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절에 읽는 故 정암 박윤선 목사의 설교] 승리자의 생활_박윤선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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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리자의 생활(고전 15:57-58)

박윤선 목사(합신 초대총장, 1905~1988)

 

신자는 이미 그리스도 안에서 승리하였다. 다시 말해 그는 사망을 이긴 자다. 고린도전서 15:53에 말하기를, “이 썩을 것이 반드시 썩지 아니할 것을 입겠고 이 죽을 것이 죽지 아니함을 입으리로다”라고 하였다. 이것은 신자가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마지막에는 완전히 영생의 몸으로 변화될 것을 지적하는 말씀이다. 이 일은 신자 자신의 힘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고 순전히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이루어지는 것이다. 만일 이 일이 신자 자신의 힘으로 이루어진다고 말한다면 그것은 믿기지 않는 이야기일 것이다. 그러나 그리스도가 이루어 주신다는 말은 믿을 수 있다. 이와 같은 승리는 “나”라는 존재가 세상을 대하여 살아 있는 동안에는 이루어지지 않는다. 조지 뮬러의 승리 생활은 그가 세상에 대하여 죽었다고 믿을 때부터 시작되었다고 한다. 그는 그때부터 세상의 칭찬이나 책망에 대하여 무관심하였다. 한마디로 그는 그때부터 이 세상의 평가를 중요시하지 않았다. 이 세상은 거짓된 사상과 말로 가득하다. 모든 사상과 말은 자기 자신들의 특수한 입장을 세우기 위하여 꾸며진 것이다. 그렇다면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은 승리를 믿는 승리자의 생활은 어떠한가?

1. 견고하여 흔들리지 않는다.

그는 승리한 자이기 때문에 동요하지 말라는 것이다. 그는 승리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이미 그리스도 안에서 승리했기 때문에 동요하지 않아야 한다. 승리자는 이미 이 세상의 사상이 거짓 선전인 줄을 확신하고 있다. 이 세상 사람들의 선전은 진실이라고 말해지는 것도 절반쯤은 거짓이거나 혹은 거의 전부가 거짓이다. 그리스도 신자는 진리를 믿는 일에 이미 승리자의 확신을 지니고 있다. 왜냐하면 그의 구원이 그리스도 안에서 이미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바울은 디모데후서 1:12에 말하기를, “이로 말미암아 내가 또 이 고난을 받되 부끄러워하지 아니함은 내가 믿는 자를 내가 알고 또한 내가 의탁한 것을 그 날까지 그가 능히 지키실 줄을 확신함이라”라고 하였다. 시편 57:7에는 말하기를, “하나님이여 내 마음이 확정되었고 내 마음이 확정되었사오니 내가 노래하고 내가 찬송하리이다”라고 하였다(참조. 시 108:1; 112:7). 마음이 확정되지 못하는 원인은 미련함에 있다. 미련하여 일정한 목표를 잡지 못하였기 때문에 안정을 얻을 수 없는 것이다. 잠언 17:24에 말하기를, “미련한 자는 눈을 땅 끝에 두느니라”라고 하였다. 믿는 사람 가운데도 미련한 사람이 있다. 요컨대 수만 가지의 헛된 욕심을 가지고서 예수를 믿는 자는 미련한 사람이다. 참으로 예수를 믿는다는 것은 예수님 한 분만으로 만족하는 것이다. 사람이 그리스도 제일주의, 곧 하나님 제일주의로 마음을 작정하고 나면 흔들리지 않는다.

무디 선생은 오직 예수만을 원하는 신앙의 자세에 대하여 이렇게 말하였다. “(1) 전에는 축복받는 것이 내 소원이었지만 지금은 주님 자신이 내 소원이며, (2) 전에는 내가 감정의 중심이었지만 지금은 그의 말씀이 중심이며, (3) 전에는 끊임없이 무언가를 달라고 요구하였지만, 지금은 쉬지 않고 찬송한다. (4) 전에는 내가 주님을 사용하려고 하였지만 지금은 그가 나를 사용하시기를 내가 원하게 된다”라고 하였다. 이같이 그리스도 중심 생활, 다시 말해 “그리스도 안에서” 사는 것은 우리의 마음을 견고하게 하며 흔들리지 않게 한다.

