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배와 일상의 역동성 회복을 위한 연합기도회’에 즈음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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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배와 일상의 역동성 회복을 위한 연합기도회’에 즈음하여

 

Ⅰ 합신교회와 한국교회에 드리는 말씀

코로나19라는 비상한 상황아래 있은 지 거의 2년이 되었습니다. 이 비상한 상황 속에서 우리 하나님께 간구하면서 이런 상황 속에서도 교회의 교회됨을 드러내 보려고 애쓰심에 대해 서 감사드립니다. 이 상황 속에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을 몇 가지 생각하면서 합신교회와 한국교회에 말씀을 드립니다.

1. 우리의 기도

그동안도 우리가 섬기는 삼위일체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해왔지만, 우리의 상황을 잘 파악하면서 ‘예수 그리스도의 온전한 공로에 근거해서, 성령님께 의존하여, 삼위일체 하나님께 더 간절히’ 기도합시다.

⑴ 이 상황 속에서도 교회가 교회다운 모습을 잘 드러내게 하시고, ⑵ 코로나19로 다 같이 고통 받고 있는 온 세상을 위한 일들을 교회가 제대로 감당하게 하시고, ⑶ 여러 변이가 나오는 상황에서 백신과 치료제를 개발하는 손길들을 일반은총 가운데서 힘 있게 하여 효과를 내게 하시고, ⑷ 특히, 하나님께서 원하시면, 코로나19가 갑자기 우리에게 온 것같이 하나님의 손길로 갑자기 사라지게 해주셔서, 적어도 교회 공동체는 하나님께서 놀라운 일을 행하셨다고 바르게 고백하는 일이 있게 해달라고 우리 하나님께 기도합시다.

2. 우리의 각오와 준비

주께서 은혜를 베푸셔서 이 비상(非常)한 상황이 마치면, 우리 교회들이 다시 정상적인(normal) 교회의 모습을 회복하겠다고 각오하면서 지금부터 준비합시다. 첫째, 이 상황이 마치면 온 교우들이 정한 예배시간에 다 같이 모여, 모든 것을 다해서 우리 영혼의 무릎을 꿇어 삼위일체 하나님께 예배할 것을 각오하고 준비합시다. 그리하여 정상적인(normal) 예배를 회복할 것을 준비합시다. 예배에 가끔 빠지는 일이 있지 않도록 하고, 때때로 지각하는 일도 없이 우리가 매주일 정상적인 예배를 하고, 우리 존재 전체로 예배하겠다고 각오하며 준비합시다. 둘째, 우리가 하는 예배에서 삼위일체 하나님께서만 온전한 영광을 받으시도록, 마음이 분산되는 일이 없이, (1) 온 교우들이 삼위일체 하나님께만 집중하는 예배를 하고, (2) 날이 갈수록 삼위일체 하나님을 제대로 잘 알아 가는 일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합시다. (3) 이 일을 위해, 예배의 상당 부분이 성경을 읽고 성경을 바로 이해해 나가는 일에 집중됐던 종교개혁 이후의 교회와 같이, 우리도 우리의 잘됨(복받음이나 well-being)을 중심으로 설교를 하고 듣기 보다는, 정확 무오한 하나님의 말씀을 성령님의 의도에 따라 해석하고, 우리 상황에 적용하는 바른 설교에 귀 기울여서 하나님의 뜻을 잘 알아 실천하겠다고 다짐합시다. 셋째, 점차 사라져가는 주일의 두 번째 예배(주일 저녁 예배나 오후 예배)를 회복할 것을 다짐하며 마음으로 준비합시다. 그래도 예배는 열심히 하던 한국교회가 언제부터인지 주일 아침 예배 중심의 교회가 되어서 대부분의 성도는 주일 아침 예배만 하는 교회가 되었음을 진심으로 회개합시다. 그리하여 주께서 우리를 회복해 주시면, 다시 주일 두 번째 예배도 힘써 하겠다고 각오하십시다. 그 두 번째 예배 때는 성경을 꾸준히 읽고 가르침으로 우리의 삶과 사회가 성경적이 되도록 힘쓰겠다고 각오하며 준비합시다. 넷째, 고사(枯死) 상태에 있는 기도회(수요기도회, 금요기도회, 새벽기도회)가 회복될 수 있도록 각오하며 준비합시다. 특히 수요기도회에 모든 교우가 참여할 수 있도록 합시다. 혹 직장이 너무 멀다면 직장 근처의 건전한 교회 공동체의 수요기도회에 참여하는 방식을 써서라도 한국교회 안에서 기도에 힘쓰던 전통이 사라지지 않도록 힘씁시다. 다섯째, 주께서 우리를 회복시켜 주시면, 될 수 있는 대로 많은 교우를 식사에 초대해서 같이 교제하는 일에 힘쓰겠다고 다짐하며 준비합시다. 또한 지금부터도 이런저런 방식으로 우리 주변의 많은 분을 섬기는 일에 힘써서 자연스럽게 복음을 전하는 일의 토대가 되게 합시다. 여섯째, 지금도 할 수 있는 일로, 구원받아 하나님의 백성으로 예배하는 사람들답게 우리는 눈에 보이지 않게 이 땅에 임한 하나님 나라를 이 땅에서 잘 드러내야 하는 사람들이므로, 우리에게 주어진 삶을 하나님께서 불러 시키신 일(하나님의 소명, vocatio, calling)로 알고 일주일 내내 주께 하듯이 힘써 행합시다. 날마다 매순간 주의 백성답게 살게 해달라고, 주께서 속히 오셔서 하나님 나라를 극치에 이르게 해달라고 기도합시다.

