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을 사수하는 전투_이윤호 집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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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델베르크<1>

신앙을 사수하는 전투

이윤호 집사_선교와 비평’ 발행인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은 1563년 독일의 유서 깊은 도시 하이델베르크에서 작
성되어 교회에서 읽혀지던 고백문서입니다. 이것은 종교개혁이 한창이었을 
때 작성된 연속성 있는 교회의 역사적 산물입니다.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이 작성된 16세기 중반 유럽인들의 대화의 중심에는 오
스만제국에 대한 두려움이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약 100여 년 전 찬란한 기독
교문화를 꽃피웠던 동로마제국이 오스만제국에 의해 힘없이 무너졌던 충격은 
쉽게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오스만제국은 동로마제국 정복에 만족하지 않고 
유럽의 중심부를 향한 진격을 늦추지 않았습니다. 유럽의 심장부 비엔나 함락
을 꿈꾸던 술탄 술레이만의 야심은 유럽인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하고 있었습
니다.
기독교 세계 심장부 점령당해

오스만제국이 동로마제국의 수도 콘스탄티노플을 점령했을 때, 기독교의 상징
과도 같은 역할을 하던 성소피아교회를 무너뜨
리지 않고 그것을 모스크로 바
꾸어 사용했습니다. 이로 인해 하나님의 영광이 손상되었다고 생각했을까, 그
래서 그 영광을 되찾으려는 노력이었을까, 교회는 성 베드로성당을 재건축하
기에 여념이 없었습니다. 천재 미켈란젤로의 노력이 돋보이는 성 베드로성당
은 세계 역사상 가장 아름다운 건축물 중 하나로 그 모습을 다듬어가고 있었
습니다. 진정한 교회의 본질을 망각한 채, 이러한 노력이 하나님에 대한 본분
을 다하는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성 베드로성당의 건축이 보여주듯 교회의 힘은 강했으며 외형은 화려했습니
다. 그러나 교회가 선포하는 말씀의 본질이 흐려지고 있었으며, 그들이 교회
의 사명이라 여기는 실천은 이미 말씀에서 이탈되어 있었습니다. 이 때 잘못 
흘러가고 있는 교회의 참 모습을 되찾으려는 목숨을 건 노력이 일어났습니
다. 바로 종교개혁입니다. 오랫동안 흘러내려 오던 잘못된 물결을 되돌리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개혁가들은 부패한 교회로부터의 거센 핍
박을 이겨내야 했을 뿐 아니라, 개혁의 이름으로 불거지는 신학의 혼란 속에
서 올바른 신앙의 기준을 정립해 나가야 했습니다. 

n바른 신앙 기준 필요성 절박해

이에 대한 개혁가들의 노력 중 하나는 바로 고백문서들을 통해서 개혁신앙을 
정립하고 그것을 가르쳐 올바른 신앙을 전승하는 것이었습니다. 그 고백문서
들 중의 하나가 바로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입니다.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에
는 개혁주의 사상이 너무나도 잘 베여있어서 오늘날까지 많은 개혁주의 교회
에서 읽혀지고 가르쳐지고 있습니다.
16세기 중반을 회고하는 많은 사람들은 당시 역사의 흐름을 바꾸어 놓았던 
오스만제국의 위용에 매료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수많은 사람들은 그때 세워
졌던 성 베드로성당을 방문하여 그 예술적 가치를 칭송하며 감격하고 있습니
다. 그렇지만 우리에게는 오스만제국의 화려한 위세 보다, 성 베드로성당의 
아름다움 보다 훨씬 소중하고 값진 유산이 있으니 바로 하이델베르크 요리문
답입니다. 
성 베드로성당과 시스타나성당의 아름다움을 위해 불구의 몸이 되기까지 열중
했던 미켈란젤로의 노력과는 본질상 비교조차 할 수 없는 것이 바로 올바른 
신앙의 보존을 위해 고심했던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 작성자들의 전투적 정신
이었습니다. 비록 이를 가능하게 
했던 선제후 프리드리히 3세와 작성자로 알
려진 자카리아스 우르지누스, 카스파 올레비아누스와 같은 이름들은 우리에
게 너무나 생소하지만 말입니다.

값진 유산 하이델베르크 문답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은 교회의 분별력이 희미하던 시대에 말씀의 올바른 내
용을 보존하려는 개혁가들의 전투적 노력의 산물이었습니다. 이 하이델베르
크 요리문답은 지금의 우리와 결코 멀리 있지 않습니다. 1563년 이 고백문서
를 손에 받아 든 하이델베르크의 시민들이나 오늘날 그것을 다시 읽어가는 우
리 모두는 비록 역사적 지리적으로 흩어져 있으나 동일한 열 두 지파에 속한 
자들이기 때문입니다(약1:1). 그들과 우리 모두 그리스도의 재림을 바라보면
서 교회를 흩어 무너뜨리려는 사탄의 세력과 싸워나가야만 하는 말세의 시대
를 살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우리 역시 이 고백문서의 작성자들의 정신
을 본받아 말씀의 보존을 위해 끊임없이 스스로를 개혁하며, 그 신앙을 다음 
세대로 물려주어야 할 사명을 가진 자들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