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거룩한 섭리와 하나님의 자녀의 타락 <제5장 5항>
< 김병훈 목사, 화평교회, 합신 조직신학 교수 >
5장 5항: “가장 지혜로우시고, 의로우시고, 은혜로우신 하나님께서는 때때로 그 자신의 자녀들을 다양한 유혹들과 그들의 부패한 심령에 잠시 동안 내버려 두십니다. 이것은 그들이 범한 이전의 죄로 인하여 이들에게 벌을 주기 위함이며, 또는 그들의 부패성의 숨어있는 강력함과 심령의 거짓됨을 그들에게 드러내 주기 위함입니다. 그리하여 그들로 하여금 겸비하게 합니다. 그리고 그들로 하여금 더욱 가까이 그리고 끊임없이 도움을 바라며 하나님께 의지하도록 양육하기 위함입니다. 또한 그들로 하여금 장차 죄를 범할 수 있는 모든 계기들에 대해 더욱 경계하고, 여러 가지 다른 의롭고도 거룩한 목적들에 대해 더욱 유의하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징계는 새로운 사람으로 돌이켜 거룩한 구원의 목적에 합당한 자로 서게 해”
<지난 호에 이어>
네 번째 목적과 관련하여 다윗은 하나님의 의의 백성으로 살아갈 것을 다짐합니다. “주의 구원의 즐거움을 내게 회복시켜 주시고 자원하는 심령을 주사 나를 붙드소서 그리하면 내가 범죄자에게 주의 도를 가르치리니 죄인들이 주께 돌아오리이다”(시 51:12-13).
자신의 심령이 얼마나 부패한 자이며 거짓된 자인가를 깊이 깨달은 다윗은 하나님의 긍휼로 인한 용서를 간구하고 이를 체험하여 아는 자로서 오직 하나님의 거룩한 도리를 선포하고 가르치며 의의 길로 나갈 것을 결심하는 데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한 때 다윗은 인구조사를 통해 자신이 행한 업적을 드러내며 군사의 규모를 파악하여 자신의 힘을 의지하고자 하였습니다. 이 일은 다윗이 사단의 충동을 받아 행한 것이며(대상 21:1) 또한 여호와께서 진노하시는 일이었습니다(삼하 24:1).
하나님께서 다윗으로 하여금 이처럼 사단의 유혹에 빠져 부패한 심령의 욕심을 따라 하나님께서 진노하시는 일을 행하도록 내버려 두신 것은 다윗으로 하여금 자신의 죄된 본성을 깨달아 하나님의 긍휼을 더욱 더 의지하도록 하시기 위함이며 또한 그로 하여금 더욱 더 거룩한 자로 살아가도록 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과연 다윗은 자신의 죄악을 깨달아 이르기를 “내가 이 일을 행함으로 큰 죄를 범하였나이다 여호와여 이제 간구하옵나니 종의 죄를 사하여 주옵소서 내가 심히 미련하게 행하였나이다”(삼하 24:10)고 하였습니다. 자신이 범한 죄악에 대해 벌을 받아야 했던 다윗은 하나님의 긍휼을 의지하며 삼일 동안 온역이 임하는 벌을 택하였습니다.
“내가 고통 중에 있도다 청하건대 여호와께서는 긍휼이 크시니 우리가 여호와의 손에 빠지고 내가 사람의 손에 빠지지 아니하기를 원하노라 하는지라. 이에 여호와께서 그 아침부터 정하신 때까지 전염병을 이스라엘에게 내리시니 단에서부터 브엘세바까지 백성의 죽은 자가 칠만 명이라. 천사가 예루살렘을 향하여 그의 손을 들어 멸하려 하더니 여호와께서 이 재앙 내리심을 뉘우치사 백성을 멸하는 천사에게 이르시되 족하다 이제는 네 손을 거두라 하시니”(삼하 24:14-16).
자신에게 제시된 형벌들 가운데 하나님의 긍휼에 더욱 더 호소하기 위하여 백성들에게 미칠 형벌을 선택한 다윗은 백성들이 당하는 고통을 참아 내지 못하고 그 형벌을 자신에게 주실 것을 간구하였습니다. 이것은 다윗의 참된 회개를 보여줍니다.
“하나님께 아뢰되 명령하여 백성을 계수하게 한 자가 내가 아니니이까 범죄하고 악을 행한 자는 곧 나이니이다 이 양 떼는 무엇을 행하였나이까 청하건대 나의 하나님 여호와여 주의 손으로 나와 내 아버지의 집을 치시고 주의 백성에게 재앙을 내리지 마옵소서 하니라”(대상 21:17).
다윗은 더 이상 자신의 의를 노래하지 않습니다. 자신의 힘을 의지하고 과시하기 위하여 인구조사를 하는 어리석은 일을 하지 않습니다. 그가 노래하는 것은 하나님의 의이며 하나님의 긍휼입니다. “하나님이여 나의 구원의 하나님이여 피 흘린 죄에서 나를 건지소서 내 혀가 주의 의를 높이 노래하리이다. 주여 내 입술을 열어 주소서 내 입이 주를 찬송하여 전파하리이다”(시 51:14-15).
하나님의 의를 노래하는 다윗은 이제 자신의 의가 아니라 오히려 자신의 피흘린 죄를 그 노래 속에 담습니다. 인구조사라는 죄악의 행실을 통해 하나님의 징계를 받은 다윗은 이제 솔로몬에게 오직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는 의의 행실을 갖출 것을 당부합니다.
“여호와께서 네게 지혜와 총명을 주사 네게 이스라엘을 다스리게 하시고 네 하나님 여호와의 율법을 지키게 하시기를 더욱 원하노라. 그 때에 네가 만일 여호와께서 모세를 통하여 이스라엘에게 명령하신 모든 규례와 법도를 삼가 행하면 형통하리니 강하고 담대하여 두려워하지 말고 놀라지 말지어다”(대상 22:12-13).
이처럼 하나님께서는 영생을 주기로 그가 택하신 자녀라 할지라도 죄의 욕망에 따라 행하는 일이 있도록 내버려두시지만, 반드시 징계를 행하여 그로 하여금 신앙고백서가 교훈하는 바대로 새로운 사람으로 돌이켜 거룩한 구원의 목적에 합당한 자로 서게끔 하십니다. 히스기야 왕에게도 그러하셨고(대하 32장), 베드로에게도 그러하셨습니다(마 26장; 막 14장; 요 18장; 요 21).
하나님의 자녀의 타락과 실족 그리고 이를 징계하시는 하나님의 섭리는 더 없이 지혜로우시며, 의로우시고, 또한 은혜로우신 하나님의 속성을 그대로 드러내며, 모든 성도 각각으로 하여금 하나님을 높이 찬양하도록 합니다. 그리고 어떠한 허물과 죄악을 범하는 일이 있더라도 그것으로 인하여 낙심과 절망 가운데 하나님을 떠나는 어리석은 일이 없어야 할 것을 교훈합니다. 허물을 범하는 일은 있는 법이며 또한 징계도 있는 법입니다(히 12:8).
따라서 잠시 동안 영혼의 어두운 터널을 지나가며 깊은 수렁에 빠질 때가 있더라도, 끝까지 하나님의 선하심과 긍휼과 은혜의 섭리를 믿고 더욱 더 하나님께 엎드려 나가는 믿음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