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을위한기독교용어바로쓰기(10)-영성/ 정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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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성 

정설/ 나누며섬기는교회

‘영성을 훈련시켜자!’, ‘영성의 길로 나갑시다.’, ‘하나됨의 영성이 소
중합니다.’, ‘그런 짓을 하면 개인의 영성이 파괴될지도 몰라!’, ‘영성 
충만한 하루가 되세요.’ 

좀 시시한 질문이지만, 퀴즈를 낼까 합니다. 위의 문장 속에 모두 들어있는 
단어는 무엇일까요? 딩동댕! 답은 ‘영성’입니다. 오늘의 주제는 바로 ‘영
성’이란 용어에 대해서 살펴보자, 뭐 이런 의도로 퀴즈를 내보았습니다.

언제부턴가 ‘영성’이란 단어가 혜성처럼 등장해서 기독교인들이라면 누구
나 자연스럽게 사용하고 있습니다. 인터넷을 검색해보니 여러 군데에서 영성
의 뜻을 ‘그리스도를 닮아 가는 삶’이라고 정의하고 있더군요. 참 좋은 의
미 같습니다만 저는 이 용어를 사용하는 데 있어 매우 조심스럽습니다.(실
은, 아예 사용하지를 않습니다.) 

일단, ‘영성’이란 단어의 의미가 굉장히 모호합니다. 이 단어 자체가 어디
서, 누가, 어떤 의미로 사용하기 시작했는지조차 
불분명합니다. 서두의 문장
들만 살펴보아도 알 수 있지만, 이 단어가 가리키는 것이 ‘경건의 훈련’일 
수 있고, ‘성령 충만한 상태’이거나 ‘믿음’, ‘사랑’, ‘성도간의 풍성
한 교제’ 등등으로 그 쓰임새가 매우 다양합니다. 

쓰임새가 다양해서 좋다는 것이 아니라, 정확하게 표현 가능하고 이해 가능
한 것들을 모호하게 만들어버린다는 데 문제가 있습니다. 만일 인터넷상에서 
누군가 풀이해놓은 것처럼, 영성이란 단어가 ‘그리스도를 닮아 가는 삶’, 
‘그리스도인으로서 말씀대로 사는 것’을 뜻한다면 신앙의 선배들이 사용해
오던 좋은 용어인 ‘경건’ 혹은 ‘경건 생활’이라고 표현하면 됩니다. 

어떤 기도원들은 ‘영성훈련소’라는 식의 홍보문구를 내걸기도 합니다. 여기
서 말하는 ‘영성’이 ‘그리스도인의 경건한 수준’이란 뜻으로 사용되었다
면 ‘영성’은 일상과 동떨어진 곳에서 일정한 시기동안 훈련을 받아 수준을 
높일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스도인의 경건 생활, 그리스도인답게 사는 삶이란 무엇인가요? 교회를 통
해 말씀을 배우고 세상 속에서 말씀대로 사는 삶이라고 
배웠습니다. 그 삶은 
우리의 일상 즉 가정, 학교, 직장, 눈에 보이는 교회 속에서 끊임없이 사람들
과 부딪히고, 다양한 사건들을 접하면서 살아가는 삶입니다. 살다보면 홀로 
깊은 상념에 잠기거나, 호젓한 곳에서 고독한 시간을 보낼 필요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리스도인의 경건한 삶이 어떤 특정 장소나 시간 속에서 잠깐 동안
에 ‘길러낼’ 어떤 것이 아닙니다. 

가끔은 ‘영성’이란 것이 실제로 기독교인들 안에 들어있는 무슨 ‘에너지’
처럼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우리가 열심을 기울이면 더욱 커지고 그렇지 않
으면 줄어들거나 없어지는?. 이렇듯 자꾸 우리가 뭔가를 해야한다는 강박관념
이 형성되고, 뭔가 열심히 이루어낼 때 편안함을 느끼게 된다면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우리의 세계관은 철저히 신 중심, 하나님 중심이어야 합니다. 우리의 삶이 인
간의 힘으로 돌아가는 것처럼 보일지라도 실제로는 하나님의 섭리와 주관하심
에 따라 이루어진다는 것을 성경을 통해 배웠을 것입니다. 기독교인으로 살면
서 괜스레 믿음을 불안하게 만드는 요소가 있다면 그것은 바로 인간 스스로 
무엇인가 이루어내고, 일해야 한
다는 생각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생각합니
다. 이왕이면 ‘영성’이란 표현보다, 성경에서 표현하고 있고 신학적으로도 
정립되어 있는 기독교 고유의 용어들을 사용하는 게 어떨까하고 말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