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세례식
손내민 목사|총회협력선교사
지난 4월 첫 주 첫 번째 세례식을 집례하였습니다. 한 영혼을 주님께 올려
드리면서 목사로서의 기쁨이 무엇인지를 알게 되었습니다.
300만 인구의 타이완 학가인은 열린 지역의 미전도 종족으로 분류되고 있습
니다. 이들은 140년이 넘는 선교역사에도 불구하고 그 복음화율이 0.3%에도
미치지 못하는 가운데 있습니다. 제가 사역하는 타이완 중부 학가 지역 똥
시 역시 여전히 복음에 대해 적대적이며 조상숭배의 강력한 울타리 안에서
학가인들은 외부의 복음과 단절된 채 살아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가운데서도 구원의 역사는 계속되고 있고 저는 영광스럽게도 그
자리에서 주님께 사용되어지고 있습니다. 한 형제가 구원을 받고 일생을 주
님께 드리기로 헌신했습니다. 그 형제와 함께 세례식을 준비하면서 나름대
로 앞으로 선교사역에 있어서의 세례에 대한 생각을 정리해 볼 수 있었습니
다.
타이완교회에서 세례에 대해 그릇된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을 두 가지로
요
약해 볼 수 있습니다. 첫째는 세례를 통해 구원을 받는다는 것이고 둘째는
세례를 너무 가볍게 취급하고 도구화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입니다. 어떤 자
매가 저에게 이렇게 물어왔습니다.
“선교사님 제가 아는 분은 세례를 받았는데 지금은 교회를 떠나 우상을 섬
기고 있습니다. 구원받은 사람이 어떻게 우상을 섬길 수 있죠?”
그 자매는 세례받은 것을 구원받은 것으로 알고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실제
로 대만교회에서는 세례의식을 통해 구원을 받는다고 믿고 가르치고 있는 현
실을 보게 됩니다.
가까운 교회의 한 목사님은 캄보디아에서 이곳 학가 마을로 시집온 지 3개월
도 채 안 되어 자기 소개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는 캄보디아 자매에게 세례
를 베풀었습니다. 주님께서 제정하신 세례 의식이 믿음과 신앙고백 없이 도
구화되고 의식주의적으로 흐르는 것을 목도하게 된 것이지요.
중국이나 중동국가의 박해받는 환경속에서는 예수를 구주로 영접하는 즉시
세례를 베푸는 것에 대해 찬성합니다. 병중에 계신 할아버지나 할머니들께
신앙고백을 듣고 즉석에서 세례를 베푸는 것도 이해가 됩니다. 하지만 신앙
의 자
유가 있는 타이완에서의 세례는 충분한 시간을 두고 본인의 신앙을 확
인해야 하며 성도의 교제가운데 세례식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작년 12월 쨩껑위엔 형제를 처음 만났을 때 쨩껑위엔 형제는 교회를 다니지
않고 있었고 그저 마음속으로 어떤 절대자가 있으리라 생각한 사람이었습니
다. 저희는 곧바로 성경공부를 시작했습니다. 일대일 제자훈련방식의 성경공
부를 통해서 형제의 삶이 변화되는 것을 지켜볼 수 있었습니다.
저는 세례를 준비하면서 무엇보다 주일 예배에 충실할 것을 이야기했습니
다. 사정이 여의치 않아 한두 주 빠지는 것 외에는 지난 오개월 간 성실하
게 예배에 참석하고 있습니다. 그뿐 아니라 바쁜 직장생활 중에도 새벽기도
회를 통해 기도를 배우고 있습니다.
짱형제의 변화는 예배참석과 성경공부에만 있지 않았습니다. 무엇보다 전도
에 열심을 내고 있습니다. 이 형제를 통해 저는 자연스레 똥시 지역의 학가
인들을 만나게 되고 복음을 수월하게 전하고 있습니다. 현지인과의 동역이
왜 필요한지 실제적으로 알게 되었습니다.
짱형제와의 만남, 그의 변화됨 그리고 은혜가운데 이루어진 세
례식, 이 모두
는 하나님께서 광야 같은 선교지에서 저를 위로하시고 격려하시는 손길이라
고 생각합니다.
생애 처음으로 세례식을 준비하면서 하나님께서 담대함과 평안함을 주셨습니
다. 저는 주님을 의지하는 복의 통로일 뿐임을 고백하면서 세례식을 집례할
수 있었습니다. 감사하게도 하나님께서 은혜를 베풀어 주셔서 감동이 있는
세례식이 될 수 있었습니다.
지면을 통해 타이완 학가인을 주님께 돌리는 사역에 관심을 가지고 기도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를 드리며 앞으로 더 많은 학가인들에게 예수의 이름
으로 세례를 주는 역사가 계속되도록 기도해 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