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에세이] 대나무에게_이정우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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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나무에게

 

너는 옹고집이다

오뉴월 광풍과 땡볕에도 시들지 않는

사철 푸른 손짓으로

뭇사람을 하늘로 들어 올린다

 

너는 울보다

달빛 바람 한낱 는개에도 신음하고

천둥 맞는 날에는 통울음으로 솟구쳐

가난한 시인의 밤을 적셔 놓는다

 

너는 바보다

또 이겼노라 봉인된 마디마디마다

수고했다 얻은 비밀 하나 없이

텅 빈 하늘뿐이다

이정우 목사 (은혜의숲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