3. 현 상황에서 우리의 예배

첫째, 지금 우리의 예배는 코로나19라는 비상한 상황에서의 비상한 방식의 예배라는 것을 다 같이 인정해야 합니다. 즉, 이런 방식의 예배는 비정상적인 시기의 비정상적인 예배입니다. 이런 비상한 시기에 일부는 예배당에 있고, 대다수는 각 집에서 온라인으로 참여하는 방식으로라도 하나님께 경배할 수 있는 것은 감사한 일입니다. 그러나 이것이 정상적인 상태의 예배는 아님을 분명히 해야 합니다. 따라서 우리가 이런 방식으로 예배하는 것에 대해서 하나님께 죄송히 여기면서 예배해야 합니다. (이것을 분명히 하려면, 위에서 다짐한 바와 같이, 코로나19가 극복된 상황에서는 계속 이런 방식으로 예배하는 것이 아니라, 다 같이 예배당에 모여서 하는 예배로 전환된다는 것을 분명히 해야 합니다).

둘째, 우리가 이와 같이 일부는 온라인으로 예배하는 것은 교회 어른들의 의견들을 참조하면서 각 교회의 당회가 허락하여 그렇게 하는 것입니다. 교회의 예배와 집회에 대하여 당해 교회가 아닌 다른 교회나 외부 기관이 좌지우지할 수 없다는 것을 모든 교회가 아주 분명히 해야 합니다. 각 교회의 당회가 이런 시기의 예배에 대해서 온라인 방식도 일부 허용하는 것은 (1) 혹 있을 수도 있는 감염을 피하기 위해서이고, (2) 특히 믿지 않는 지역 사회 사람들의 오해를 막기 위해서입니다. 또한 전도에 지장이 없도록, 그리고 다른 사람의 건강 문제를 배려해서 그렇게 하는 것입니다. 교회의 문제는 외부 기관이 결정하는 것이 아니며, 교회가 그런 결정과 허락에 따라 예배하는 것도 아닙니다.

셋째, 이런 시기에 오랫동안 정상적인 성찬이 시행되지 못하여 우리가 오랫동안 수찬하지 못하는 상태에 있음을 인정하면서 하나님 앞에서 매우 안타까워하는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그런 마음이 없다면 심각한 일입니다. 이 면을 심각하게 여겨야 교회의 회복을 위해 코로나19를 극복하게 해달라는 기도가 간절하게 됩니다. 코로나19 상황일지라도 온라인 방식으로 성찬을 하는 것은 성찬의 본질을 훼손할 수도 있는 심각한 문제입니다.

4. 현 상황에서 우리의 삶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우리는 하나님 나라 백성으로 성실하게 하나님의 뜻을 이루는 일에 힘써 나갑시다.
첫째,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계속되는 삶의 모든 영역에서 나타나야 할 하나님의 뜻이 무엇인지 생각하고 하나님의 뜻을 분별하는 기도를 하면서 일상생활을 해나갑시다. 가정과 직장이 우리가 하나님의 뜻을 실현해야 하는 실천의 장이라는 것을 분명히 하면서, 하나님의 뜻을 이루는 마음으로 모든 사람에게 주께 하듯 하며 일을 하고 살아갑시다.

둘째, 정책을 결정하는 분들은 진정으로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안위를 위하는 마음으로, 그리고 태아를 포함해 모든 사람의 생명을 존귀하게 여기는 마음으로 정책을 결정합시다. 국민인 우리는 일반은총 가운데서 정책 결정권자들이 참으로 국민을 위하는 정책 결정을 하고 국민을 위하여 정책을 수행할 수 있도록 위하여 기도하고, 조언하며, 협조합시다.

