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과 대서 그리고 말세
< 최광희 목사, 행복한 교회 >
“악이 극도로 심해지면 그 악도 이제 끝난다는 희망 가져야”
지금은 8월 초, 연중 가장 덥게 느끼는 시기입니다. 그동안 더위를 참고 일하던 사람들이 도무지 견디지 못하고 휴가를 떠나고야 마는 시기입니다.
요즘 웬만한 곳에 전화해보면 직원이 휴가 가거나 아예 회사를 문 닫고 쉬는 곳이 많습니다. 교회 성도들도 휴가를 떠난 분이 제법 있지만 그래도 예배는 멈추지 않습니다.
일 년 중에 가장 더운 때는 과연 언제일까요? 절기상으로는 7월 23일입니다. 우리나라에는 양력에 맞추어 24절기가 있는데 7월 7일이 소서(小暑)이고 7월 23일이 대서(大暑)입니다. 그리고 이 시기에 삼복(三伏)이 있습니다.
7월 13일이 초복이고 7월 23일, 중복은 대서(大暑)와 같은 날입니다. 8월 12일은 말복이고 그 안에 8월 8일, 입추(立秋)가 있습니다. 이렇게 덥지만 며칠만 지나면 절기상으로는 가을이 시작됩니다. 대서 이후 한 달 후 8월 23일이면 서리가 내린다는 처서(處暑)가 옵니다.
그러면 겨울은 언제가 가장 추울까요? 절기상으로는 1월 20일, 대한(大寒)이 가장 춥다고 하지만 체감적으로는 1월 6일, 소한(小寒)이 더 추운 것 같습니다. 그래서 대한이가 소한이 집에 놀러갔다가 얼어 죽었다는 속담도 생겼습니다. 절기는 이렇게 정해져 있는데 왜 겨울에는 대한보다 소한이 춥게 느껴지고 여름에는 대서보다 입추가 가까운 8월 초순이 더 덥게 느껴질까요?
제 생각에는 이렇습니다. 겨울에는 아직 추위에 대한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상태에서 갑자기 추워지니까 우리 몸이 적응을 못해서 매우 춥게 느끼고 소한을 경험하며 적응한 상태에서 대한을 맞을 때는 그런대로 견뎌내는 것 같습니다.
반대로 여름에는 소서(7/7)와 대서(7/23)까지는 그런대로 참았는데 대서를 지나자 그간 참을 대로 참았던 우리 몸이 더 이상 더위를 견디지 못해서 입추가 가까워옴에도 불구하고 가장 힘들어하는 것 같습니다.
그러고 보면 겨울에는 소한 이후 대한을 더 잘 견디는데 여름에는 소서 이후 대서를 도무지 못 견디니 사람에게는 추위보다 더위가 더 문제가 되는 것 같습니다. 누구는 그렇게 말합니다. 추울 때는 옷을 껴입으면 되고 집안으로 들어가면 되는데 더울 때는 어디로 피할 데가 없다고. 요즘은 가정마다 에어컨이 있지만 그것으로는 해결이 안 되는 모양입니다.
그런데 우리에게 희망적인 것은 대한이 지나면 곧 입춘(立春)이 오고 대서(大暑)가 지나면 곧 입추(立秋)가 온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지금이 가장 덥고 견디기 힘들지만 이 더위도 이제는 끝입니다. 제깟 더위가 앞으로 열흘이면 붙잡아도 물러가게 되어 있습니다.
이렇게 생각하면서 또한 이 시대의 영적인 기류를 동시에 생각하게 됩니다. 오늘날 세상은 너무나 더럽고 너무나 타락했습니다. 죄는 옛날에도 지었지만 지금은 죄인들이 죄를 합법화하여 그것을 죄라고 말하는 사람을 탄압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자기들끼리 전봇대로 이빨을 쑤셔도 우리가 막을 수가 없는데 지금은 같이 이빨을 쑤시지 않는 사람을 오히려 처벌하려고 합니다. 뭐 이런 세상이 다 있단 말입니까?
그러나 악이 극도로 심각하면 그 악이 이제 끝난다는 희망이 있습니다. 대한 후에 입춘이 오고 대서 후에 입추가 오듯이 극도로 타락한 말세의 증상은 곧 예수님의 나라가 가까운 증거입니다.
이래저래 우리는 희망을 가질 수 있습니다. 무더운 날씨도, 말세의 증상도 조금만 더 견디어 내면 승리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