 장을 펼치기 마련이다. 그것은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모든 인간의 영역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나아가 제도 및 정책 등 국가와 사회의 모든 구조적인 조건까지도 포함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교회에서 개혁주의 신학은 삶의 현장과 유리된 신학의 이론으로 머물거나, 혹은 다분히 예전과 직제 등의 눈에 보이는 교회 건설에만 집중하는 경향을 가지고 있다. 특히 개인 경건과 관련된 구원론적 이해에 제한되는 경향도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물론 개혁주의 신학에 근거한 교회를 건설하는 것은 이 땅의 신자들에게는 매우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동시에 이 땅의 신자들은 세상 속에서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가야 한다는 소명 역시 중요한 일이라는 사실을 중시해야 한다.

 

특별히 개혁주의 신학은 각각의 신자들이 살아가는 삶의 방편으로서의 직업을 하나님의 부르심 곧 ‘소명’(召命)으로 이해한다. 곧 신자의 삶을 지지하는 방편으로 일용할 양식을 주시기 위해 하나님께서 각각의 신자들에게 고유한 직업으로 부르셨음을 고백한다.

 

따라서 모든 신자들은 자신이 추구하고자 하는 개인적인 ‘부귀영화’ 혹은 ‘입신양명’의 길을 기꺼이 포기하고 오로지 교회의 한 회원으로서 교회를 지지하고 계승하는 일에 적극적으로 헌신해 왔다. 곧 개인의 삶에서 누리는 풍족함과 풍요로움보다는 교회를 지지하고 보존하고 유지하는 일에 인생에 있어서 더 큰 비중을 두고 살아가는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최소한 개혁주의 신학을 공부하고 개혁주의 신앙을 추구하는 신자들이라면 개혁주의 신조와 교리 그리고 개혁주의 전통에 대한 소중함뿐 아니라, 각자에게 주어진 삶의 영역에서 부여된 직업으로서의 소명을 따라 하나님 앞에서 질서 있게 살아간다는 공적인 신앙 역시 소중하게 고백해야 한다.

 

이러한 신자의 삶이야말로 우리가 살아가는 모든 삶의 영역에서 하나님의 주권을 인정하는 유효한 삶이라는 사실을 명심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