셋째, 이런 상황에서 가장 애쓰는 의료진과 생명과 관련된 여러 일을 하시는 분들이 일반은총 가운데서 효과적으로 일을 이룰 수 있도록 기도하며 협조합시다.
넷째, 코로나 19에 걸려서 고생하는 모든 이들을 돕는 일에 힘쓰고, 마침내 코로나19를 극복할 수 있도록 일반은총 가운데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합시다. 무엇보다 종국적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실 수 있는 유일하신 분이신 삼위일체 하나님께 온 교회가 간절히 기도합시다.

 

Ⅱ 대한민국 정부에 드리는 말씀

코로나19라는 어려운 상황 가운데서 세계의 여러 정부 및 국제기구와 함께 애쓰시는 대한민국 정부의 여러 담당자에게 감사를 표합니다. 교회는 정부가 국민을 위하여 코로나19를 극복하려고 애쓰시는 것에 적극 협력하면서, 이 일이 보다 효과적으로 이루어지도록 하기 위해 다음 몇 가지 사항을 간곡히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첫째, 한국교회는 교회의 사명인 성경이 말하는 하나님의 뜻을 잘 배워가면서 그 뜻을 실현하기 위해 애써 왔습니다. 한국교회는 대한민국이 더 좋은 나라가 되도록 국민으로서의 일에 힘써 왔으며 계속 그렇게 할 것임을 말씀드립니다. 세계 어디서나 바른 교회는 그 사회의 좋은 시민이었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대한민국이 잘 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것입니다.

둘째, 그러므로 코로나19 상황에서 구성원인 우리는 이 땅의 시민으로서 개인과 교회 공동체의 방역에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예배당을 주기적으로 소독하고, 교회가 모일 때에는 마스크를 철저히 쓰며, 손 소독제를 사용하고, 거리 두기를 분명히 하는 등 여러 방역 지침을 계속 잘 준수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 각 교회의 당회가 결정해서 일부는 예배당에서 모이지만 일부는 각 집에서 온라인으로 예배하는 매우 비상한 방식의 예배도 하고 있습니다. 또한, 교회 공동체의 매우 중요한 한 요소인 교제의 한 방식으로, 예배 후에 같이 식사하는 것도 오랫동안 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와같이 각 교회가 힘쓰는 것은 혹 있을 수 있는 감염을 최대한 방지하고, 지역 사회 사람들의 오해를 사지 않기 위함입니다.

셋째, 지하철이나 버스, 식당 등의 상황과 비교해 볼 때, 마스크를 철저히 쓰고 단시간 예배하는 교회 공동체는 감염의 위험이 아주 적다는 것이 그동안 잘 드러났습니다. 지금까지 산발적으로 있었던 교회 공동체를 통한 감염은 같이 식사하거나 마스크를 벗는 상황에서 있었던 것임을 방역 당국이 제일 잘 알지 않습니까? 그러므로 항상 마스크를 철저히 쓰고 모이는 교회 공동체를 통한 감염의 위험은 아주 적다는 것은 잘 아실 것입니다.

넷째, 신약교회가 이 땅에 있은 지 2,000여 년이 지났는데, 그 과정 가운데서 우리는 국가와 교회가 각기 독자적으로 있으면서 서로가 서로를 위해 있을 때가 가장 바람직한 관계로 있는 것이며, 그럴 때가 국가를 위해서도 교회를 위해서도 최선이었다는 것을 실증적으로 알게 되었습니다. 교회가 국가를 지배하려던 중세 유럽이나 오늘날 이슬람권의 문제를 너무 잘 알지 않습니까? 또한 국가가 교회를 통제하려던 일본 제국주의나 나치 하의 문제들도 많은 사람이 잘 지적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러므로 가장 바람직한 관계는 국가와 교회가 상호 독립적으로 있으면서 서로를 위해 있을 때라고 이미 많은 신학자는 물론 많은 역사가와 정치학자가 이구동성으로 말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같은 상황에서 교회는 당연히 최선을 다해 방역에 유의하며 모일 것이고, 그렇지 않은 곳에 대해서는 서로 고치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교회 공동체의 모임에 대해서는 국가나 방역 기관이 강제적인 규정을 제시하지 않는 것이 오해를 낳지 않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사료됩니다. 교회와 정부가 서로를 이해하는 가운데 협력하고 의논하면서 우리나라가 코로나19를 극복하는 일에 함께 여러 노력을 기울일 수 있을 것이라 여겨, 정부 당국자들에게 간곡하게 말씀을 드립니다.

총회장 김원광 목사 / 총회 신학연구위원회 위원장 전광규 목사 / 서기 문정식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