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에 능숙한 교사를 세우자_손종국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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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에 능숙한 교사를 세우자

< 손종국 목사, 청소년교육선교회 대표 >

 

교회마다 성경 읽기에 능통하고 잘 가르칠 수 있는 교사 양성하길

 

 

서울의 한 교회 고등부에서 최근 이 교회에 다니는 청소년 100명을 대상으로 성경 읽기와 기도생활에 관련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들 열 명중 여덟 명(77%)이 일주일 동안 성경을 거의 읽지 않거나 ‘전혀 읽지 않는다’고 답했다.

매일 규칙적으로 성경을 읽는다는 응답은 9%에 불과했다. 그나마 희망적인 것은 설문에 참여한 청소년 56%가 성경을 ‘삶의 지침이자 하나님의 말씀’으로 인정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소년들이 ‘삶의 지침’인 성경을 읽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첫 번째는 성경이 어렵다는 것이다. 성경의 내용 자체가 어려워서 읽어도 무슨 얘기인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

두 번째는 학생들의 바쁜 스케쥴이다. 입시 경쟁이 치열하다보니 성경읽기는 공부에 우선순위가 밀릴 수밖에 없다.

세 번째는 ‘하나님과의 관계 부족이다. 학생들 개개인이 하나님과의 관계가 멀다 보니 말씀에 대한 갈증도 없는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성경을 잘 알면서 잘 가르쳐 주는 교사가 없다는 것이다.

나는 고등학교 2학년 여름 수련회에서 예수님을 구주로 영접하고는 평생을 주님을 위해 살기로 작정하였다. 그 이후로 열심히 전도를 하면서 성경읽기에 열중하던 어느 날 이렇게 성경만을 읽다가는 성경을 있는 그대로 믿도록 세뇌를 당하는 것은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 그러자 성경읽기가 멈춰지게 되었다.

그런데 토요성경공부 시간에 전도사님이 여리고성에 대한 강의를 하셨는데 “고고학 발굴에 의하면 여리고성이 기적적으로 무너진 것이 확실하다”는 것이었다. 이해가 되지 않던 성경을 잘 풀어주신 덕분에 성경을 계속 읽을 수 있었다.

고3이 되자 새로운 교역자가 오셨는데 이 분은 중고등부 전담이 아니고 장년사역을 하면서 성경공부만 인도해 주시는 분이었다. 그런데 성경을 가르치시기보다는 성경공부하는 방법을 가르치고는 우리 스스로 하라고 말씀하셨다.

중1부터 고3까지 섞여서 조를 만들고 모여서 주어진 성경본문을 함께 읽으면서 1) 많이 나오는 단어들을 찾고 2) 본문의 내용을 요약하는 제목을 만들며 3) 내가 하지 말아야 할 일들과 4) 내가 해야 할 일들을 찾고서 서로 나누도록 하였다.

너무나 쉬웠고 상급생인 나는 더욱 열심히 찾고 조를 인도하면서 서로 발견한 내용을 나누도록 하고 마지막으로 각 조가 발표하는 내용을 들으면서 성경본문의 풍성한 맛을 발견하게 되었다. 성경공부의 재미를 느낀 나는 강도사님을 개인적으로 찾아가 궁금한 내용을 묻기도 하면서 난처해하시는 강도사님을 설득하여 주석을 매주 빌려서 성경 공부를 해 나갔다.

나는 수련회에서 성경읽기를 가르치고 후속 프로그램으로 성경읽기표를 나누어 주어서 방학 동안 집중적으로 읽게하여 시상을 하였다. 그리고 보통 14주짜리 공과책을 한 권 마치면 그 내용을 가지고 반별 대항 스피드퀴즈를 진행해서 복습을 하도록 하였다. 물론 교사들이 솔선수범하여 성경을 읽고 학생들이 읽도록 지속적으로 지도한 것이 주효하였다.

그래도 그 때 못한 것이 있다면 성경통독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이었다. 설교를 잘 필기하며, 성경을 꾸준히 읽고, 큐티를 하고, 중요구절을 암송하며, 하루 일곱 번 묵상하도록 하는 것이 내 수칙이다. 요사이 개발하여 가르치는 24주 성경통독의 요점은 이런 것이다.

1) 이스라엘의 지형과 농업, 절기를 이해하고 성경의 지명과 인명을 익숙하게 익히게 한다. 특히 사사들과 분열왕국시대의 왕들, 선지자들의 이름을 쉽게 외우게 한다.

2) 성경을 역사서를 중심으로 연대기적으로 재배열하고 나머지 책들을 사이에 끼어 넣어 이야기로 만들어 정리하게 한다.

3) 구약과 신약의 관점을 하나님은 누구신가와 예수님은 누구신가로 잡아 중요한 고비마다 질문하고 그 상황에서 답을 찾게 한다.

4) 성경 각 권의 역사적인 배경과 저작의도를 설명하는 사진과 도표, 지도를 제공하고 주중에 표에 따라 성경을 읽게 한다.

교회학교가 어려운 이 때 교회마다 성경을 잘 읽고 능통하여 잘 가르칠 수 있는 성경교사를 양성해야 한다. 성경 속에서 하나님을 만나고 예수님을 만난 교사들이 해마다 학생들과 함께 성경을 일독 아니면 2독씩 해나가야 한다.

어거스틴은 이렇게 말하였다. “성경은 어린 아이가 물에 빠지지 않을 만큼 충분히 얕고, 코끼리가 헤엄치기에는 충분히 깊다.” 미래의 영적 거인들이 성경에서 헤엄치게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