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아픔을 딛고_안두익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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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아픔을 딛고

< 안두익 목사, 동성교회 >

대한민국에 몰아친 시련의 태풍을

믿음으로 이겨 내고 도약의 기회로

봄이 성큼 우리 앞에 다가왔습니다. 그동안 추위에 움츠렸던 모든 것들이 기지개를 켜고 여기저기 꽃샘의 시샘을 받아가면서도 봄을 알리는 꽃망울들이 터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지난 3월 10일 우리나라 역사에서 한 획을 긋는 역사적인 판결이 내려졌습니다. 2016년 12월 9일 국회에서 국회의원 234명의 찬성으로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가결되었고, 91일 만인 3월 10일에 헌법재판소에서 재판관 8명 전원 일치의 판결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 인용이 선고되었습니다.

이로써 박근혜 대통령은 대통령직에서 파면되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탄핵이 결정된 지 불과 3주 만에 구속 수감이 되었습니다. 그 112일이라는 긴 시간 동안 우리나라는 참으로 많은 아픔을 겪어야 했고, 엄청난 에너지를 낭비해야 했습니다. 탄핵 인용을 주장하는 촛불 시위하는 사람들과 탄핵을 반대하는 태극기를 든 사람들 사이에 반목과 갈등으로 인해 심각한 국론 분열이라는 고통을 겪어내야 했습니다. 재판의 결정이 나기까지 서로 자기들의 주장을 강력하게 내세웠던 사람들도 이제는 사법부의 결정을 기꺼이 수용해서 그동안 탄핵 정국으로 인해 감수해야 했던 온갖 아픔과 국제 정세 속에서 감내해야 했던 불이익을 극복해 가야 합니다.

지금 우리나라는 내우외환의 위기를 겪고 있습니다. 마치 100여 년 전 세계 열강이 조선을 잡아 삼키려 하던 때와 흡사한 형국입니다. 지금 우리나라는 중국 일본 미국 러시아 등 사방에 욱여쌈을 당하고 있습니다. 거기에다 외환위기 때보다도 더 어렵다고 느껴지는 내수 침체와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강화되고 있는 미국의 자국보호주의, 그리고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인한 경제적 타격 등을 고려하면 말 그대로 ‘내우외환’이라는 말이 딱 맞는 우리 시대의 상태입니다.

사방에서 우리의 목을 조여오고 있는데 우리나라의 사정은 어떠합니까. 실물 경제는 바닥을 치고 있습니다. 가장들은 실직하고 조기 퇴직자들이 비정규직으로 몰리면서 청년 실업이 가중되고 있습니다. 이런 통계를 보면 이 나라가 다시 일어 설 수 있을까하는 두려움도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여기서 주저앉아서는 안 될 것입니다. 바울은 ‘우리가 알거니와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 곧 그 뜻대로 부르심을 받은 자들에게는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룬다.’고 말씀합니다(롬8:28). 이 시련의 태풍을 잘 이겨내야 합니다.

우리나라는 여름철이 지나면서 예외 없이 태풍이 찾아옵니다. 우리는 우리에게 피해를 많이 준다고 생각하고, 태풍이 오는 것을 별로 반갑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태풍은 우리에게 절대로 없어서는 안 될 존재입니다. 우리나라가 해마다 겪는 현상 중에 하나가 바로 적조 현상입니다.

적조 현상이 일어나면 바다의 물고기 떼들이 몰사하는 것을 보게 됩니다. 적조 현상이 일어나니까 생명체들이 숨을 쉴 수 없고 흙을 붓지만 임시방편일 뿐입니다. 죽음의 힘이 임하니까 아무리 몸부림쳐도 역부족입니다. 그러나 보세요. 거대한 태풍이 몰아치면 한 순간에 해결이 됩니다. 태풍이 불면 바닷물이 뒤집어져 바닷물의 순환을 가져오게 되고, 이로 인해서 바다의 가장 작은 생명체인 플랑크톤의 움직임을 활발하게 하여 물고기들이 그 플랑크톤을 먹을 수 있게 만들어 줍니다.

우리는 태풍이 주는 피해를 더 많이 생각하지만 실제로 태풍이 우리에게 주는 유익은 그로 인해 생기는 피해보다 훨씬 더 큽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는 때로 우리 인생에도 태풍이 불게 허락하십니다. 그로 인해서 나에게 여러 가지 유익을 주기 위해서입니다. 거꾸로 태풍이 없다면 우리가 사는 지구나 우리의 사회가 더 큰 피해를 입는 것처럼, 우리 인생에 태풍이 없다면 우리의 삶이 평안할 것 같지만 그로 인해서 찾아오는 피해가 훨씬 더 많습니다.

지금 대한민국 호는 태풍 속에 다시 한 번 도약의 기회를 맞이해야 합니다. 이와 같은 때 교회가 해야 할 일이 무엇입니까? 왜 오늘 하나님께서 저와 여러분을 교회로 부르셔서 이처럼 살게 하십니까? 지금 한국 교회가 가장 필요한 것은 800만이다, 1,000만이다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보시기에 합당한 남은 자, 철저히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주님만 따르는 믿음의 사람들이 필요합니다. 이 믿음의 사람들을 통해 아직도 아물어지지 않는 사람들의 마음에 십자가의 보혈의 생수를 흘려주는 사명을 감당해야 합니다.

그렇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보혈의 강수가 흐를 때 이 민족의 분열과 상처를 치유하는 유일한 처방이요, 대안이 될 것입니다. 이 기회에 복음만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사명의 깃발 아래 믿음의 사람들이 모일 때, 그러한 숫자가 100만만 되어도, 아니 10만만 되어도 하나님은 이 나라를 강하게 지켜 주실 것입니다. 우리는 부족하지만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다시 한 번 이 아픔을 딛고 일어서는 민족의 비상을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