불신자 가운데도 한번 마음을 정한 뒤에는 흔들리지 않는 이들이 있다. 김유신 장군은 방탕한 생활을 청산하였다. 그 후에 그가 탄 말이 예전과 같이 기생집으로 향했을 때 그는 그 말의 목을 베었다고 한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마음이 약하여서 그처럼 단호한 결단을 내리지 못한다. 그러나 우리 그리스도 신자들은 자신의 연약함을 알고 그리스도를 의지함으로써 동요하지 않을 수 있다. 나의 셋째 아들이 세 살 때 홍역으로 세상을 뜰 무렵에 의사를 청하여 보이니, 폐렴까지 걸려서 이미 고치기 어려운 단계였다. 의사가 그 아이 가슴에 주사기를 꽂고 피와 고름을 뽑을 때 그가 어머니를 꼭 붙들고 고통을 견디던 모습이 지금도 내 눈에 선하다. 그는 어머니를 의지하고 고통을 견디었다. 나는 세 살 된 아이만도 못한가?

2. 항상 주의 일에 더욱 힘쓰자.

그리스도 신자는 그리스도 안에서 영생을 얻었다. 그것은 천하를 얻은 것보다 귀한 것이다. 그는 얻을 수 있는 것은 이미 다 얻었다. 그러니 그는 이제 주님의 일을 해야 할 처지에 놓여 있다. 이 땅에는 그리스도를 알지 못하는 자들이 부지기수다. 그러므로 그리스도 신자가 할 일은 너무도 많다. 그는 모든 사람에게 빚진 자다. 그는 자기와 직접 관계가 없는 일들도 자기의 책임으로 여겨야 한다. 왜냐하면 그는 천하 모든 사람을 자기 자신과 같이 생각해야 할 위치에 있기 때문이다. 주한미군 오산 공군기지의 병원장 에머슨 대령이 군산을 방문했을 때 열네 살 된 맹아를 보고 그를 불쌍히 여겨 헬리콥터를 동원하여 그 아이를 데리고 인천 부평에 있는 병원에서 수술받게 해준 뒤에 다시 군산으로 데려다주었다고 한다. 그는 자기 책임이 아닌 일을 자기 책임으로 느껴서 이런 일을 실행한 것이다. 그리스도 신자에게 주어진 임무는 이와 같은 것이다. 앤드루 머레이(Andrew Murray)의 마음은 잠시도 책임감에서 떠날 수 없었으며, “지금도 수많은 영혼이 멸망 받고 있는데 내가 어찌 쉴 수 있겠는가”라는 느낌을 항상 가지고 살았다고 한다. 그는 89세에 세상을 떠날 때까지 구령 운동에 힘썼다. 그는 영혼을 사랑하는 마음을 중심에 품고 활동하였으며 그 때문에 쉴 수 없었다고 한다. 그는 많은 사람의 이름을 적어서 가지고 다니면서 기도하였다. 그가 한번은 감옥에 있는 죄수 200명 앞에서 설교할 기회를 얻었다. 그때 그 죄수들은 머레이 목사의 설교를 방해하려고 계속 기침을 하였다. 이때 머레이 목사는 겸손히 말하기를, “시간을 절반씩 나눕시다. 여러분이 5분 동안 계속하여 기침을 마친 후에 나머지 5분 동안만 내가 설교하지요!”라고 하였다. 그 말을 들은 죄수들은 기침을 그쳤다고 한다.

아프리카의 성도였던 타기는 그의 평생에 하루도 개인 전도를 거른 날이 없었다고 한다. 한번은 그가 병들어 누워 전도하기 어렵게 되었다. 그는 그때 하나님께 기도하기를, “하나님! 오늘도 전도하게 해주십시오”라고 하였다. 그러자 갑자기 비가 내리기 시작하여 길을 가던 사람들이 비를 피하려고 타기의 집에 들어왔다. 그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그들에게 전도하였다고 한다. 이처럼 그리스도 신자는 “너는 말씀을 전파하라 때를 얻든지 못 얻든지 항상 힘쓰라”라고 하신 말씀(딤후 4:2)대로 살아야 한다. 주님을 위한 수고는 헛되지 않다(고전 15: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