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직한 교회의 지도자상
< 문민규 목사 · 반석교회 >
기독교는 말씀의 종교이다. 그리고 이 말씀은 교회에게 주어졌고 교회의 직분자들에 의해 봉사된다. 따라서 교회의 지도자들은 말씀을 보존하고 계승하는 일에 전적으로 헌신하고 봉사해야 한다. 여기에서 교회의 지도자에게 요구되는 지도자상을 찾을 수 있다.
1. 신앙고백 위에 서 있는 교회
교회는 삼위일체 하나님의 역사하심을 따라 성도들의 신앙고백으로 인해 세워졌다. 그렇기에 교회의 신앙고백은 매우 중요하다. 이런 의미에서 신앙고백이 없거나 소홀히 하는 교회는 교회의 참모습을 드러내지 못한다고 말할 수 있다.
특별히 우리 장로교회는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1646년)와 대소요리문답(1647년) 그리고 예배모범(1645년) 및 정치모범(1645년)을 신앙고백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따라서 목사나 장로나 집사 임직 때에는 이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를 우리의 신앙으로 고백할 것을 서약하게 된다.
2. 교회 헌법과 신앙고백
우리 교단은 정통 장로교를 지향한다. 그리고 교단의 지교회가 지켜야 할 헌법이 있다. 우리가 채택한 헌법은 모두 5부로 되어 있다. 제1부는 총론이다. 제2부는 교리이다. 그리고 제3부는 교회정치, 제4부는 권징조례, 제5부는 예배모범으로 되어 있다.
총론에서 제I조는 ‘교회의 왕에 대해서’를 규명하고 제II조는 ‘선서’인데 그 내용 2번에 ‘하나님 앞에서의 선서’라는 제목이 나오고 그 2항에서는 다음과 같이 선언한다.
우리는 성경의 무오(無誤)를 기본 교리로 가진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와 그 대소요리문답서 및 교회정치와 예배모범을 성경적인 줄 알고 받아들이며, 또한 하이델베르크 신앙고백서를 성경적 고백서로 받고, 다음과 같은 모든 것을 배척합니다.
(1) 성경의 무오를 믿지 않는 자유주의의 모든 학설 (2) 하나님의 섭리를 무시하는 자연주의 (3) 사람의 책임을 망각하는 무관심주의 (4) 경건의 능력을 무시하는 형식주의 또는 의식주의 (5) 허영과 허세와 부실을 개의치 않는 물량주의 (6) 화평을 좇는다는 명목으로 분명한 비진리를 포용하는 타협주의(예컨대 W.C.C. 운동) (7) 복음이 세상 사람들에게 멸시를 당하게 하는 무자격한 교역자들의 복음사역 진출 등을 배척합니다.
우리는 무분별한 폐쇄주의를 지양하고, 정치 형태가 개혁교회와 다를지라도 건전한 복음주의 교단들과는 교류를 힘쓰고자 합니다.
우리가 사도신경에서 “거룩한 공회를 믿사오며”(I believe the holy catholic Church)라고 고백함과 같이 우리는 땅 위에서 진정으로 하나님을 믿는 다른 교회들과 하나 되기를 기도하며 힘쓰겠습니다.
이러한 선언 뒤에 제IV조에는 ‘제1회 대한예수교장로회총회(개혁) 선언문’이 나오는데 1번은 총회의 역사성에 의거하여 제66총회로 소집한다는 내용이 나오고 2번은 교단의 신앙고백을 다음과 같이 명기하고 있다.
우리는 한국 장로교회의 신학적 전통인 성경적 개혁주의 신학을 고수하고(히 13:8-9),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 대.소요리문답, 교회정치, 권징조례 및 예배모범을 우리의 교의와 규례의 표준으로 삼는다.
이러한 신앙고백의 내용을 규정한 후 헌법은 제2부로서 교리를 제시하고 있다. 이렇게 세밀하게 지적하는 이유는 교회의 신앙고백이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교회의 신앙고백을 허무는 것은 어둠의 세력들이 종종 사용하는 악한 계락이다.
3. 신앙고백과 교회의 지도자
근자에 들어 많은 교회의 지도자들이 교회의 화평을 앞세우고 있다. 그러나 교회는 무엇보다도 먼저 진리에 대해 증명하는 기구여야 한다. 그렇기에 구차한 평온을 유지하려고 하는 것은 책임 없는 일일 수 있다. 요즘 교회에서 관용주의를 많이 표방하고 있다. 즉 어느 누구도 잘못되었다고 비판하거나 판단하기를 거부하는 것이 그것이다.
초대교회 성도들은 숱한 고난과 박해 중에도 결코 당시 세상과 타협하지 않고 순교적 신앙으로 나아갔다. 그들은 기도와 전도, 예배와 구제, 사랑과 용서, 그 가운데에서도 성경의 정경화 그리고 바른 성경해석 속에 교리를 세우는 삶을 살았으며 오늘날 구원받은 하나님의 백성이 추구해야 할 삶의 모습을 구체적으로 보여주었다.
오늘을 사는 우리가 초대교회의 모습을 우리 신앙의 모델로 삼는 내용이 바로 여기에 있다. 우리는 성경에 이끌린 바 되어 잃었던 처음 사랑(계 2:4)을 회복하고 다시 감동적이며 활기찬 신앙생활을 해나가야 할 것이다.
성경의 저자는 삼위일체 하나님이시다. 그리고 드러난 하나님은 성령이시다. 그럼 성령에 충만한 사람은 성경을 바로 알고 바르게 믿는 사람이다. 성경도 잘 모르고, 신앙고백서도 모르고, 따르지도 않고 그렇다면 직분자 되는 것을 포기해야 한다. 이런 자들은 하나님이 기뻐하지 않으신다.
마치는 말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것은 교회의 지도자들인 직분자가 바른 신앙고백을 하는 것이다. 바르게 성경을 아는 것이다. 바른 성경해석 위에 서 있는 것이다. 진정 교단 법을 겸손히 내 신앙고백으로 받아들이고 신종하는 것이다. 이것이 기본적으로 교회의 지도자들이 갖추어야 할 모습이다.
교단의 헌법은 신앙고백에 기초하고 있다. 그리고 이 신앙고백은 교회에게 주어진 말씀에 기초하고 있다.
따라서 말씀을 위해 봉사해야 하는 교회의 지도자들이야말로 신앙고백의 터 위에 분명하게 서 있어야 한다. 그렇다면 교회의 지도자들은 누구보다 먼저 헌법을 존중하는 일과 수호하는 일에 앞장서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