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수상| 내 뜻인가? 하나님의 뜻인가!_정요석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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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뜻인가? 하나님의 뜻인가!

 

< 정요석 목사, 세움교회, 남서울노회장 >

 

성경에서 “하나님의 뜻”이란 단어로 검색을 하면 거의 대부분 도덕법에 관한 내용이다. “항상 기뻐하라 쉬지 말고 기도하라 범사에 감사하라 이것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너희를 향하신 하나님의 뜻이니라”와 같은 경우이다.

 

성경은 우리가 미래에 발생할 일에 관하여 신비적으로 아는 것에 별 관심이 없다. 개인의 특정한 사안에 대하여 “열린 문, 닫힌 문”, “양털뭉치” 방법 등으로 마치 점괘처럼 하나님의 뜻을 알라고 성경은 말하지 않는다. 오히려 하나님의 영원한 도덕법을 알수록 진로, 결혼, 취직 등과 같은 개인의 특정한 사안을 잘 분별할 수 있다고 말한다.

 

성숙한 신자들일수록 하나님의 도덕법을 잘 지키기 위해 기도하고 금식한다. 자칫 욕심이 있고, 불안할수록 개인의 특정 사안에 대하여 더욱 기도하고 금식하는데 이것은 오히려 신앙이 없거나 약하다는 것을 반증한다. 개인의 특정 사안을 성취하여 자신을 드러내려는 욕망이 강한 동기가 되는 기도와 금식은 외형적으로는 신앙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비신앙과 다름이 아니다.

 

한국 교회에 그렇게 많은 새벽기도와 금요기도와 산기도가 있지만 기도를 통하여 무언가를 얻어내려고 하지, 이미 성경에 명백하게 기록된 하나님의 뜻을 새기고 실천하려는 자세는 오히려 빈약한 것 같다.

 

예수님은 죽으시기 전날 “내 원대로 마옵시고 아버지의 원대로 하옵소서”라고 기도했다. 이처럼 기도는 이미 명백한 하나님의 뜻을 민감히 분별하고 실천하게 해달라고 간구하는 것이지, 자신의 뜻을 이루게 해달라고 조르는 것이 아니다. 그런데 한국 교회에서는 먹을 것과 입을 것을 달라고 중언부언하는 이방인들이 하는 기도가 너무 많은 것처럼 보인다.

 

하나님은 가장 거룩하고, 지혜롭고, 권능 있게 모든 피조물과 그 행동을 보존하시고 통치하신다. 그런 점에서 발생한 일에 담긴 하나님의 높으신 뜻을 우리의 특정 시점에서 우리가 다 알 수 없다. 특정의 사건에 대한 우리의 해석과 너무나 다르게 그 일이 차후에 진행되는 것을 우리가 얼마나 자주 경험하는지 모른다.

 

지난 일들은 모두 하나님의 주권이라는 면에서는 하나님의 뜻이겠지만, 하나님의 영원한 도덕이라는 면에서는 관련자들의 옳고 그름이 드러나기 마련이다. 이런 이유에서 가해자가 이미 벌어진 일에 대하여 그것을 하나님의 뜻과 은혜라는 표현으로 무마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 가해자는 하나님의 도덕법에 미치지 못한 자신의 행위를 회개할 일이지, 하나님의 주권적인 뜻이라는 차원으로 이런 일들을 해석할 일이 아니다.

 

요셉의 형들이 요셉을 판 행위는 하나님의 주권적인 면에서 그들로 하여금 애굽에서 번성케 했지만, 하나님의 도덕적인 면에서는 형들이 크게 반성해야 할 일이다. 이 점에서 요셉은 자기를 판 일이 하나님의 뜻이라며 형들을 용서할 수 있지만, 형들이 요셉에게 하나님의 뜻이라며 쩨쩨하게 용서하지 못 하느냐고 질책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우리는 감추인 하나님의 주권적인 뜻과 개인의 특정 사항에 대한 하나님의 뜻보다는 명백하게 성경에 알려진 하나님의 영원한 도덕법에 관심을 두어야 한다. 그것을 실천하지 못하는 우리를 한탄해야지, 우리의 일상 속에서나 혹은 역사의 흐름 속에 감추어져 있는 하나님의 뜻을 알지 못한다고 한탄해서는 안 된다.

 

하나님의 뜻은 명확하다. 그리스도를 통해 누구든지 예수를 주와 그리스도라고 믿고 고백하는 자들을 구원하신다. 그리고 이처럼 구원받은 신자들은 “항상 기뻐하라 쉬지 말고 기도하라 범사에 감사하라”는 말씀을 하나님의 뜻으로 알고 이 땅에서 늘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내 뜻으로 하나님의 뜻을 바꾸려고 해서는 안 된다. 이는 마치 내가 하나님보다 더 지혜롭고 능력자인 것처럼 생각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이것은 결코 하나님을 믿지 못하는 불신앙적인 행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