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염된 자랑과 부패한 기득권_이광호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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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염된 자랑과 부패한 기득권

< 이광호 목사, 실로암교회 >

교회에서는 세상의 것들이 특별한 대우 받는 조건 될 수 없어

하나님의 자녀들이라 할지라도 이 세상에 살아가면서 다양한 일들을 하게 된다. 세속국가에 속해 있으며 노동을 통해 삶을 이어갈 수밖에 없다.

불신자들은 세상적인 가치를 두고 서로 비교하기를 즐겨한다. 그러나 하나님을 경외하는 성도들은, 건전한 직업이라면 귀천 없이 모든 면에서 성실하고 근면한 자세를 유지해야 한다.

하나님의 교회 가운데서는 세상에서의 직업과 지위가 결코 부러움이나 자랑거리가 되지 않는다. 세속적인 성공여부를 하나님께서 주시는 복이나 은혜인 양 직접 결부 짓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즉 세상에서 출세하여 높은 자리를 차지하거나 사업에 성공한 부자가 되었다고 해서 그것을 하나님의 복으로 간주해서는 안 된다.

만일 그렇게 되면 하나님의 자녀들 가운데 그런 삶을 누리지 못하는 자들은 마치 하나님의 복과 은혜에서 거리가 먼 사람인 것처럼 오해할 우려가 따른다. 더욱이 교회의 교사인 목사를 비롯한 기독교 지도자들이 세상에서의 과거 경력을 자랑으로 삼아서도 안 된다. 과거에 어떤 성공한 자리에 있었던가 하는 것은 하등의 자랑거리가 될 수 없으며 세상에서 얼마나 많은 교육을 받았는가 하는 것도 자랑거리가 되지 않는다.

사도 바울은 부유한 집안 태생으로 당시 최고의 교육을 받은 인물이었다. 그는 길리기아 다소(Tarsus) 출신이었지만 예루살렘에서 가말리엘의 문하생이 되어 구약 율법을 공부했다. 그러나 하나님의 복음을 깨달은 후로는 그것을 전혀 자랑거리로 여기지 않았다. 바울은 그런 것들을 아무런 값어치 없는 배설물처럼 여겼다.

니고데모 같은 사람은 산헤드린 공회원으로서 정치적으로 매우 높은 지위에 있던 자였다. 삭개오 같은 인물은 세무 관리를 지냈다. 아리마대 요셉 같은 인물은 큰 부자였다. 그리고 자주장사 루디아나 빌레몬 같은 사람은 상당한 부자였을 것이 틀림없다. 하지만 저들에게는 세상적인 그 형편들이 전혀 자랑거리가 되지 않았다.

그러므로 교회에서는 그와 같은 세상의 것들이 특별한 대우를 받는 조건이 될 수 없다. 사도 바울은 예수 그리스도와 합하여 세례를 받은 자라면 누구나 아무런 차별이 없다는 사실을 분명히 언급했다. 유대인들과 헬라인 사이에 차별이 있을 수 없으며 노예와 자유인 사이에도 교회 안에서는 더 이상 신분적 차별의 근거가 되지 않았다(갈3:28; 골3:11).

교회는 그에 대해 분명한 자세를 견지하지 않으면 안 된다. 지나간 과거의 경력 뿐 아니라 현재의 형편 역시 교회 가운데서 긍지를 가질만한 자랑거리로 작용할 수 없다. 만일 그런 일이 발생한다면 진정한 교회 공동체를 형성해 나가기 어렵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오늘날 우리 시대의 기독교는 과연 어떤가? 세상에서 높이 인정받는 배경을 가진 자들이 교회 안에서 더 나은 대접을 받거나 보이지 않는 기득권을 소유하고 있지는 않은가? 그렇게 되면 순박한 교인들은 저들의 외형을 부러워하는 심각한 오류에 빠지게 된다.

우리 시대 한국교회 가운데는 소위 ‘진골과 성골’이 있다는 말을 종종 듣는다. 이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부모의 직위와 세속적인 형편에 따라 그 자녀들도 교회 안에서 유사한 대우를 받게 된다. 부모가 힘 있는 목사나 장로라면 상당한 기득권을 누랄 수 있는 반면, 그렇지 않을 경우 부당한 대우를 받는 경우가 얼마든지 많이 있다.

교회에서 그와 같은 일이 발생한다면 그것을 철저하게 배격해야 한다. 그것을 방치하게 되면 악한 누룩이 되어 퍼져나갈 것이며 교회는 급속히 세속화 될 것이 뻔하다. 세상에서 인정받는 경력과 부와 명예를 가진 자들을 대우하면 그들은 그것이 하나님의 복이라 자랑할 것이며 그렇지 않은 자들은 저절로 상대적인 경시를 받게 될 것이 분명하다.

특히 신학자들이나 교회 지도자들은 세상에서의 자기 경력이 무의미함을 깨달아야 한다. 복음 안에 거하는 자들에게 출신학교나 과거의 직업 자체는 이제 아무것도 아니다. 그런 것은 바울이 말한바 ‘배설물’에 지나지 않는다. 만일 신학자들과 교회의 지도자들이 자신의 학력, 경력 등 출신 배경을 여전히 하나의 ‘자랑거리’로 생각한다면 이는 미성숙의 증거이며, 다른 성도들도 같은 시각에서 바라 볼 수밖에 없는 오류에 빠지게 될 것이다. 

우리는 외모를 보고 하나님의 자녀를 평가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세례를 받고 그의 보혈로써 용서받은 성도라면 누구나 동등한 지위를 소유하게 된다. 

하나님께서 존귀하게 여기는 자라면 교회는 마땅히 그를 그와 동일한 관점에서 인정할 수밖에 없다. 지상교회가 이에 대한 분명한 이해를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