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학교의 위기와 대안
< 김명호 목사, 대림교회 >
한국교회 교회학교가 위기에 처해 있다는 이야기는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작년 말에 장신대 박상진 교수가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교회 교육 위기의 원인으로 1위가 부모, 2위가 담임목사, 3위가 교육담당 교역자, 그리고 4위가 교회학교였다. 당연히 교회교육의 위기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으로 1위가 부모들의 기독교적 자녀교육관, 2위가 다음 세대를 향한 담임목사의 관심, 3위가 기독교 교육 생태계 회복, 4위가 교사의 헌신 순으로 이어졌다.
오늘날 교회교육이 쇠퇴하게 된 원인은 교회교육을 너무 안일하게 생각하는 목회자들의 책임이 크다. 다음 세대의 신앙교육을 교회학교에 맡겨버린 것이 문제다. 사실 다음세대의 신앙교육의 첫 번째 책임은 부모에게 있다. 그럼에 신앙교육을 교회에 위탁하도록 만들었다. 신앙교육을 교회에서 맡아준다고 착각하고 부모들이 해야 할 일을 놓아버렸다. 주일에 한 시간 반 정도 예배드리고 소그룹 활동을 하는 교회학교가 아이들의 신앙교육을 책임질 수 있다고 착각하는 것이 문제다.
다음 세대의 신앙교육은 일주일 내내 가정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신앙교육의 주체는 부모가 되어야 한다. 교회는 부모들을 훈련시켜서 자녀들을 잘 양육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자녀에게 신앙을 전수하고 기독교적 세계관을 심어줄 수 있도록 부모들을 지원해 주어야 한다. 부모들이 자녀들에게 신앙교육을 책임질 수 있도록 그들을 신앙교육의 전문가로 세워야 한다. 가정이야말로 자녀를 그리스도의 제자로 세워가는 첫 번째 장소다(신 6:4-9). 자녀들의 신앙교육 문제는 부모다. 가정에서 영적 부흥이 일어나야 한다.
최근에 미국의 노스포인트 가정사역자로 섬기는 레지 조이너(Reggie Joiner)는 “오렌지를 생각하라”는 모토를 가지고 열리는 오렌지 컨퍼런스를 통해 교회와 부모 모두의 영향을 극대화하는 전략을 소개하고 있다.
하나님께서 직접 세우신 두 기관이 가정(창 1:27-28)과 교회(마 26:18)다. 교회를 진리의 상징인 노란색으로, 가정은 사랑을 상징하는 빨간색으로 본다면, 노랑과 빨강이 합쳐진 오렌지색은 교회와 가정이 협력해서 펼쳐가는 다음 세대를 위한 사역을 상징한다. 교회와 가정이 협력할 때 하나님의 구원 역사가 다음 세대로 이어질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현실은 어떤가? 이제 갓 신학교에 들어간 전도사들이 교회학교의 책임을 맡는다. 그러나 신학교에 몸담고 목회자 후보생으로 2-3년 동안 아르바이트처럼 사역하고 떠나는 시스템으로는 교회교육에 소망은 없다.
교육을 전적으로 책임질 수 있는 교육전문가를 양성해야 한다. 담임목사와 함께 평생을 동역할 전문사역자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물론 여기에는 교육을 담당하는 교역자에게 적절한 대우를 해줄 수 있는 목회환경이 조성될 필요가 있다.
그리고 교육 전문가가 꼭 목사일 필요도 없다. 성도들도 교회교육에 책임을 지고 오랜 기간동안 사역할 수 있는 교육전문가가 될 수 있다. 2-3년마다 자주 바뀌는 신학생이 교회학교를 책임지는 것보다는 헌신된 평신도들로 하여금 훈련을 받고 준비시켜서 지속성을 가지고 교회학교의 철학을 세우고 흐름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하는 것도 하나의 대안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교회학교의 위기는 시설이나 기자재 문제가 아니다. 프로그램이 문제도 아니다. 교회의 교육철학의 문제다. 교회가 제자삼으라는 주님의 지상명령에 순종하는 길 밖에 없다.
결국 가정 안에서 수직적 제자훈련이 이루어지도록 부모들을 제대로 제자훈련하는 길 밖에 없다. 교회와 가정이 함께 다음 세대를 세워갈 수 있는 방안을 찾기 위해 함께 머리를 맞대야 한다. 우물쭈물할 시간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