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항력적인 하나님의 은혜에 대한 이해_김영길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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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항력적인 하나님의 은혜에 대한 이해

< 김영길 목사, 더불어사는교회 >

 

“절대 실수하지 아니하시는 하나님께서 우리의 구원을 붙들고 있어”

 

 

요즘 믿음에 대한 구원관, 곧 개혁교회 교리인 하나님의 불가항력적인 은혜에 대하여 그 의미를 오해하는 분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오해하는 부분은 우리의 구원이 신인의 협력, 즉 하나님과 인간의 협력으로 되는 것처럼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오해는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은혜를 베풀고자 손을 내밀지라도 그 은혜를 받고자하는 우리의 노력이 없이는 절대 그 은혜를 받을 수 없다는 생각에서 나온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하나님은 은혜를 거저 주시지만 우리가 그 은혜를 받고자 하는 손을 내밀지 못하면 하나님의 은혜를 절대 받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것이 곧 알미니언주의자들이 말하는 논리라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이러한 알미니언적 사고방식은 하나님의 은혜를 받든지 못 받든지 결국은 우리의 자유의지에 달렸다는 사고방식인데, 아무리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거저 은혜를 베풀고자 한다 할지라도 우리가 받으려고 하는 의지가 없다면 하나님도 어쩔 수 없다는 주장입니다.

그러나 개혁주의 입장은 다릅니다. 죄인 된 우리로서는 절대로 스스로 하나님을 찾아 갈 수도 없고 하나님의 은혜를 받을 수도 없다는 입장입니다. 때문에 하나님께서 주의 택한 백성들에게 일방적으로 찾아오시고 인간이 거부할 수 없는 불가항력적인 은혜를 주심으로 말미암아 얻게 되는 것이 믿음입니다.

이 믿음은 우리가 거부한다고 해서 거부되어지는 것도 아니고, 우리가 받고자 한다고 해서 받아지는 것도 아닙니다. 따라서 이 은혜를 하나님의 불가항력적인 은혜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하나님께서 먼저 우리를 사랑하신 이유입니다.

그런데 혹자는 주님께서 우리를 위하여 문밖에서 문을 열어달라고 두드리시지만 문을 열고, 안 열고는 우리의 책임이어서 만약 우리가 문을 열지 않으면 주님도 어쩔 수 없이 돌아가야 하는 처지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생각은 피조물의 주인이신 하나님을 무능력한 존재로 만드는 것에 불과합니다. 인간이 거부하면 하나님도 어쩔 수 없다는 이 논리는 하나님의 절대 주권을 무시한 처사임을 알아야 합니다.

우리가 알고 있어야 하는 것은 처음부터 우리의 구원은 그 주도권이 하나님께 있는 것이지 우리의 자유의지에 달려 있는 것이 아닙니다. 인간의 자유의지는 항상 자신의 욕심을 따라 하나님을 떠나 죄를 지을 뿐입니다.

이러한 인간들 속에 주님께서 직접 찾아오시고 닫혀 있는 우리의 문을 깨뜨려 부수시고 들어오셔서 주님의 은혜를 알게 하여 믿게 하시고, 주님을 따라가도록 만들어 가시는 것과 관련해 이를 인간이 도저히 거부할 수 없는 하나님의 불가항력 은혜라고 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참된 믿음을 소유한 사람은 하나님께서 우리를 붙들고 계심을 믿는 사람입니다. 그러한 사람들은 구원의 확신에 대하여 의심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절대 실수하지 아니하시는 하나님께서 우리의 구원을 붙들고 있다는 사실을 믿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반대로 거짓된 믿음을 소유한 사람은 자기 자신이 자신의 의지로 하나님을 붙들려고 하는 사람입니다. 이는 구원의 주도권이 자신의 의지에 달려있는 것으로 착각하고 날마다 하나님을 붙드는 연습을 부단히 하는 사람입니다. 그러나 인간의 의지는 한계가 있는 것이어서 부지중에 실수하고 넘어지는 일이 비일비재합니다. 이러한 사람들의 특징은 자신이 죄를 지을 때마다 자신은 구원을 받지 못한 사람이 아닌가하는 의심을 갖게 되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한계를 가진 자신의 자유의지로 하나님을 붙들고 있어서 불안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참된 구원은 하나님께서 우리를 붙들고 있느냐, 아니면 내가 하나님을 붙들고자 애를 쓰느냐 하는 차이입니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불가항력적인 은혜를 입은 사람은 하나님께서 우리를 붙들고 계심을 믿고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길로 따라가는 사람이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어떠하든지 하나님의 비위를 맞추고자 하면서 자신이 원하는 길을 가고자 하나님을 이용하고자 하는 사람임을 알아야 할 것입니다.

하나님을 믿는 것은 우리의 결단이나 노력으로 되는 것이 아닙니다. 오직 하나님의 불가항력적인 은혜로 말미암습니다(엡 2:8-9). 이 말은 하나님으로부터 믿음을 선물로 받은 자들만 믿음을 소유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우리의 믿음이 인간의 노력으로 얻어진 것이라면 자기 자랑이 되겠지만 하나님이 거저주시는 은혜로 말미암은 것이기 때문에 자기 자랑이 나올 수 없는 것입니다. 이러한 하나님의 불가항력적인 은혜로 말미암아 하나님의 자녀 된 자들은 절대 구원에서 떨어질 염려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이런 사람들은 하나님을 아버지라고 부를 수 있는 특권을 누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버지와 자녀의 관계는 절대 끊을 없는 관계라서 설사 자녀가 잘못이나 실수를 범한다고 해서 그것이 빌미가 되어 아버지와 자녀의 관계가 끊어진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아버지의 한없는 은혜가 자녀의 잘못을 훨씬 능가하는 사랑으로 덮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성경은 이렇게 말씀합니다. “누가 능히 하나님께서 택하신 자들을 고발하리요 의롭다 하신 이는 하나님이시니 …… 예수 안에 있는 하나님의 사랑에서 끊을 수 없으리라”(롬 8:33-39).

오늘날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구원을 누리는 것은 오직 하나님의 불가항력적인 은혜임을 다시 한 번 생각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