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그래도 감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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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감사하자

얼마 전에 알바 취업 포털인 ‘알바몬’이 최근 알바생 116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다. 결과를 보면 우리가 주목할 만한 것이 있는데 알바생 89.9%는 “알바 중에 마음에도 없이 습관적으로, 영혼 없이 하는 말들이 있다”고 답했다. 그리고 이들이 가장 많이 하는 영혼 없는 말들이 이런 것이다.  1위가 43.8%로 “감사합니다.”, 2위가 39.1%로 “어서 오세요”, 그리고 3위가 26%로 “죄송합니다.”이다. 알바생들이 알바를 하면서 대부분 영혼 없는 말을 하는데, 그 중에 가장 많이 하는 말이 “감사합니다”라는 것인데, 그 말이 대부분 영혼 없는 감사라는 것이다.

우리는 어떨까? 우리가 하나님께 감사하면서 혹시 ‘영혼 없는 감사’를 드리고 있지는 않을까? 올 한 해 너무너무 힘들지 않았는가? 지금도 2년이 다 되어가는 기간 동안 코로나19로 인해 힘든 삶을 살고 있다. 처음 우리는 몇 달만 참으면 전염병이 멈출 줄 알았는데 그 기간이 너무 오랫동안 지속되고 있다. 또 언제 끝날지도 모르는 이 현실 앞에  코로나19 전염병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계속해서 함께 가야 한다고 말하기도 한다. 그래서 코로나의 종식이 아니라, 코로나와 함께 가야 한다고 ‘위드 코로나’로의 전환을 준비하고 있는 현실이다. 그러나 요즘 ‘위드 코로나’를 시행하는 나라에 또 다른 변이 바이러스로 인해 초긴장 상태가 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요즘 우리는 지나칠 정도로 비방과 정죄가 난무한 시대에 살고 있다. 학생들은 교사를 비방하고, 고용인과 고용주들은 서로의 잘못을 비방한다. 국민들은 지도자를 비난하고, 지도자들은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기기 급급한 세대에 살고 있다. 내년엔 대통령 선거가 있지만, 이 나라를 이끌어 가야 할 지도자들은 내일을 기약할 수 없는 오늘의 시대에 비전을 제시하기보다 서로를 난도질하는 상황 속에서 정치권의 이야기를 듣고 있노라면 가슴만 답답할 뿐이다.

이런 상황이 길어지다 보니 우리 마음이 바짝 마른 저수지처럼 고갈되어 가는데 그 중에 가장 두려운 것이 바로 감사를 잃어버린 것이다. 우리가 이 고통이 밀려오는 이 시대에 가장 회복되어야 할 것은 바로 감사이다. 하박국에 3:17절에 보면 ‘비록 무화과나무가 무성치 못하며 포도나무에 열매가 없으며 감람나무에 소출이 없으며 밭에 식물이 없으며 우리에 양이 없으며 외양간에 소가 없을 지라도…’ 여기 보면 부정어가 6번( 못하며, 없으며, 없으며, 없으며, 없으며, 없을지라도) 반복된다. 당시 이스라엘의 3대 과실수가 무화과, 포도, 감람(올리브)다. 과수원마다 애써서 지은 농사가 안되고 밭도 마찬가지로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 다 짓밟혀버렸다. 사람 먹을 것도 모자라니 가축들이 죽어가는 것은 당연하다. 인간 조건으로 보면 희망이 사라진 상태에 감사의 삶이 일어나기란 쉽지 않은 환경이다.

하박국도 시대가 기울어져 가는 현실 앞에 원망하고 불안해 왔지만, 그는 거기서 머물지 않았다. 오히려 “보라 그 마음은 교만하며 그 속에서 정직하지 못하나 의인은 그의 믿음으로 말미암아 살리라.”(합 2:4) 무슨 말인가? 하나님이 하시는 일이 이해가 안되도 하나님을 믿는 의인은 하나님을 잠잠히 신뢰하며 살아가야 할 것을 말하는 것이다. 네가 지금의 이 부조리한 현실 앞에 일일이 반응하지 말고 하나님의 하나님 되심을 바라보고 인내하라는 것이다. 하박국은 주어진 환경을 현실 그대로 보지 않았다. 자기 관점으로도 보지 않았다. 하박국 선지자는 믿음의 관점이요 하나님의 관점으로 환경을 바라보았다는 것이다. 환경의 관점으로 보면 정말 절망적인 상황이고 자기 마음의 관점으로 보아도 비참할 따름이다. 감사는 기적의 씨앗이다.

하박국은 그런 공포와 두려움 속에서도 하박국 선지자는 하나님을 바라보고 묵상했다. 그랬더니 이런 노래를 부를 수 있었다. ‘무화과나무나 포도나무나 감람나무에 남아 있는 것이 하나도 없어도, 우리나 외양간에 남겨진 짐승이 하나도 없다 할지라도 하나님을 인하여 즐거워하며 하나님으로 인하여 기뻐할 수 있다!’ 이것이 ‘그럼에도 불구하고’의 감사의 노래가 아닌가? 사람들은 자신을 바라보며 절망이라고 말하지만, 하나님 안에 있는 그는 절망이 아니라 감사요 행복이라고 고백한다. 그게 믿음이고, 그게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생각을 받아들인 결과이다.

아무리 힘들어도, 아무리 마음이 답답해도, 아무리 고통스러워도 낙심의 자리에 머물러 있지 않고 오히려 하나님께 기도하고 하나님을 찾아 만남으로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생각을 깨닫게 된다. 우리의 생각과 너무나도 다른 크고 신비로운 하나님의 생각을 깨닫고, 하나님께 우리의 삶을 온전히 맡기자. 하나님께서 최선의 길로 우리를 이끌어주실 것이다.