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머신
김기홍 목사(남산교회, 본보 논설위원)
새해가 되었다. 2천여 년 전, 하나님의 구원역사가 시작될 때에도 세상은 온통 무질서와 혼돈과 온갖 죄가 관영한 시기였다. 그 상황을 사도바울은 “때가 차매”(갈 4:4)라는 함축적 용어로 설명했다. 이 ‘때’라는 말은 구원의 영광과 다가올 심판에 대한 양면성을 강조한 것이다.
오순절 성령강림 이후 시작된 초대교회는 폭발적인 구원의 역사와 세상의 권세와 악한영의 훼방과 방해가 혼재되어 있었다. 이 다중적인 상황에 대한 초대교회 영적 지도자들의 지혜와 상황판단을 전승받기를 원한다. 그때를 돌아볼 수 있는 타임머신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라는 일면 우스운 생각마저 해 본다.
코로나19는 2년이 지나가도록 정확한 실체가 드러나지 않고 계속되는 변형된 바이러스가 전 세계를 휩쓸고 있다. 백신접종으로 이 난국을 헤쳐 나갈 수 있는지, 언제쯤 이 무력함에서 벗어날 수 있는지, 과연 일상적인 생활로 돌아갈 수 있는지, 도대체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안타까운 현실이다.
이 암울한 현실 속에 수많은 자영업자들의 한탄과 무너져 내리는 자괴감들을 주변에서 보고 듣는다. 이것은 그들만의 문제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도미노 현상처럼 사회 저변에 영향을 미칠 것 같다.
뿐만 아니라 주의 나라 확장과 그분의 영광을 세상에 드러내기 위하여 세워진 교회 공동체들에게도 심각한 고충이 커져 가고 있다. 가장 우려되는 것은 다음세대에 신앙 유산을 계승 하지 못 할 수도 있다는 우려이다. 이것은 정상적인 예배와 교회학교가 제대로 드려지지 못하거나 운영되지 못하고 있다는 데서 오는 우려이다. 온라인 예배와 교육으로 대체한다고 하지만 예배와 교육 속에 인격적인 면이 상실되어 가고 있다는 것이 너무나 고통스러운 일이다.
2천여 년 전 초대교회 성도들의 삶도 지금의 현상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성령의 감동으로 초대교회와 성도들에게 쓴 사도들의 서신서들은 격려와 권면의 말씀들을 기록하였다. 특히 믿음의 장이라고 하는 히브리서 11장 마지막 부분의 결론은 세상이 감당치 못하는 지체들이 있다고 강조한다. 그들의 시선은 믿음의 주요 온전케 하시는 이인 예수를 바라보았다고 증거한다.
이 시대의 주의 백성들에게도 동일한 원리가 적용된다. 다른 점은 그들보다 우리에게는 임박한 재림의 주님에 종말론적 가치와 삶의 자세가 요구된다는 것이다. 타임머신을 타고 2천 년 전으로 가보지 않아도 변함없는 주의 말씀이 있기 때문이다. 2022년 새해. 말씀 앞에 서 있는 우리의 믿음의 고백은 여전히 동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