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단상| 칫솔과 치약, 그리고 구강세정제 _ 최상규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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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단상

 

칫솔과 치약, 그리고 구강세정제

<최상규 목사 _ 몸된교회 | 본보 객원기자>

 

말의 성찬 속에서
입술의 덕을 세우기 위하여

 

서서울노회 제77회 정기노회가 화성교회당에서 열렸다. 서서울노회의 뿌리 같은 교회답게 뭐 하나 부족한 것이 없을 만큼 노회를 잘 섬겨주었다. 그런 중에도 특별한 것이 눈에 띄었다. 칫솔과 치약, 그리고 구강세정제였다. 화장실 문 옆에 의자 하나가 놓였고, 그 위에 놓인 바구니에는 칫솔과 치약, 구강세정제가 담겨있었다.

노회에 참석하면 소소한 즐거움이 많다. 교회가 준비한 푸짐한 점심과 회의 중간중간에 내놓는 간식은 몸을 즐겁게 한다. 그리고 오랜만에 만나는 사람들은 우리 마음을 즐겁게 한다. 같은 교회를 섬겼던 사역자들과 총대로 온 장로님들, 신학교 동기들. 만나서 이야기하다 보면 서로의 지난날을 살펴 보듬게 된다.

하지만 대화의 장애물이 있다. 바로 입 냄새이다. 종일 앉아서 회의하고 평소보다 과한 음식을 먹으나 이를 닦을 수 없는 형편이다. 겨우 입을 헹구고 다시 회의에 참석하게 된다. 반가워서 가까이 다가가지만, 다가간 만큼 상대에게 불편함을 주는 것이다. 화성교회가 준비한 칫솔과 치약, 구강세정제는 그동안의 고민을 확 쓸어 내버렸다. 섬김은 보이지 않는 틈을 메꾸는 작업이다.

노회는 말의 성찬(盛饌)이다. 말에 실수가 없는 사람은 온몸을 다스릴 수 있는 온전한 사람이다(약3:2). 하지만 우리는 모두 실수하는 일이 많다. 그래서인지 노회로 모이는 날, 화장실 앞에 있는 칫솔과 치약은 내게 하나의 메시지로 다가왔다. “나쁜 말 하지 말고, 덕을 세우는 말을 하세요.”

“나쁜 말은 입 밖에 내지 말고, 덕을 세우는 데에 필요한 말이 있으면, 적절한 때에 해서, 듣는 사람에게 은혜가 되게 하십시오.”(엡 4:29, 새번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