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칼럼| 기독교는 무엇을 추구하는가?_한병수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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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병수 박사, 합신강사, 개혁주의신학연구소 소장 >

“복음의 범인류적 유익 극대화 도모할 때 하나님 영광 드러나”

1.

인류에게 가장 큰 복을 제시하고 제공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민족성과 시대성과 당파성을 극복해야 한다. 특정한 목적과 특정한 집단과 특정한 시점과 결탁하는 순간 섬김의 영역은 그만큼 좁아지고 왜곡과 편협의 소지는 커져간다. 스스로도 편협의 노예로 전락하고 인류에 대해서도 불이익의 무의식적 원인을 투척하는 셈이 된다.

인류 전체에게 복의 근원으로 부르심을 받았다는 사실의 망각이 곳곳에서 감지된다. 집단적 이기주의 망령은 정치권과 경제권의 전유물이 아니다. 기독교 안에서도 온 천하의 만민에게 복의 근원이 되라는 부르심을 제치고 특정한 집단의 충복을 자임하는 일들이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자행되고 있어서다. 인류를 향한 복의 전달자 신분은 길바닥에 던져진다.

2.

인류에게 최고의 복을 전하는 자로 있으려면 다양한 한계들이 제거되어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제거의 제1순위는 인간 자신이다. 모든 한계의 출처가 인간이기 때문이다.

성경은 하나님의 말씀이다. 하나님의 영감으로 된 것이기에 유일하게 인간의 한계가 침투되지 않았다. 하나님의 전적인 주권과 절대적인 뜻과 확고한 계획과 정교한 섭리와 전방위적 통치가 성경에 계시되어 있다. 인간의 편협성과 유한성과 유오성과 편파성과 부패성이 하나님의 감동으로 제거된 현장이 성경이다.

성경을 있는 그대로 보존하는 일들이 목숨을 걸고 진리를 추구한 믿음의 선배들이 일평생 매달렸던 일이었다. 그렇게 일구어진 깨달음의 유산이 역사에 펼쳐져 있는데 사람들은 취향에 따라 자신의 노선을 선택했다.

3.

성경은 특정한 시대나 민족이나 인물이나 주제에 얽매이지 않는다. 고대의 이스라엘 백성들을 위한 것만도 아니고, 서구 문화권에 속한 사람들의 전유물도 아니며, 교회에 출석하는 사람들의 유익을 위해서만 존재하는 것도 아니다.

성경의 영원성 때문에 특정한 시대를 불문하고 과거와 현재와 미래의 그 어느 시기에도 변하지 않는 하나님의 말씀이며 복의 근원이다. 성경은 보편적인 속성 때문에 특정한 문화권의 독점적인 유산이 아니라 동서남북 남녀노소 빈부귀천 지위고하 일체를 막론하고 모든 자들에게 하나님의 말씀이다.

교회는 하나님의 말씀을 맡은 제사장 나라로 부름을 받았기에 세상의 빛과 소금이란 차원에서 특정한 교단이나 가시적 교회라는 담벼락 안에 가두어질 수 없는 범인류적 소명이 있다.

4.

신학은 기독교의 이러한 범역사성, 범인류성, 범교회성 이상을 의식하고 구현하는 방향으로 전진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인간의 죄성이 가장 잘 제거된 신학적 유산을 발견하고 계승하며 보다 엄밀한 죄성을 제거하여 보다 순수한 신학적 유산을 후대에 물려주는 우리의 과제를 성실하게 수행해야 한다.

성경론과 삼위일체 하나님에 대한 교리와 작정론과 예정론과 섭리론과 은혜론에 각별한 신학적 주의와 관심을 기울이는 이유는 하나님의 속성과 뜻과 역사만이 순수하게 남도록 하여 오직 그분께만 영광을 돌려 복음의 범인류적 유익의 극대화를 도모하기 위함이다. 각 나라와 단체는 자신들의 입장을 지원할 기대감이 아니라 인류 전체의 유익을 위해 신학의 계보와 가르침을 선별해야 한다.

5.

사람들의 탐욕적인 군침을 닦아줄 요량으로 유행성 이슈에 뛰어들어 선정적인 해법 생산에 과도한 지성과 에너지와 재원과 시간을 허비하는 일이 없도록 늘 주의와 경계의 안테나를 우뚝 세워야만 하겠다.

올바른 것을 가르쳐 주면 저절로 해소될 부차적인 일들에 집착하여 기독교의 체질을 저하시키고 호기심의 간지러운 부위만 긁어주다 결국 본질적인 문제에 대처하는 교회의 저항력을 무의식 중에 떨어뜨려 좌우에 날선 어떠한 검보다도 예리한 성령의 검을 맡았으나 썩은 무우만 자르면서 범우주적 증인의 소임을 다했다고 자부하는 부끄러운 꼴을 후대에 보여서는 아니 될 것이다.

역사의 한 토막이 우리에게 맡겨진 이상 앞으로 이어질 역사의 유익을 위해 우리는 없고 그리스도 예수만 남아 최고의 범인류적 복이 최상의 상태도 전해질 수 있도록 우리에게 분여된 소임에 전무해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