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특집> |살아가며 섬기며| 소년원에 꽃피는 그리스도의 사랑_박재균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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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며 섬기며 

소년원에 꽃피는 그리스도의 사랑 

< 박재균 목사_더사랑교회, 광주소년원 사역 >

 

 

달란트와 능력이 닿는다면 사회의 소외된 곳을 병행해 섬기기로

섬김과 전도는 우리의 몫변화는 주님의 은혜로 되므로 실망 않고 최선을

 

   성탄절과 연말연시가 다가왔다평상시에는 별 관심이 없다가도 이 계절이면 그나마 소외계층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된다추운 날씨 때문이기도 할 것인데 여하튼 그렇게라도 사람들이 그 부분에 관심을 갖게 되는 건 좋은 일이라 본다.

   하나님은 고아와 과부와 나그네를 항상 배려하셔서 이들을 위해 곡식을 수확할 때 밭모퉁이를 남겨 두고 떨어진 이삭마저 줍지 말라고 하셨다또 포도를 수확할 때도 다 따지 말고 남겨 두라고 하셨고 떨어진 것도 줍지 말라고 하셨다예수님은 세리창기병자죄인들을 불쌍히 여기셨는데 그리스도인이라면 항상 약자를 배려하고 소외된 자들을 주님의 마음으로 섬길 수 있는 기회를 애써 만들어야 할 것이다.

   우리 주변에 소외된 곳이 많이 있지만 그 중에 한 곳이 바로 소년원이다우리 교단에도 총회 특수전도부를 비롯경북 청송제2교도소(이기학 목사)와 전주소년원(이성원 목사등 교정 선교 사역에 헌신하시는 훌륭하고 고마운 분들이 계신다그럼에도 필자가 이 글을 쓰는 것은 보다 더 많은 관심을 갖게 하고픈 마음 때문이다.

   필자는 2006년도부터 지인의 소개로 광주소년원생들을 섬기기 시작하여 벌써 12년이 되었다사실 교회 목회를 하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지만 내 달란트와 능력이 닿는다면 사회의 소외된 곳을 병행하여 섬기기를 소원했는데 하나님이 이 일로 인도해 주셨다지금까지 매주일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광주소년원 기독반 아이들에게 찬양과 설교와 분반공부로 섬기고 있다주일 오후 2시가 종교 시간으로 천주교 20여 명원불교와 불교는 6~7명씩 모이는데 우리 기독반은 보통 70~75명 정도이다지금은 다른 소년원의 리모델링으로 인원이 증가되어 90~95명이 예배에 참석하고 있다.

   소년원은 중고등학교 연령층의 청소년들이 범죄하여 들어오는 곳이다이곳은 죄를 벌하는 목적보다는 교정이 주목적이다그래서 이곳에서 검정고시를 비롯하여 설비자동차정비지게차용접포크레인 등 자격증을 따게 하여 대학에 진학하게 하거나 직장을 구하여 사회에 잘 적응하도록 돕는다이를 더 효과적으로 돕기 위해서 멘토링 제도를 도입하여 소년보호 위원들이 1~3명의 멘티를 지정받아 상담을 통하여 아이들의 가정과 환경과 심리를 이해하여 효과적으로 지도를 하기도 한다.

 

   매주일 오후 2예배를 통해 그들에게 예수님을 인격적으로 만나게 하고주중에는 1~2회 점심때나 오후 시간에 그들을 만나 고민을 들어 주고 진로지도를 하고 사회에 나가서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기도 한다그러나 원생들이 그리 쉽게 마음을 열지는 않는다지금까지 부모형제친척친구교사지인 등 많은 사람들이 그들에게 좋은 말을 해 주었고정직하게 살아라착하게 살라고 귀가 닳도록 들려주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반복하여 잘못을 저질러 결국에 소년원에 다시 들어오곤 한다그만큼 여러모로 미숙한 청소년 시절의 범죄나 실수는 인생에 큰 상처를 안겨 주는 것이다.

   더 힘든 문제는 시대가 험악해져서 그런지 소년원에 들어올 정도가 되면 이미 사회에서 여러 차례 죄를 지은 경력을 가진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폭력강도절도성폭력사기치상문서위조 등 강력범을 비롯해 죄목도 가지가지이다. 12년 동안 그들을 지도해 왔지만 사실 진정으로 명실상부하게 변하여 나가는 아이들은 소수이다물론 서울소년원 같은 경우는 퇴원한 아이들을 모아 공동생활하며 지속적으로 도움을 주기에 그 중에는 목회자가 된 사람도 있고선교사로 나간 사람도 있고건강하게 직장생활을 잘하며 가정을 꾸린 아이들도 있다고 한다그들에 대한 지속적 도움이 절대 필요한 증거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 밖의 많은 소년원에서는 그런 성과를 내기가 매우 힘들다후속 조치에 참여하는 도움 활동이 적어서이기도 하지만 실제적인 난관들도 있기 때문이다내 경우그들이 퇴원한 후에도 연락하여 도움을 주고 싶지만 내 활동 반경에서 먼 타지역 아이들이 많고 또 소년원에서는 그렇게 잘 따르던 아이들도 퇴원하면 과거 자신의 행적이 사회에 노출될까 봐 연락을 안 하는 경우가 허다하다바라기는 연락은 안 하지만 사회에 잘 적응하여 멋지게 변화되어 건강하게 살아가는 아이들도 많기를 기대하고 기도한다.

