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의 시] 내가 선 자리에 한 그루 나무되어_진희범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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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선 자리에 한 그루 나무되어

진희범 목사(마량중앙교회)

 

내가 선 자리에 한 그루 우뚝 선 나무 되어
새봄엔 생기 넘치는 연초록 새순으로 미소 짓고

화창한 봄날에는 작고 여린
하얀 꽃들로 수놓아 드리리이다

무더운 여름엔 진한 신록의 무성한 잎으로
깃발을 흔들며 당신을 맞이하리이다

싱그러운 가을엔 내 모든 것을 다 내려놓고
당신의 뜨락을 감사의 낙엽으로 가득 채우리이다

다 타올라 한 줌 재로 남아도 아무 욕심도 없이
당신의 대지를 기름진 땅으로 일궈 가리이다

찬바람 몰아치고 어깨에 사명의 눈 수북해 가도
아무 불평 없이 묵묵히 자리 지키며 섬김의 물맷돌 되고

어둠을 밝히는 반딧불 같은 사랑으로
새 하얀 겨울을 섬김의 노래로 노 저어 가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