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 수정에 대한 입장_임영천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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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 수정에 대한 입장

< 임영천 목사, 중심교회 > 

 

헌법 법조문, 편의주의나 실용주의적으로 수정하지 않아야

 

 

우리 교단은 헌법수정의원회가 있어서 장로교회의 교회법의 원리를 바로 이해하고 교단의 헌법을 수정하여 총회에 제출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리고 총회는 헌법수정위원회의 연구 보고를 신뢰하고 거의 원안대로 채택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지난 총회에서는 헌법수정위원회의 연구 보고를 부결되었거나 수정된 헌법조문들을 보면 과연 헌법수정위원회와 다수의 총대들이 교회법의 원리를 바로 이해하고 있는지 의심이 간다.

첫째, 제5장 제4조 목사의 직임상 칭호 1. 담임목사 ‘… 임시목사로 2년 시무한 후 … ‘를’ … 청빙을 받고 노회의 위임을 받은 자나, 임시목사 시무 2년 이내에 청빙을 받고 노회의 위임을 받은 자이다.’로 개정안을 부결시킨 점이다.

현재의 법조문은 필자가 이미 지난번에 본 교단신문을 통해 그 법조문이 우리 장로교헌법의 원리를 이탈한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듯이 그 조문은 회중정치에로 기울어진 법조문이다. 즉 그것은 교인들이 가진 기본권이 강화되는 것을 의미하고 상대적으로 목사가 가진 교훈권, 혹은 교리권은 약화되는 것을 의미한다.

장로회 정치의 모든 법조문은 기본권과 교훈권이 균형을 유지하도록 제정되어야 하고, 개정이나 수정을 하고자 할 때에도 이 원리에서 벗어나서는 안 된다. 특히 장로교회의 헌법은 개혁신학에 입각하여 제정되어야 한다. 왜냐하면 장로교회의 헌법은 개혁신학을 교회 현장에서 구현하는 길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헌법수정위원회가 교회법 원리에 입각하여 적절하게 수정안을 제출했음에도 불구하고 총회가 그 법조문을 부결한 것을 보면 대수의 총대들이 교회정치의 원리를 이해하고 있는지 의문이 간다.

필자가 보기에 현행 법조문은 한 마디로 장로교회 정치 원리에서 벗어난 위헌적인 소지가 다분하다고 말할 수 있다. 따라서 이것은 다수결에 의해 수정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고 헌법수정위원회의 법해석으로 자동 폐기되어야 마땅하고 예전의 법조문을 따라야 하리라고 본다. 

 

둘째, 제5장 목사 제4조 목사의 직임상 칭호에서 ‘담임목사를 위임목사로, 임시목사를 전임목사로’ 개정안은 가결되었다는 점이다. 이것은 단순히 호칭의 문제이므로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고 치부해 버릴 수 있지만 필자가 보기에는 이전의 법조문이 미조직교회에서 시무하는 목사를 왜 임시목사로 호칭했는지에 대한 숙고가 부족한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

그야말로 임시목사는 시무기간이 1년이다. 왜냐하면 미조직교회는 당회가 없는 교회이고, 당회가 없다는 것은 기본권을 행사할 수 있는 시무장로가 없다는 것을 의미하고, 시무장로가 없다는 것은 목사의 독주를 견제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장로교회 정치는 미조직교회의 경우에는 기본권을 가진 교인들이 직접 교훈권을 가진 목사를 견제하도록 법이 제정된 것이다. 또 그래야 장로회정치 원리에 부합된다. 그렇지 아니하면 지교회에서 목사가 모든 것을 독주하므로 교황처럼 행세할 가능성이 많기 때문이다.

물론 헌법수정위원회가 이런 원리를 잘 알고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임시목사를 ‘전임목사’로 그 칭호를 변경하므로 ‘위임목사’와 ‘전임목사’의 성격의 차이가 무엇인지 불분명해지고 말았다.

몇 년 전 합동 교단에서 임시목사를 ‘시무목사’로 법조문을 수정하고, 또한 매년 공동의회에서 2/3 찬성표를 얻은 다음 노회의 허락을 받아 계속 시무를 할 수 있게 한 것도 ‘3년마다 그 교회를 시무하고 있는 목사가 노회에 청원하여 허락을 받은 후 계속 시무’할 수 있도록 수정되고 말았다.

이것은 미조직교회 목사가 교인들의 청빙도 없이 지교회를 계속 시무할 수 있다는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법조항일 뿐만 아니라 목사를 직접 견제할 수 있는 교인들의 기본권 행사의 길을 차단해 버림으로 과도하게 감독정치에로 기울여지고만 개악된 수정안이다.

이번 우리 총회의 ‘전임목사’라는 호칭의 개정이 단순히 호칭의 문제로 끝나지 않고 합동측처럼 감독정치에로 기울여져 나아가는 시발점은 아닌지 우려스럽다.

셋째, 제136조 제명의 해벌 ‘권징에 의한 제명의 해벌은 면직의 해벌에 준하되, 재임직은 하지 않는다.’는 삽입 개정안이 가결되었다는 점이다.

필자가 여기서 먼저 지적하고 싶은 것은 헌법수정위원회가 ‘제명’과 ‘면직’이라고 하는 권징의 성격을 바로 이해했는지 의문스럽다. 제명은 일반적으로 어떤 조직에서의 회원의 자격을 박탈하는 것을 의미한다.

교회법에서도 제명은 ‘출교’ 다음으로 중한 권징으로써 교인권 박탈을 의미한다. 따라서 제명을 받은 사람은 면직은 말할 것도 없고 성찬에도 참여할 수 없다. 왜냐하면 제명을 받은 사람은 교회에 출석한다고 하더라도 교인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면직은 교인권과 성찬참여권은 그대로 유지하되, 다만 자기가 가지고 있는 직분만 면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것은 우리 모두가 잘 알고 있는 일이다.

그러나 문제는 이렇게 제명을 받은 사람이 해벌을 받았을 때에 그 권한이 어떻게 회복되느냐이다. 즉 제명을 받은 사람이 면직을 받은 사람과 동일하게 그 직분까지 회복되느냐의 문제이다. 이 문제에 대해 이번 총회는 가능하도록 법을 수정했다.

그러나 이것은 지나친 것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왜냐하면 제명을 받은 사람이 해벌될 때는 교인권이 회복되는 것에 멈추지 않고 그 직분까지 회복되게 하므로 해벌을 지나치게 확대 적용했기 때문이다.

세속 국가에서도 죄를 범한 사람이 해벌되었을 때에는 공민권을 회복하는 것으로 끝나지 그가 전에 가졌던 직위까지 회복되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면, 국회의원이 죄를 범했다가 처벌을 받고 그 기간이 만료되었다면 다시 국회의원의 자격까지 회복되는 것은 아닌 것과 같다.

우리 교단은 이 법조문을 지나치게 편의주의나 실용주의적으로 수정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이 문제는 아직 가을노회 때까지 수의(收議)하는 과정에 있기 때문에 전국에 있는 노회들이 다시 한 번 심사숙고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