   그런데 지금까지 12년 동안 아이들을 지도하며 제대로 변화된 감동적인 경우도 있었다그 친구에게 퇴원 후에 집에 놀러오라고 하면서 밥도 사주고 종종 용돈도 주었는데 스스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는 돈을 주어도 자기가 번다면서 안 받고다시는 나쁜 짓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었다그 친구는 지금까지 반듯하게 직장생활을 잘하고 있다그런 경우에는 참으로 하나님께 감사하고 기쁜 마음으로 이 일을 더 열심히 하게 하는 원동력이 되곤 한다.

   하지만 내 능력 밖의 문제들이 발생하면 난감한 경우도 많다최근에 목포에서 살다 소년원에 들어온 김아무개(이하 김군)라는 친구가 자신의 멘토가 되어 달라면서 두 장의 편지를 내게 주었다그 전에는 옆의 동료가 조금만 거슬리게 하면 욱하며 욕을 해댔는데 지금은 많이 달라져 신앙을 가져 보려고 애쓰고 있다고 했다그런데 소년원에 들어오기 전에 지은 죄와 연관된 다른 죄 세 건이 더 드러나서 각각 100만 원, 100만 원, 200만 원의 벌금형이 나왔다한다이미 수배된 상태이기 때문에 내년 4월에 소년원에서 퇴원하자마자 곧바로 다시 소년원에 들어와야 한다면서 고민을 털어놓는 것이다.

   사실 오랫동안 이곳 아이들을 도우면서 내린 결론은 절대로 아이들과 돈거래를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퇴원한 아이들에게 너희들이 공부를 하고 싶어 학원에 다니고 싶은데 학원비가 없어 공부할 수 없다면 빚이라도 내서 학원비를 내 줄 테니 자신의 미래를 위해서 공부하라고 말해 주곤 했다그런데 그 말을 돈 빌려 줄 테니 어려우면 언제든 연락하라는 뜻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문제였다황당하게도 학원비가 아니라 그들이 먹은 술값을 갚아 주라고 연락이 오거나 또 돈을 받아내려는 목적으로 교묘하게 나의 심리를 이용하는 아이들도 있었다경험이 쌓이다 보니 이제 그런 아이들은 금세 알아낼 수가 있다.

   그래서 이번에 목포의 김군의 이야기를 접했을 때 또 무슨 속임수가 아닌가 의심도 들었던 게 사실이다그런데 그렇게 의심만 하기에는 김군은 1년 전의 모습과 지금의 모습이 참으로 많이 달려져 있긴 했다하나님이 내 마음에 부담을 주셨다어떻게라도 도움을 주어 이것을 계기로 평생 변화된 삶을 산다면 하나님께 영광이요 당사자뿐 아니라 그 가족들과 우리에게도 큰 기쁨과 감동이 될 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은 관찰하고 있다할머니가 영세민이어서 얻을 수 있었던 목포의 작은 아파트에서 동생과 아빠와 할머니랑 살았는데이혼했던 아빠에게 새엄마가 생겨 함께 온 딸과 함께 살고 있다아빠가 일하던 곳에서 범인을 잡다가 칼을 맞아 몸 상태가 안 좋아 일도 못하신다고 한다새엄마는 식당에서 일하시는데 김군과 상담한 결과 그분 역시 힘들어 지금으로선 부모님이 벌금을 내 줄 형편이 안 된다고 하는데 직접 만나서 알아보려고 한다.

   사람이 변화될 수 있는 것은 한 순간이다인간의 가르침이나 설득으로 쉽게 변하지 않던 사람이 하나님이 어루만지시면 순간에 변화될 수 있음을 보았다김군처럼 마음에 갈등을 많이 하고 심리적으로 안정되지 못하여 누군가의 도움을 절실히 필요로 하는 때에 조금만 힘이 되어주면 좋은 결과들이 나올 수 있으리라 본다도와주면 변화된 인생을 살며 건강한 사회인으로 잘 자라갈 수 있는 청소년들우리가 조금만 더 관심을 기울이고 그리스도의 복음과 사랑으로 돌봐 준다면 귀한 인생을 살아가게 될 것이다몸과 마음이 추운 소년원에도 그리스도의 사랑은 꽃피고 있다이 소년원에서 전하는 그리스도의 사랑과 복음을 통해 거듭난 그들이 언젠가는 사회에 나가서도 반드시 존중받는 건강한 사회인이 될 것을 기대하며 기도한다.

   눈이 오고 날씨가 점점 추워진다우리 곁에 소외된 사람들이 너무나 많이 있다물질도 시간도 사랑도 투자를 하는데 당장에 눈에 보이는 변화나 수확은 미비하다그렇더라도 섬김과 전도는 우리의 몫이지만 그 변화의 열매는 주님의 은혜로 이뤄지기에 우리는 여건이 되는 대로 실망하지 않고 기도하며 최선을 다할 뿐이다이 그리스도의 사랑을 꽃피우는 일에 동감하고 기도해 주며 협력하는 손길은 더없이 존귀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