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 가르마의 조언
김영철 목사(통영시은교회)
개척해서 목회한지 19년차 내년이면 20년차다. 대단한 큰 부흥은 아니지만 그래도 예배당 건축도 하고 교회가 자립을 했다.
교회에 다녀가는 사람들 마다, 특히 강단에서 설교를 해보신 목사님들이 하나같이 성도들이 너무 말씀을 잘 듣는 것에 놀라고 너무 좋은 교회 분위기에 칭찬을 하신다.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다.
그런데 오늘 문득 여기까지 오기까지 그래도 내가 한 일중에 한 가지 잘 한 것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은 선배 목사님들께 여쭤보고 잘 들었다는 것이다.
나도 나름 고집이 있는지라 아무 말이나 잘 듣고 이런저런 세미나를 따라다니는 것도 좋아하지 않는다. 그러나 기회가 있으면 선배목사님들께 문의하고 잘 들으려고 애를 썼다.
매년 하는 부흥회에서도 낮 시간에는 강사 목사님을 좋은 곳 모시고 가서 잘 대접하는 것도 좋겠지만, 그분의 노하우와 목회이야기를 듣는 것에 더 집중하려고 분위기를 만든다.
매번 우리 교회 상황에 맞는 이야기를 듣는 것은 아니지만 그런데 듣다가 보면 종종 신의 한수 같은 조언을 들을 수 있다.
얼마 전 등록한 성도의 가정이 미용실 개업을 해서 마침 머리 할 때가 되어 갔다가 계획에 없는 파마를 했는데 마무리 하는 과정에서 가르마 방향을 바꿔보라 한다.
가르마를 탄 이래로 오른쪽에서 왼쪽으로만 넘겼는데 이제는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넘겨보라 하신다. 전문가의 조언이고 옆에 있는 아내가 인정해 줘서 오늘부터 한번 그래 보려고 한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왼쪽가르마를 탈 때가 더 젊어 보인다 한다.
대단한 목사는 아니지만 가끔씩 도움이 될까하여 이야기를 해주게 되는 때가 있다. 내 경험뿐 아니라 내가 들었던 좋은 이야기까지…… 그런데 귀담아 들으려는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다는 것을 느낀다. 그래서 요즘은 어지간히 가까운 사람이 아니면 되도록 이야기를 많이 안하려고 애를 쓴다.
지방의 작은 목회자의 지나온 경험과 알고 있는 것이 어쩌면 다윗의 물매에 쓰인 돌 하나가 될 수도 있다. 왼쪽 가르마의 조언이 나의 인상을 바꾸어주고 인생을 바꾸어 줄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