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감상문] 영화 ‘일라이(The Book of Eli)’를 보고_고선영 사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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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선영 사모(거제평강교회)

영화 ‘일라이(The Book of Eli)’를 보고
‘하나님의 책’은 보존만을 위한 책이 아닌 그 말씀대로 살아야 하는 책

일라이는 2010년에 개봉한 미국 영화이다. 쌍둥이 형제인 앨버트 휴스와 엘런 휴스가 감독을 했고 덴젤 워싱턴, 게리 올드만, 말리 쿠니스 등이 출연한 아포칼립스 액션영화이다. 원제인 ‘The Book of Eli(일라이의 책)’은 주인공이(일라이) 가지고 다니는 책(성경)을 말한다. 하지만 ‘Eli’는 히브리어로 ‘나의 하나님’이라는 의미가 있기 때문에 ‘하나님의 책’임을 암시하기도 한다. 혹은 선지서나 사도들의 책에 자신의 이름이 붙어있는 것처럼 ‘일라이서’라는 의미도 가질 수 있다. ‘한 권의 책’을 위한 ‘한 사람’의 이야기라고 볼 수 있다.(위키백과 참조).

영화의 배경은 대재앙으로 말미암아 인류는 몰락하고 약육강식의 시대 속에서 살아간다. 30년 전 성경을 발견한 일라이는 모종의 계시를 받고 그 성경을 보존할 장소를 찾아 가기 위한 긴 여행을 하게 된다. 그가 가지고 가는 성경은 세상에 남겨진 마지막 책이었다. 멸망 후 인류는 멸망의 원인을 성경 탓으로 돌리고 세상에서 성경을 없애버리고 했기 때문이다. 일라이에게 그 책은(성경) 인류의 위대한 유산으로 새롭게 출발하게 될 새로운 세계에서 중요한 지식을 담고 있는 책으로 보존하고 전달해야 할 가치가 있는 책이었다. 이 영화는 ‘한 권’의 책(성경)을 전달하기 위해 미 대륙을 홀로 서쪽으로 횡단하는 한 남자(일라이)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일라이는 홀로 서쪽으로 여행하던 중 물을 독점하여 한 마을 지배하고 있는 카네기를 만난다. 독재자 카네기는 더 큰 권력을 쥐고 더 많은 사람들을 더 완벽하게 지배할 수 있기를 원했다. 이를 위해 사람들을 하나로 묶어 자신 아래에 통제할 수 있는 이데올로기를 가지기를 원했다. 그는 이미 많은 책을 가지고 있었고, 그것을 읽고 알고 있는 지식인이었지만 그것으로는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완벽하게 사람들을 통제하기 위한 방법으로 그는 성경을 원했다. 권력을 목적으로 그도 성경을 찾고 있었다. 이미 세상에서 사라졌지만 반드시 한 권 정도는 남아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성경을 찾으려고 애를 쓰고 있었다. 그 때 방문한 일라이가 식사 기도를 하는 것을 보고 그가 성경을 가지고 있는 것을 짐작하고 그에게서 성경을 빼앗으려 한다.

그렇게 새로운 인류의 복구와 문명을 위해 성경을 지키려는 일라이와 성경을 이용해 자신의 권력을 더욱 견고하려 하려고 뺏으려는 카네기와의 혈투가 이어진다. 결국 일라이는 부상을 당하고 성경을 빼앗기고 만다. 하지만 일라이는 그의 조력자인 솔라라(밀라 쿠니스)의 도움을 받아 인류 문명이 보존하고 있는 천혜의 요새인 알카트라즈에 도착한다. 성경을 손에 넣은 카네기는 득의양양하여 책을 펼치지만 점자로 되어있는 성경이라 읽을 수가 없었고 절망에 빠진다. 일라이가 그 책을 읽을 수 있었던 것은 그가 맹인이었기 때문이었다. 영화는 카네기는 일라이와의 싸움으로 인해 지금까지 누리고 있었던 권력을 잃게 되고, 부상도 입어 그 생이 얼마 남지 않음을 암시한다.

한 편 알카트라즈에 도착한 일라이는 비록 책을 가지고 오지 못했지만 30년 동안 매일 읽으면서 그 내용을 모두 암송하고 있었고, 구술하여 성경을 복원할 수 있었다. 그리고 복원된 성경 한 권이 도서관의 책장에 꽂혀지게 된다. 성경이 완성된 후 결국 일라이는 알카트라즈에서 부상으로 죽지만 그 뒤를 이어 솔라라가 일라이의 뜻을 이어 혼란 속의 세상 밖으로 나가면서 영화는 끝이 난다.

‘하나님의 책’인 ‘성경’의 가치를 어디에 둘 것인가? 성경을 통해서 얻고자 하는 유익이 무엇인가? 성경이 나의 삶 가운데, 그리고 인류에게 어떤 영향을 끼칠 수 있는가? 카네기는 성경을 통해 자신의 권력이라는 욕심을 채우려는 수단으로 보았다. 카네기는 성경이 사람들의 마음을 하나로 묶을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는 것은 인정은 했지만 정작 성경이 담고 있는 진실 된 메시지는 알지 못했다. 카네기에게 있어서 성경은 자신의 권력을 채우거나 유지하게 만드는 수단에 불과한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성경이 담고 있는 하나님의 사랑을 알지 못했다. 아니 처음부터 성경을 읽을 수 없었다.

일라이에게 성경은 무엇이었을까? 그는 적어도 성경은 자신뿐만이 아니라 인류에게 주신 하나님의 최고의 선물임을 인정하였다. 성경이 살아남은 인류로 멸망한 인류와는 다른 새로운 세계로 이끌어 갈 것이라고 확신한다. 성경은 틀림없이 그런 힘을 가지고 있다. 성경이 만든 세계의 역사가는 그것을 증명하고, 성경이 만든 믿음의 사람들이 증언하고 있다.

일라이는 계시에 따라 성경을 전달하기 위해 헌신하면서 동시에 30년을 하루같이 매일 성경을 읽었고, 결국 성경을 통째로 암송할 정도로 성경을 소중히 여겼다. ‘식사 기도’와 중간에 ‘성경 구절을 암송’하는 것을 통해 일라이의 신앙의 성숙함을 보여 주기도 한다. 하지만 솔라라가 자신 때문에 성경을 빼앗긴 것을 사과하였을 때 일라이는 “성경을 지키는 것에만 매달려서 성경의 가르침대로 사는 것을 잊고 있었다.”고 고백한다. ‘하나님의 책’은 보존만을 위한 책이 아닌 행해야 하는 책이다. 성경은 읽고 암송하고 공부하는 것을 위한 책이 아니라 ‘하나님의 책’이 말하고 있는 것대로 살아야 하는 책이다. 그렇지 않다면 우리에게도 어쩌면 ‘읽지 못하는 점자 성경’ 이상은 아닌 것이 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